25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계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아베 총리는 회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한일 관계가 안보에 영향을 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백악관 역시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미일 간 3자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발표된 이후부터 한국에 실망했다면서 지소미아가 유지돼야 한다는 뜻을 강하게 밝힌 바 있다.
이에 아베 총리가 지소미아를 고리로 미국과 함께 한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소미아가 사실상 일본 안보에 별다른 영향이 없음에도 미국이 우려하는 지점을 포착해 한국의 결정이 부당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베 총리는 또 한국에 대한 수출 통제는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와 무역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을 포함해 자유무역의 기조와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한일 간 외교 갈등을 촉발했던 지난해 한국 대법원의 강제 동원 노동자 배상 판결과 관련, 한국 정부에 책임이 있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베 총리는 북한의 연이은 단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위반하고 있다며 북한에 대한 규탄도 빼놓지 않았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양 정상은 미일 간 긴밀한 우정과 중추적 동맹을 재확인했으며 협력 심화 지속을 약속했다"면서 "양 정상이 이란 및 북한 관련 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양자 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혀 북한 문제가 회담에서 논의됐다는 점을 확인했다.
다만 일본 역시 북핵 협상과 관련, 한미 양국과 협의는 이어가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 24일 뉴욕에서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다키자키 시게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한미일 3자 협의를 가졌으며 북핵문제와 관련한 3국 간 공조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헌법개정 문제와 관련, 다음달 4일 소집 예정인 임시국회에서 논의가 있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개헌 원안을 만들기 위해 야권도 각 당의 안을 내놓아 헌법심사회의 장에서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논의를 심화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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