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반환이 줄줄이 예정된 상황에서 반환 미군기지의 환경오염 후속 조치가 큰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반환 미군기지의 환경오염 실태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데도 미국 측은 환경오염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만 지겠다며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협상의 큰 흐름은 우리 정부가 결국 환경오염 치유 비용의 상당 부분을 대는 방향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시안〉은 녹색연합과 함께 5회에 걸쳐 반환 미군기지의 환경오염 관련 쟁점들을 살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녹색연합은 수년간 미군기지의 환경오염을 추적해 이 문제를 쟁점으로 부각하는 데 크게 기여해 왔다. 지난번에 이어 오랫동안 미군기지의 환경오염 현장을 사진을 통해 기록해 온 이용남 현장사진연구소장의 포토 에세이를 한 차례 더 소개한다. 〈편집자〉
2001년 여름 경기 파주시 캠프 하우스 미군기지에서 유출된 기름이 이 부대 정문 앞을 흐르는 개울을 크게 오염 시켰다. 2001년 봄에 발생한 캠프 하우스 후문 기름 유출이 있은 지 1년만이었다. 파주시청 공무원이 기름띠 확산 방지작업을 하고 있다. 봉일천5리 주민들은 당시 기름 유출 사고와 관련해 "오늘 기름 오염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문제가 되었지만 그동안 냄새만 지독하게 나고 색은 투명한 기름이 상시 유출되어 왔다"며 "아마도 그 기름은 세탁용 벤졸이나 솔벤트 따위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 주민은 "냄새가 많이 나 개울로 내려가 부대에서 나오는 폐수에 라이터로 불을 댕기면 불이 확 붙었다"고 진술했다.
〈사진 1〉
〈사진 2〉
미군기지에서 나온 기름이 곡릉천으로 유입되는 봉일천 5리 개울에서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이와 관련 주한미군은 비가 오는 틈을 타 한국의 공장들이 폐수를 무단방류 해 일어났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미군부대에서 나오는 폐수의 수문 위치에서부터 기름띠가 형성되어 있음을 지적했다. 이때에 주한미군이 한국 공장에 책임을 떠넘기려 한 행위는 원인 규명에 앞서 비난을 받을만한 사건이었다.
〈사진 3〉
주민들의 강력한 항의에 캠프하우스 부대 관계자가 기름이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을 가리키고 있다. 당시 미군측이 그 지점을 추정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땅 속에 묻혀 있는 기름 탱크가 170여 개나 돼 어느 곳에서 유출되고 있는지를 그들도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 4〉
기름이 유출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영장 크기의 기름 탱크가 묻힌 지점과 이곳으로부터 약 200여 미터 떨어진 곳을 미군 측이 굴삭기로 파놓은 현장이다. 다섯 째 사진은 어느 방향에서 기름이 새어나오는지를 관찰하려고 파놓은 웅덩이의 모습이다.
〈사진 5〉
〈사진 6〉
캠프 하우스는 사단 규모에서 여단으로, 그리고 대대급의 병력으로 주둔 규모가 계속 바뀌는데도 부대 면적과 시설은 그대로 유지하는 바람에 실제 어느 곳에서 어떻게 오염이 되고 있는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설사 오염 원인이 밝혀졌다 해도 한국 정부에 통보를 거의 하지 않고 있는 데에다 주민들의 신고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현장 확인 차 부대 출입을 요구하면 거절하기 일쑤여서 오염 방지 대책은 물론 치유도 불가능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주한미군은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오염 치유를 우리 한국 국민에게 전가하고 있다. 게다가 평택의 새 땅을 요구하며 자신들이 저지른 환경오염 책임에 대해서는 오불관언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밤 까먹은 자리는 남아도 소 잡아먹은 자리는 안 남는 법'이라는 것을 미군은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러니까 평택 주민들이 환영할 리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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