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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 궁전과 '상류층 비밀결사' 흔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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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 궁전과 '상류층 비밀결사' 흔적들 [손호철의 포르투갈 여행기] 10. 신트라 : '디즈니랜드 궁전'과 프리메이슨
길 없는 숲속에는 기쁨이 있다네.
외로운 해변에는 황홀함이 있다네.
아무도 침범하지 않는 사회가 있다네.
깊은 바다 옆, 바다의 으르렁 속에는 음악이,
나는 인간을 덜 사랑하지는 않지만
자연을 더 사랑한다네.


영국의 19세기 초 낭만시인 바이런은 신트라(Sintra)를 이 같이 노래하며 "유럽에서 가장 즐거운 곳"이라고 부러워했다. 리스본에서 북동쪽으로 30분을 달려가면 시원한 여름 별장 산악지역인 신트라에 도착한다. 일찍이 이곳을 점령한 로마가 해와 달의 신에게 기도를 드려 "달의 산"으로 알려진 이 지역은 바다가 내려다보이고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럽에서 손꼽히는 절경으로 칭송받아 왔다.

한 독일 작가는 "신트라가 포르투갈에 속하기에는 너무 좋아서, 독일이나 영국 것이어야 한다"고 부러워했다. 또 노르웨이의 시구르드왕이 제2차 십자군전쟁을 위해 예루살렘으로 향하던 중 1109년 이곳을 지나간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그 문화적 유산과 자연 환경을 높이 사서 유네스코는 1995년 신트라를 새로(1992년) 도입한 범주인 '문화 풍경(Cultural Landscape)'에 선정했다. 문화 풍경에는 페나(Pena) 궁전, 무어의 성, 킨타 다 헤갈레이라(Quinta da Gegaleira)라는 궁전 등이 포함되어 있다.

▲ 멀리 호카곶에서 본 신트라의 페나 궁전 ⓒ 손호철

어제는 주말인 것을 깜빡하고 점심시간쯤 신트라로 들어갔다가 주말 관광을 온 차들로 1시간을 거의 서 있다가 구경을 포기하고 간신히 옆길로 빠져 나와야 했다. 어제 같은 곤욕을 치르지 않기 위해 오늘은 일찍 리스본을 떠나 신트라에 도착했다. 이른 시간이지만 혹 산 위쪽의 주차장이 만차가 돼서 일방통행 길을 한 바퀴 뺑 돌아 다시 와야 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안전하게 아래쪽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을 끙끙거리며 걸어 올라갔다. 신트라의 첫째 볼거리는 페나 궁전이다.

입장권을 가지고 궁전으로 들어갔는데 들어가자마자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긴 줄이 있었다. 아이고, 아침부터 긴 줄을 서야 하나? 눈치를 보니 궁전으로 올라가는 공원 차량을 타기 위한 줄이었다. 시간도 절약하고 궁전 구경도 하기 위해 비탈길이지만 열심히 걸어 올라갔다. 한참을 뻘뻘거리고 올라가자 멀리서 보이던 궁이 가깝게 나타났다. 헌데 거기를 들어가기 위한 긴 줄, 아까 보다 몇 배가 길어 끝이 보이지 않는 긴 줄이 나타났다. 궁에 들어가는 줄이었다. 궁을 가까이서 보고 줄이 얼마나 긴지 확인도 할 겸 앞으로 걸어 올라갔다.

▲ 신트라로 가는 길의 교통 체증 ⓒ 손호철

페나 궁전의 역사는 길다. 아랍이 물러간 뒤 14세기, 이곳 산속에 몇 명 성직자들이 허름한 성당을 짓고 수련을 했다고 한다. 마누엘 1세가 바스코 다 가마의 인도 항해가 성공하자 1502년 이곳에 올라와 감사 기도를 드렸다. 마침 멀리 대서양에서 타구스강으로 들어가는 포르투갈 함대를 발견하고 이 위치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그 옆에 수도원을 지어줬다고 한다. 이후 시간이 흐르며 거의 잊혔던 수도원을 되살린 것은 18세기 초 오페라광이자 예술 애호가였던 페르난두 2세였다.

페르난두 2세는 낡아서 거의 못 쓰게 된 수도원 자리에 궁전을 짓겠다고 생각하고 친분이 깊은 독일의 아마추어 건축가 에츠베게에게 설계를 부탁해 건설에 들어갔다. 그것이 바로 지금의 궁전이다. 에츠베게는 독일 로맨틱로드의 여러 아름다운 궁전에 정통해 이를 참고하고 아랍의 궁전, 포르투갈의 화려한 마누엘 스타일, 이집트 스타일 등 여러 요소를 혼합해 독창적인 궁전을 지었다.

근래 생긴 영어단어 중에 '키덜트(Kidult)'라는 말이 있다. 어린이란 뜻의 영어인 키드(Kid)와 성인이라는 뜻의 어덜트(Adult)를 합성한 말이다. '어린애 같은 어른'이란 뜻이다. 구체적으로, "어린이 같은 감성과 취향을 가진 어른"을 의미하며 진지하고 무거운 것보다 유치할 정도로 천진난만하고 재미있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건축과 궁전에 대해 잘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는 '키덜트'야 말로 정확히 페나 궁전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페나궁전은 전통적인 궁이 아니다. 세상에 어느 궁전이 샛노랗고 짙은 핑크색을 띄고 있는가? 궁전은 기본적으로 권위와 근엄함을 상징하기 때문에, 이런 색깔을 쓰지 않는다. 화려한 독일 로맨틱 로드의 궁전들도 흰색에 붉은 지붕을 사용하는 정도이지, 노란색, 진한 핑크색 같은 색은 쓰지 않는다. 한마디로, 페나궁전은 전통적인 궁전의 기준에서 보자면, '유치찬란'한 아이들 소꿉장난 궁전이다. 경복궁의 궁벽에 노란색을 칠하고 핑크색으로 단장했다고 생각해 보라. 이런 궁전이 여기 말고도 있기는 하다. 그것은 디즈니랜드에 있는 울긋불긋한 신데렐라 궁전이다.

▲ 디즈니랜드를 연상시키는 페나 궁전. 키덜드란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궁전이다. ⓒ 손호철

이 궁전이 보기 흉하거나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아마 19세기에 유행했던 화려한 아트 누보의 영향을 받은 것 같은 이 궁전은 과거의 천편일률적인 강압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외양에서 벗어나 즐겁고, 만화 같고, 동화 속의 궁전 같은 새로운 궁전을 우리에게 선물해 주고 있다. '궁전 외양의 민주화'라고나 할까? 궁전 내부도 구경하고 싶었지만, 어제 이곳에 왔다가 인파로 포기하고 돌아가 늦어진 일정 때문에 다음 행선지로 옮기기로 했다.

페나 궁전을 가면 반드시 구경하라고 권하는 것이 궁전의 건너편 산에 있는 무어의 성이다. 멀리서 신트라를 바라보면 울긋불긋하게 보이는 것이 페나 궁전이라면, 반대쪽 산에 산등성이를 따라 쭉 이어져 보이는 성이 이 무어의 성이다. 아랍은 8세기 초 리스본을 장악하면서 이곳도 함께 장악했다. 무어는 이곳이 리스본에 가깝고 대서양을 내려다보는 고지대라는 전략적 중요성에 주목하여 이곳에 성을 쌓았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무어의 성이다. 당시 무어는 이 성을 이베리아반도(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반드시 지켜할 8군데의 전략적 요지중 하나로 꼽았다고 한다.

▲ 산능성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랍이 남기고 유적인 무어의 성이다. ⓒ 손호철

포르투갈의 해방자인 알폰소왕은 1109년 리스본을 해방시킨 뒤 이곳도 장악했다. 포르투갈은 이곳을 장악한 뒤 그 전략적 중요성을 높이 사서, 무어가 지어놓은 성벽들을 계속 강화했다. 특히 이 성이 멀리서 잘 보이도록 만들었다. 이는 두 가지 목적이 있었다. 이는 바다로부터 쳐들어오는 적으로부터 리스본을 지키는 방어의 목적이다. 다른 하나는 바다를 지나가거나 이곳으로 쳐들어오는 적에게 시각적으로 겁을 주고 공격을 꺼리게 하는 심리적 목적이다.

이곳에 올라가면 무어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고, 날씨가 좋으면 대서양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꼭 올라가고 싶었다. 헌데 페나 궁전을 오르내렸더니 무릎이 아주 좋지 않았다. 갑자기 돌아가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원망스러웠다. 원래 나는 등산을 매우 좋아했다. 헌데 노무현 정부가 종교계와 환경운동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새만금 공사를 계속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래서 문규현 신부, 수경 스님 등이 부안에서부터 청와대까지 이에 반대하는 삼보일배를 했다. 그 소식을 듣고 나도 며칠 동참했다가 무릎이 나가고 말았다. 정형외과 의사는 그 키(근 190 센티미터에 가까운)에 삼보일배 같은 것 하면 되겠냐고 화를 냈고 이후 등산을 다닐 수 없게 됐다. 헌데 무리를 했더니 무릎이 탈이 난 것이다. 결국 무어의 성은 포기하고 밑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 안내 책자 속의 무어의 성. 멀리 페나 궁전이 보인다. ⓒ 손호철

"해골과 뼈들(Skulls & Bones)". 해골이 그려진 가죽재킷을 입은 모터사이클 갱단의 이름같이 들리는 이 '해골과 뼈들'이 2004년 대통령 선거에서 쟁점이 된 바 있다. 공화당 후보였던 조지 W. 부시와 민주당 후보였던 존 케리가 둘 다 여기 회원이었기 때문이다. 으스스한 '해골과 뼈'들은 모터사이클 갱단의 이름이 아니라 미국의 명문대학인 예일대학에서도 최상류층 엘리트만 들어가는 비밀결사였기 때문이다.

'해골과 뼈들' 이외에도 이 세상에는 수많은 비밀결사가 있다.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프리메이슨(Free mason)'이다. 15세기에 만들어져 17세기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이 비밀결사는 "보다 나은 인간과 보다 나은 세계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지금까지 수백 년 간 활동해 오고 있는데, 여러 상징과 의식을 진행한다고 한다. 천재 작곡가 볼프강 모차르트, 미국의 소설가 마트 트웨인,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 미국 '건국의 아버지'의 일원인 벤저민 프랭클린, 먼로 독트린으로 유명한 5대 제임스 먼로 대통령, 7대 대통령 앤드류 잭슨, 뉴딜 정책의 창시자 프랭클린 루스벨트, 제럴드 포드 대통령, 유명한 컨트리 가수 빌 로저스, 흑인 인권지도자 제시 잭슨 등이 회원이다.

신트라에는 프리메이슨의 흔적이 남아있다. 그것은 신트라의 세계 문화 풍경에 포함되어 있는 킨타 다 헤갈레이라라는 궁전이다. 원래 이곳은 별 볼일 없이 버려진 땅이었는데 브라질에서 엄청난 돈을 번 카르발루 몬테이루라는 갑부가 1892년 사들여 1904년부터 1910년까지 이탈리아의 건축가에게 부탁해 세계 각국의 상징 등을 도입해 지금과 같은 궁전으로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궁전을 일반적으로 '백만장자 몬테이루의 궁전'이라고 부른다. 몬테이루는 프리메이슨 회원이었다. 따라서 이 궁전의 곳곳에는 프리메이슨의 상징들이 숨겨져 있다고 한다.

▲ 백만장자 몬테이루의 궁전. 그는 프리메이슨 회원으로 이 궁에는 프리 메이슨의 비밀과 상징들이 사방에 깔려있다. ⓒ 손호철

돌아다보니, 궁전은 사설 궁전이라는 것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대단한 궁전이었다. 마누엘식 장식을 한 궁전으로부터 의미심장한 기하학적 문양이 떠 있는 연못, 아랍식의 탑 등 그 장식이 모두 특이하고 무언가를 상징해 주는 것 같았다. 브라질은 노예제도가 가장 늦게 폐지된 나라로 1888년 폐지됐다. 16세기부터 이때까지 아메리카대륙에 끌고 온 노예 중 40%에 해당하는 7백 만 명이 브라질로 끌려 왔다. 이 같은 사실, 그리고 몬테이루가 1890년 이전에 브라질에서 엄청난 돈을 벌었다는 사실을 결합시키면, 그의 치부가 노예들과 상관이 없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그가 노예를 착취해 돈을 벌어 이 궁전을 지었을 가능성이 크다.

▲ 프리메이슨의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 같은 연못 속의 장식들 ⓒ 손호철

▲ 몬테이루의 궁전에는 이국적인 탑들도 볼 수 있다. ⓒ 손호철

만일 그렇다면 우리는 노예를 착취해 번 돈으로 보다 나은 인간과 세계를 만들기 위한 비밀결사 프리메이슨과 관련하여 궁전을 짓는다는 모순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하긴, 프리메이슨 회원이었던 조지 워싱턴은 11살에 아버지가 죽어 10명의 노예를 물려받았고 노예를 대폭 늘려 거대한 농장을 운영하기도 했으며 대통령이 된 뒤에도 노예를 거느렸다. 벤저민 프랭클린 역시 여자 노예와 딸을 낳기도 했다. 이 같은 생각을 하며, 궁전을 돌자 기분이 착잡했다. 궁전을 대강 돌고 마지막으로 우물을 찾아갔다.

▲ 몬테이루 궁전의 꽃인 '입회식 우물' ⓒ 손호철

이 궁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으로 '입회식 우물(Initiation wells)’이라고 부르는 우물이다. 이곳이 아랍인들이 우물로 사용하던 곳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다른 자료에서 이 같은 주장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마누엘 스타일, 아랍 스타일 등 다양한 특이한 장식들로 꾸며진 우물은 인기 장소답게 사람들이 미어졌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가파른 계단의 곡선이 이어다가가 제일 밑에 약간 붉은 바닥이 보인다. 즉 물이 없는 마른 우물이다. 사람들을 따라 가파른 계단을 돌고 돌며 내려가다가 가끔 위를 올려다보면 동그란 우물 입구를 통해 보이는 하늘이 장관이고 어둠 속의 빛으로 다가온다. 어느덧 바닥에 이르면 붉은 대리석에 나침판 같은 것이 나타난다.

우물 배치와 계단의 수 등이 프리메이슨의 규칙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우물의 바닥으로 내려가려는 계단을 따라 아홉 바퀴 원을 그리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이 단테의 <신곡>에 기초해 있다고 주장한다. <신곡>의 구성이 9개의 지옥과 9개의 천당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따서, 바닥으로 내려가며 9번 도는 것은 아홉 개 지옥을, 우물 구멍으로 아홉 번 보이는 하늘이 9개의 천국을 상징한다는 설명이다. 제일 밑바닥은 탬플 기사의 십자가 위에 나침판이 그려져 있는 것이며 이것이 몬테이루의 전령이고 17~18세기 유럽에서 비밀리에 활동했던 '장미십자단'의 표식이라는 주장도 있다.

▲ 우물 밑에서 올려다보는 하늘 ⓒ 손호철

▲ 우물 밑에서 올려다보는 하늘이 천국을 상징한다. ⓒ 손호철

바닥에서 밖으로 나오려면 옆으로 파진 동굴을 들어가야 한다. 껌껌한 동굴을 조금 걸어가면 앞에 갑자기 밝은 빛이 보인다. 동굴이 끝나는 곳이다. 헌데 사람들이 나가지 않고 망설이고 있었다. '왜 그런가?' 의아해 하며 가보니, 밖은 녹색 연못 같은 곳으로 연못 위에 설치된 돌 징검다리를 건너야 밖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물에 빠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누르고 천천히 돌 징검다리를 하나씩 밟고 밖으로 나왔다. 긴 어둠의 터널을 거쳐 초록색 연못을 건너오자 무언가 씻어낸 것 같은 좋은 기분이 들었다.

▲ 우믈이 이끄는 동굴이 끝나는 곳애는 새로운 세상으로 건너가는 돌다리가 나타난다. ⓒ 손호철

입회식 우물이라는 이름이 보여주듯이 이곳은 프리메이슨 입회 의식을 치르던 곳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입회식의 구체적인 절차와 과정은 알 수 없다. 다만 그 구조로 보아 우물로 내려가 바닥에서 의식을 거친 뒤 동굴을 거쳐 연못을 통해 빠져 나왔을 것으로 보인다. 프리메이슨의 이념과 노예제의 모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며 '백만장자 몬테이루의 궁전'을 빠져 나왔다.

▲ 새로운 세상으로 이끌어주는 돌다리들 ⓒ 손호철

▲ 페나 궁전의 다양한 모습들 ⓒ 손호철

▲ 페나궁의 창문이 벽과 어우러져 좋은 그림을 만들어준다. ⓒ 손호철

▲ 페나궁 앞에서 지친 다리를 쉬어 가는 관광객들 ⓒ 손호철

▲ 몬테이루 궁전의 성이 나무와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 손호철

▲ 몬테이루 궁전의 분수대 ⓒ 손호철

▲ '입회식의 우물'을 통과해 새 새상으로 다리를 건너는 관광객들 ⓒ 손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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