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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낙진으로 한국 20,30대 갑상선암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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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낙진으로 한국 20,30대 갑상선암 급증" 녹색연합 "전두환 정권 무대응으로 일관, 실태조사해야"
1986년 4월26일 발생했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 19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국내 2~30대 여성의 갑상선암 증가 추세가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 한반도로 이동해온 방사성 낙진 요오드(I-131)의 영향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녹색연합, "세계 최고 수준 2~30대 갑상선암 증가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탓"**

녹색연합은 27일 오전 과천 정부종합청사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 어린이와 청소년이었던 20~30대 여성의 갑상선암 환자가 늘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방사성 낙진과 갑상선암이 긴밀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고려해본다면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 한반도로 이동해온 방사성 요오드가 갑상선암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최근 국내 여성 갑상선암의 발생률은 10만명당 15.7명으로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사국인 벨라루시(16.2명)와 비슷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것은 여성 갑상선암 발생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이 11명인 것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증가율 역시 14년 동안 미국의 4배에 육박하고 있다.

이런 갑상선암 증가 추세에 대해서 그동안 국내 갑상선암 전문가들은 "초음파 검사 방법의 도입으로 갑상선암 초기 진단이 쉬워졌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해왔다.

녹색연합은 이에 대해 "이런 설명은 ▲20~30대 국내 여성 암 환자에서 유독 갑상선암 비중이 높은 것, ▲15세 이하의 여성 암 환자에서 갑상선암 비중이 감소하고 있는 것 등을 해명하지 못한다"며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 신진대사가 활발했던 20세 이하의 청소년과 어린이였던 20~30대가 방사성 낙진의 영향을 받은 데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15세 이하의 여성 암 환자에서 갑상선암 비중이 줄어드는 것은 당시 이들이 1986년 이후 태어난 탓이라는 지적이다.

<그림 1+2>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갑상선암 관계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사실**

갑상선암과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 발생한 방사성 낙진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는 것은 이미 공인된 사실이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연합 과학위원회(UNSCEAR) 등은 지난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주변 3국(벨라루시, 우크라이나, 러시아)에서 갑상선암이 급증하는 추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기관들은 지난 2002년 제출한 보고서에서 "1998년까지 체르노빌 주변에서 발생한 1천8백건의 어린이 갑상선암은 사고로 방출된 방사성 낙진 요오드 노출에 따른 것이며, 향후에도 8천~1만명 정도의 갑상선암 환자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 지역에서 갑상선암은 방사성 물질로 인한 피해를 입은 후 15년 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 피해 어린이들이 청년기에 들어서면서 갑상선암이 발생해 그 숫자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 1주일간 방사성 낙진 덮었지만, 전두환 정부 무대책으로 일관"**

녹색연합은 "한반도는 체르노빌에서 약 8천㎞ 떨어졌지만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방사성 낙진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이었다"며 "하지만 당시 전두환 정부는 무대책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정황을 감안하면 방사성 낙진 피해로 최근 갑상선암이 증가했을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후 국제 전문 기관들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체르노빌 사고 후 6~10일째 기간인 1986년 5월초에 한반도 상공은 방사성 낙진으로 덮여 있었다. 실제로 5월5일경 국내 강수 등에서 방사성 물질이 함유된 것이 측정됐으며, 특히 갑상선암과 관련이 있는 방사성 요오드는 서울, 충주 등 지역에서 검출됐다.

이런 상황에서도 당시 전두환 정부는 "빗물에 방사성 낙진이 없으니 안심하라. 우리나라에는 별 피해가 없다"(1986년 5월1일)고 국민을 속인 뒤, 빗물에서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된 후에는 "빗물만 주의하면 된다"(1986년 5월5일)는 식의 무책임한 대응으로 일관했다. 방사성 낙진이 목초지 등에 떨어진 뒤, 방사성 요오드가 우유, 채소 등의 섭취를 통해 인체에 축적되는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대응이었던 것이다.

<그림 3>

***일본은 1개월간 오염 조사, 폴란드는 예방약 전 국민에게 배급**

이런 무책임한 대응은 일본, 폴란드 등과 비교해보면 더욱더 두드러진다.

사고 지점에서 우리나라보다 더 멀리 떨어진 일본은 체르노빌 사고 직후 30개현을 포함해 총 35개 관측소에서 빗물뿐만 아니라 우유, 채소, 식수 등에 대한 체계적 오염조사를 벌였다. 특히 일본은 1986년 5월5일부터 약 1개월에 걸쳐 전국 30개 지역에서 요오드의 오염 수준을 조사했고, 토양에 대한 조사도 벌여 약 20가지의 방사성 물질을 검출했다.

사고 지점에서 비교적 가까운 폴란드는 더욱더 신속하게 움직였다. 폴란드는 사고가 발생하자마자 전 국민에게 요오드 정제(요오드화 칼륨)를 배급해 방사성 요오드가 몸 안에 축적되는 것을 방지했다. 요오드 정제를 섭취해 충분히 몸에 요오드를 축적해 놓으면 더 이상 방사성 요오드를 흡수하지 않아 갑상선암을 예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런 조치 때문에 폴란드는 체르노빌과 가까운데도 지난 20년간 갑상선암 발생률이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물론 반대의 예도 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2001년 평균 30대의 갑상선암 환자로 이뤄진 2백14명의 시민들이 정부를 상대로 "체르노빌 사고 때 부적절한 정부 대응으로 갑상선암을 가지게 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 결과 2002년 프랑스 정부는 '체르노빌 피해 진상 조사 위원회'를 구성해 조사를 진행했고, 현재 심층 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한 상태다.

***"정부 차원의 체르노빌 조사단 꾸려 피해 확인해야"**

녹색연합은 "지금이라도 프랑스처럼 정부가 체르노빌 조사단을 꾸려 체계적인 조사를 해야 한다"며 "특히 사고 당시 20세 이하였던 여성 즉 현재 20~30대 여성들에 대한 무료 갑상선암 조사 등 초기에 갑상선 질환을 발견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녹색연합 이버들 간사는 "갑상선암은 비교적 치료가 용이해 그 자체로 치명적인 위험을 안고 있는 질병은 아니다"며 "하지만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체르노빌 원전 낙진 피해 때문에 갑상선암이 유발됐을 수 있는 20~30대들에 대한 정밀한 역학 조사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4~5배 정도 많이 발견되는 갑상선암은 비교적 치료가 용이해 치사율이 낮지만, 다른 장기로 전이될 경우 수술 후에도 지속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환이다. 현재 갑상선암은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통해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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