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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업계 이익단체, 아펙에 '도하라운드'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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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업계 이익단체, 아펙에 '도하라운드' 로비 [APEC] 회원국 무역장관들에 "WTO 타개책 찾아라" 압박
미국 대기업들의 이익단체 중 하나인 '아펙 내셔널센터(National Center for APEC)'가 12일 개막되는 부산 아펙 회의를 앞두고 아펙 회원국들에게 이번 아펙 회의에서 세계무역기구(WTO) 도하라운드의 교착상태를 타개하는 방안을 찾도록 압력을 가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11일 아펙(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행사 참석을 위해 부산에 도착한 외국 기업인들과 외신에 따르면, 아펙을 로비활동의 대상으로 삼는 주요 미국 기업들의 이익단체인 아펙 내셔널센터는 3~4일 전부터 아펙 회원국 무역장관들에게 "이번 부산 아펙 회의에서 도하라운드의 진전을 이루기 위한, 대담하고 서로 조율된 조처를 취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대기업들 주축 '아펙 내셔널센터' 로비활동**

아펙 내셔널센터는 미국 정부와 협조하는 가운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무역 및 투자 자유화를 촉진함으로써 이 지역에서 미국 업계의 사업 기회를 확대하고 이익을 증진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는 단체이며, 이 단체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이사회에는 마이크로소프트, 나이키, 프록터 앤드 갬블, 스타벅스, 카길, 리얼 네트웍스, 보잉, 포드자동차, 제너럴모터스, 타임워너, 휼렛팩커드, IBM 등 미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아펙 내셔널센터는 아펙의 공식조직인 '아펙 기업인자문회의(ABAC)'에 미국측 대표로 참여하는 기업들의 공동 사무국 역할도 겸하고 있다.

아펙 내셔널센터는 과거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 진행되던 1993년에 아펙 회의가 이 협상을 촉진하는 역할을 해 이 협상이 타결되고 WTO가 출범하는 데 중대한 역할을 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번에도 도하라운드 협상의 교착상태를 타개하는 데에도 아펙이 획기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아펙 회원국 정부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농민과 농민단체들도 부산 아펙 주목**

아펙 내셔널센터의 이런 압박행동은 12월 중순 홍콩에서 열릴 예정인 WTO 각료회의가 불과 한 달여 앞으로 닥친 지금까지도 홍콩 각료회의에 대비한 WTO의 주요 회원국들 간 사전협의가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함으로써 홍콩 각료회의와 도하라운드가 한꺼번에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번 부산 아펙 회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역내 무역자유화와 경제협력에 관한 논의 차원을 넘어 전 세계 무역질서를 재편할 WTO의 다자간 무역협상인 도하라운드의 타결을 앞당기는 데에서 이익을 취하게 되는 미국 업계의 로비활동 장소의 성격까지 띠게 됐다.

특히 도하라운드가 교착상태에 빠진 주된 원인이 농업과 농산물시장의 대외개방 폭에 대한 WTO 회원국들 간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은 데 있는 상황에서 미국 업계의 이익단체인 내셔널센터가 이번 아펙 회의 참가국들을 대상으로 도하라운드의 진전을 압박하는 로비활동에 나섰다는 점은 국내 농민과 농민단체들로서도 주목해야 할 대목으로 지적된다.

***부산 아펙 12일 공식 개막, 대규모 반 아펙 시위 예정**

한편 '2005 부산 아펙 정상회의'가 12일 고위관리 회의를 시작으로 공식 개막된다.

정부는 이번 아펙 회의 기간에 21개 회원국 정상들을 비롯한 각국 정부대표단 3500여 명, 민간회의 대표단 1000여 명, 외국 언론인 1000여 명 등 외국인 6000여 명과 내국인 4000여 명 등 모두 1만여 명이 부산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18~19일에는 전국 곳곳에서 10만여 명이 대규모 아펙 반대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번 정상회의 기간 중 16일부터 19일까지는 서울, 경주, 부산 등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중국, 미국, 일본, 러시아 등 네 나라 정상 사이에 개별 정상회담이 잇달아 열린다.

이번 아펙 회의에 참석할 21개 국 정상들은 회의 후 자유무역의 진전, 안전하고 투명한 아태지역 실현, 미래를 향한 아펙의 발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상선언문인 '부산선언'을 발표할 계획이다. 또한 도하라운드의 협상의 성공적 타결을 위한 정상 차원의 지지를 담은 '특별성명'과 역내 무역자유화 목표연도를 설정한 '보고르 목표'의 달성을 위한 '부산 로드맵'도 함께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아펙 정상회의 의장인 노무현 대통령이 역내 국가 간 사회적 격차 해소를 위한 공동 노력을 제안할 계획이어서 이에 대한 정상들 간 논의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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