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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들, '죽어가던' 학교급식 조례 살려내다!

시민들 적극 참여로 닷새만에 6만여명 추가 서명 확보

아이들에게 질 좋은 농산물로 양질의 급식을 제공하겠다는 서울시민의 바람이 극적인 결실을 보게 됐다.

지난 5개월 동안 15만명 가까운 시민의 서명을 받아 지난 3월30일 제출한 '학교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 청구서' 청구인 명단에서 서울시가 2만여명을 무효 처리함으로써 조례 제정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으나 일선 학교 교사, 학부모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불과 닷새만에 6만여 명의 서명을 확보한 것이다.

***'서울시 학교급식 조례' 마침내 제정**

'서울시 학교급식 조례제정 운동본부'(운동본부)는 "청구인 명단 중에서 서울시가 거부한 2만4천4백76명을 대신해 5일 만에 6만1천1백21명의 청구인 서명을 확보하고, 무효 처리된 명단 중에서도 서울시에 재검토를 요구해 5천9백80명의 유효판정을 받았다"면서 "서명에 참가한 20만 서울시민의 이름으로 다시 한번 '서울시 학교급식 조례' 제정을 명령한다"고 8일 밝혔다.

애초 운동본부는 지난 3월30일 서울시에 '학교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 청구서' 청구인 명단 14만6천5백28명의 서명을 제출했으나 서울시는 약 2만여 명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5일 안에 보충을 요구했었다. 보통 2만여 명의 서명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20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서울시 학교급식 조례' 제정은 무산될 위기에 처했었다.

'학교급식 조례'는 민주노동당, 참교육학부모회, 경실련, 녹색연합 등 44개 정당, 시민ㆍ사회단체가 추진하는 것으로, 서울시에서 시민들이 조례안을 발의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조례안이 시행되면 서울시는 ▲양질의 국산재료 사용, ▲무료급식 확대, ▲직영급식 등을 위해 시교육청에 수백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지원해야 한다.

***교사-학부모, "아이들 건강 우리 손으로 지키겠다"**

5일 만에 6만여명의 서명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일선 학교 교사, 학부모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주민들이 발의한 '학교급식 조례안'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본지 2004년 4월 20일자)을 접한 일선 학교 교사와 학부모들은 "조례를 살려내자"며 자발적으로 행동을 조직했다.

특히 일부 학교에서는 교장 이하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학부모들에게 '학교급식 조례안'의 의미를 설명하고, 서명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접한 기업의 노동자들과 마을 단위 주민들도 서명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추가 서명에는 창신초, 원묵초, 서울여상 등 43개 초ㆍ중ㆍ고등학교와 태광산업, 법원도서관, 서원이엔씨 등 일반 기업과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서울지하철노조, 등 단체들과 일반 시민들이 다수 참여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번 '학교급식 조례제정'을 주도한 서울시의회 민주노동당 심재옥 의원은 "주민발의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들은 일선학교에서 적극적으로 동참했다"면서 "신속하게 가정통신문을 각 가정에 보내 서명을 요청했고, 어린이날에는 운동본부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놀이공원에 가서 수천명의 서명을 받아내기도 했다"고 3일부터 7일까지 급박했던 5일간을 설명했다.

심재옥 의원은 이번 일을 계기로 현재 "주민자치법이 문제가 많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면서 "가장 큰 문제점은 주민발의 요건이 해당 지역 주민의 20분의 1 정도로 너무 높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이웃 일본의 경우에는 50분의 1 정도의 서명만으로도 주민발의가 가능하다"면서 "17대 국회에서는 주민자치법 개정이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사, 학부모와 운동본부의 노력으로 서울시에 추가 서명이 전달됨에 따라 서울시는 60일안에 조례를 시의회에 상정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현재까지 학교급식조례가 통과된 지방자치단체는 전남도와 인천시 2곳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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