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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총선때 네티즌 입 막으려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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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총선때 네티즌 입 막으려는 거냐" '인터넷 실명제' 비난 봇물, "자율실명제로 충분"
한나라당이 총선을 앞두고 주장하고 있는 '인터넷 실명제'가 사실상 네티즌들의 입을 막아 선거시 인터넷 공간의 영향력을 감소시키기 위한 정략적 주장이란 비판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또한 한나라당이 반발이 심했던 '전자서명인증제' 대신 도입하기로 한 신용정보 데이터베이스(DB)에 연계된 '실명제'의 각종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나라당 상위 50개 사이트 '실명제'하자**

한나라당은 29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선거법소위원회에서 반발이 심했던 '전자서명인증제' 대신 네티즌들이 자신의 의견을 적을 때마다 성명과 주민등록번호를 신용정보 데이터베이스와 연계해 확인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실명제'를 실시할 것을 강하게 주장했다.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은 29일 법안까지 제시하면서 "인터넷의 참여정신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상위 50개 사이트에 대한 인터넷 실명제가 필요하다"면서 "이를 포털사이트를 포함한 인터넷 언론사들이 지키지 않을 경우 과태료 3백만원이하를 포함하는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한나라당 입장에 대해 민주당이 당론을 정하지 못한 가운데 열린우리당은 반대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인터넷 언론사이 자율적으로 '회원가입 프로그램' 정도만 돌리고,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 강화를 통한 자율 규제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 "네티즌들의 입을 막아라"**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신용정보 데이터베이스와 연계한 '실명제'는 사실상 네티즌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강하게 일고 있다.

현재 인터넷 사이트에서 운영하고 있는 실명 게시판은 크게 신용정보 데이터베이스와 연계된 '실명제'와, 해당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해 등록제를 실시하는 '자율 실명제'로 나뉜다.

업계 관계자들은 "'자율 실명제' 수준으로도 네티즌들에게는 '게시판 자정 압력'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수사기관의 IP 추적, 선거관리위원회의 게시판 모니터링 등과 선거와 관련한 명예훼손 처벌 법률에 의해 단속이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실명제'가 사실상 네티즌들의 입을 막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터넷 공간 여론 형성에 불리한 조건에 처한 한나라당이 일부 게시판의 문제점들을 확대ㆍ부각시키면서 총선시 인터넷 공간의 영향력을 감소시키기 위해 '실명제'를 들고 나온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특히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실명제'는 정보인권 침해 소지도 있다. 이미 정보통신부는 인터넷 사업자들이 회원 가입시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실명 확인하는 것의 부작용을 우려해, 올해 안에 주민등록번호 대신 실명을 확인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정치권이 행정편의주의를 앞세워 선거법에 '실명제'를 규정할 경우 국민들의 '정보인권' 확대에도 역행하는 모습을 띠게 된다.

***재외동포, 17세 미만 청소년, 외국인 인터넷 의견 개진 불가능해져**

한편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게시판 실명제가 도입되면 재외동포나, 17세 미만 청소년, 주민등록증 말소자, 외국인의 인터넷을 통한 참여도 불가능해진다. 이들은 신용정보 데이터베이스를 통해서 주민등록번호를 확인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정치 기사 외에 일반 기사에도 실명 확인이 됐을 때만,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에 네티즌들의 활발한 참여에 큰 제약이 생길 전망이다.

예를 들어 정치 기사와 무관한 '재외 동포 관련 기사'나 '초ㆍ중ㆍ고등학교 관련 기사'에 재외동포나 청소년들이 의견을 내고 참여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주로 인터넷 언론을 통해 한국의 보도를 접하는 재외동포들이나 외국인들이 의견을 개진하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기술적인 문제들도 많다.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이 주장하는 대로 상위 사이트 50개를 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매체 영향력이나 방문자 수 등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는 것도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행정조직인 선거관리위원회가 인터넷 공간의 상위 사이트를 정한다는 것 자체가 현실성 없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네티즌ㆍ인터넷신문협회 강력 반발**

송경재 박사(정치학, 경기대학교)는 28일 민언련이 주최한 '인터넷매체 선거보도' 토론회에서 "한나라당 등 일부 정치권이 주장하는 '전자서명제'나 '실명제'는 지난 대선 때 그 영향력이 확인된 인터넷 언론을 무력화하기 위한 술책으로도 볼 수 있다"면서 인터넷 언론들의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이미 네티즌들과 <프레시안>, <오마이뉴스> 등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는 인터넷신문협회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인터넷신문협회(협회장 이창호 <아이뉴스24> 대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네티즌들의 참여가 인터넷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각 인터넷 언론사별로 자율적 회원가입 수준의 실명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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