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사령관이 '미군기지 환경문제를 한국 측이 일방적으로 처리한다면 동맹을 저해할 것'이라고 한 발언에 시민·환경단체가 크게 반발하고 나서 우리 정부의 처신이 주목된다. 시민·환경단체는 정부가 이참에 미군기지 환경문제 실태를 전부 공개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벨 사령관 "미군기지 환경문제 거론은 '한미동맹'에 대한 중대한 도전"**
참여연대, 녹색연합 등 환경·시민단체는 13일 일제히 논평을 내 미군기지 환경오염 치유에 대한 버웰 벨 주한미군 사령관의 발언을 강하게 성토했다. 이들은 "반환기지 치유 없이는 기지 이전 강행은 있을 수 없다"며 미군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 성우회가 홈페이지에 올린 자료에 따르면 벨 사령관은 지난 10일 성우회 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에 대해서 "한국 정부가 이를 일방적으로 조치한다면 양국 간의 동맹관계를 저해할 중대한 도전"이라고 경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벨 사령관은 또 "(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요구 때문에 미군기지 반환이 지연되고 있어서 매월 50만 달러의 기지 관리 비용이 소요되고 있다"며 기지 반환 지연의 책임도 한국 정부 측에 돌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적반하장 태도에 분노…누가 '동맹' 저해하나"**
녹색연합은 "벨 사령관의 적반하장 태도에 분노한다"며 "일방적으로 환경문제를 처리하는 쪽은 미군"이라고 벨 사령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녹색연합은 "미군은 당장 지난 7일에도 '시설물과 기지에 대한 반환 실행 계획'을 한국 정부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언론에 공개하는 등 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간 미군은 한국 정부 측에 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에 대한 협상 내용과 오염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못 하도록 해 왔다.
참여연대도 "미군 측이 '동맹저해' 운운하며 반환 기지의 환경 복구 책임을 회피하고 조속한 기지 이전을 압박하는 행태에 대해 비난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미군기지 환경문제를 회피하고 있는 미군이야말로 동맹을 심각히 저해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여대는 "미군기지 환경문제 비용마저 한국 측에 떠넘기려 한다면 미군에 대한 불신만 더욱더 심화될 뿐"이라고 덧붙엿다.
***"정부, 언제까지 미군 눈치만 보고 있을 건가"**
한편 녹색연합은 여전히 미군 눈치만 보고 있는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이 단체는 "미군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보를 흘리면서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데도 한국 정부는 미군의 눈치만 보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국방부, 환경부는 미군기지가 얼마나 심각하게 오염됐고 미국이 지금까지 협상 과정에서 얼마나 그 책임을 회피해 왔는지를 국민에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도 "정부는 '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의 해결은 미군 측이 책임 진다'는 정부 입장이 근거 없는 기대가 아니었음을 이번 협상에서 보여줘야 할 것"이라며 "만약 이 문제가 해결이 안 됐을 때 들어갈 막대한 비용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느냐"고 정부의 행동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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