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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우익교과서 목적은 전쟁할 수 있는 국가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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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日 우익교과서 목적은 전쟁할 수 있는 국가 만들기"

지금, 일본에서는 내년부터 사용할 중학교 교과서 채택을 실시하고 있다. 9월에는 그 결과가 분명해지는데 우파세력은 지유샤(自由社)와 이쿠호샤(育鵬社)의 교과서를 채택시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교육위원회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2001년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후소샤에서 교과서를 발행했지만, 이후 새역모가 분열하면서 지유샤와 이쿠호샤 2개 출판사에서 발행하게 됐다.)

지유샤와 이쿠호샤 교과서는 한마디로 말하면 '국가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국민'을 육성하기 위한 교과서이다. 아이들을 전쟁으로 이끌기 위해 지유샤와 이쿠호샤의 교과서는 일본이 과거에 저지른 침략전쟁을 찬미하고 '애국심'을 주입한다. 그리고 일본의 훌륭한 역사는 '천황제'의 역사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헌법에서의 천황의 지위

1946년에 제정된 일본국헌법은 전문에서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고 선언했다. 더욱이 제1조에서는 "천황은 일본국의 상징이며 일본국민통합의 상징으로 그 지위는 주권이 있는 일본국민의 총의에 기초한다"고 규정했다. 즉 주권자는 '국민'이며 '천황'은 '국민의 총의'에 의해 그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고 결정한 것이다.

이것은 1889년에 제정된 대일본제국헌법인 제1조에서 "대일본제국은 만세일계의 천황이 통치한다"고 '천황주권'을 선언하고 제3조에서 "천황은 신성불가침"이며 그 지위는 절대적인 것이라고 규정한 것과는 분명히 다르다.

일본국헌법 아래에서 천황제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소수파이며 대부분의 국민은 정치권력을 갖지 않는 '상징으로서의 천황'이라는 존재를 받아들여 왔다. 일상적으로는 전혀 의식하지 않지만 부정도 하지 않는 태도가 계속되어온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일본의 우파는 천황을 가장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계획하며 아이들에게 '천황제'의 의의를 가르치려 하고 있다.

지유샤·이쿠호샤의 역사교과서

지유샤와 이쿠호샤는 아이들에게 일본 역사를 천황이 활약한 역사로 가르친다. 이와 같은 역사관을 '황국사관'이라 부른다. 천황을 신의 자손으로 취급, 천황에 충의를 다하는 것이 국민의 최고의 미덕이라고 가르친다.

▲ 지유샤 교과서에 나온 '신들의 계보'
이것은 전전(한국에서는 일본제국주의 통치하)의 교육과 동일하다. 지유샤는 '신들의 계보'(神々の糸図, 사진참조)까지 실어 지금의 천황과 연계를 설명하고 아이들이 '신화'를 '사실'로 혼동하도록 만들고 있다.

실제로 일본 역사에서 천황이 통치권을 쥐었던 기간은 짧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역사교과서는 무사가 천황을 단지 장식물로 여기던 시대를 천황을 존경하고 그 권위에 굴복했던 것처럼 설명한다. 그리고 이들 교과서에서는 '봉기'나 '타도'등 민중 저항의 역사는 매우 적게 다룬다.

따라서 지유샤와 이쿠호샤는 무사의 지배가 끝나고 다시 천황이 권력을 갖게된 '메이지유신'을 절찬하고 대일본제국헌법을 일본국헌법보다도 중요시한다. 하지만 대일본제국헌법의 제11조는 다루지 않는다. 왜냐하면 제11조는 "천황은 육해공군의 통수권자"라며 천황이 일본군의 최고책임자라고 규정하기 때문이다. 천황의 전쟁책임을 감추는데 불리한 제11조는 아이들의 눈에 띠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그래도 제11조가 없었던 것이 될 수는 없다. 청일·러일전쟁을 비롯해 모든 전쟁은 천황이 참석하는 어전회의에서 결정됐다는 사실도 없었던 일로 할 수 없다. 그런 이유로 지유샤와 이쿠호샤는 천황과 태평양전쟁의 개전에는 반대했지만 '입헌군주'로서 어쩔 수 없이 정부의 결정을 인정했다거나, 정부가 전쟁을 종결할 수 없었을 때 정부를 대신해 종전을 결단했다는 식으로 유리하게 해석해 천황의 전쟁책임을 면죄하고 있다.

원칙대로라면 극동군사재판(도쿄재판)에서 전범으로 재판받았어야 했던 쇼와천황을 지유샤와 이쿠호샤는 "국민을 계속 생각했던 성왕"이라고 특집면를 만들어 칭찬하고 있다.

지유샤·이쿠호샤의 공민교과서

일본에서는 사회과의 공민 분야에서 정치와 경제를 배운다. 정치는 일본국헌법을 학습하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이 2개사의 교과서에서는 천황의 역할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며 단순히 상징 이상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천황은 일본 독자의 종교인 신도'제사장'(제주)으로서 황거의 아주 깊은 곳에서 매일 국민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국헌법에서 천황의 업무는 '국사행위(국민접대나 외국방문, 국가행사 출석 등)'라고 불리며 내각의 조언과 승인이 필요하지만 신도의 제사장으로서 기도는 천황가의 전통적인 행사이며 평소엔 교과서에는 거의 다루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국하고 천황에 의한 기도의 감사함을 아이들이 실감하도록 지유샤는 '천황의 업무'라는 특집면를 편성해 천황을 신격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쿠호샤는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90도로 허리를 숙여 천황에게 인사하고 있는 사진을 게재해 천황의 권위에 대한 깊은 인상을 남기려 한다.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일본 천황에 90도로 인사하는 사진을 수록한 이쿠호샤 교과서

지금, 왜 천황인가

최근 몇 년간 일본 정치는 불안정하고 총리대신은 계속해서 바뀌어 왔다. 게다가 3월엔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났다.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피해 확산에 대해서 정부가 정확하게 대처하지 못하자 국민은 정치가들에 절망하고 있다. 워낙 큰 문제라 누가 해도 잘 되지 않는다는 점은 국민도 잘 알고 있지만 강력한 리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끈질기다.

이러한 시기에 우파는 천황을 '국민통합의 상징'으로서 이용하려고 한다. 우파에게 정치가는 어차피 일회용인 존재이며 면면히 이어져 온 '천황제'를 이용해 국민을 통합시키려하고 있다.

3월 대지진 직후 텔레비전을 통해 천황이 국민을 향한 격려 메세지를 내보냈다. 천황이 직접적으로 전국민을 대상으로 말한 것은 1945년 8월 15일 '옥음방송(전쟁의 종결을 선언한 방송)'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우파는 이 메시지를 '정치가의 몇만 번 연설보다 효과가 있었다'고 칭찬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의 천황가는 살아있는 인간으로 여러 가지 갈등을 안고 있다. 특히 황태자가(家)는 부인의 병환, 아이의 부등교(不登校, 등교거부)라는 어느 가정에서도 볼 수 있는 문제를 안고 있고, 황태자는 가족을 지키는데 필사적이다. 그러나 이건 우파에게는 좋은 얘깃거리가 아니다. 너무나 평범해서 권위가 결여된 천황가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영국의 왕실처럼 일본의 왕실도 매스컴에 휘둘려 옛날처럼 권위의 갑옷을 입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파는 국민통합의 상징으로서 이상적인 가족, 이상적인 정치가일 것을 요구하고 매우 비인간적인 역할을 강요하고 있다.

우파는 이미 시대착오적인 천황제를 지금 새롭게 국가통합의 수단으로서 이용하려고 하는 지유샤·이쿠호샤로부터 천황찬미의 교과서를 발행하고 있는 것이다.

우파의 목적은 '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만들기

지유샤와 이쿠호샤의 교과서를 지지하는 세력은 개헌새력과 겹친다. 전 수상인 아베신조를 비롯해 자민당 등 강경파 정치가, 재계와 매스컴의 강경파(특히 후지·산케이 그룹)들은 일본국헌법의 제9조를 바꿔 자위대를 일본군으로 자리매김하고 해외에서의 전쟁을 가능하도록 하려고 하고 있다.

'전쟁'을 하기 위해서는 '전쟁을 할 수 있는 국민'이 필요하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이래 일본국헌법 아래에서 일본에는 징병제가 없어졌고 전쟁은 두 번 다시 안된다는 교육이 폭넓게 이루어져 왔다. 1970년대 이후에는 일본의 침략전쟁 실태가 국민에게도 알려져 난징학살이나 강제연행, 게다가 일본군 위안부도 교과서에 실리게 됐다.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의 침략전쟁을 반성하는 교육을 실시하게 된 것이다.

이에 우파세력은 초조해 한다. 경제적으로는 중국이나 한국 등 라이벌이 대두하면서 일본이 아시아에서 '넘버 원'의 지위를 점하기가 점점 어려워져 간다. 대립했을 때 전쟁도 불사할 강력한 군사대국을 만들고자 한 그들에게 전쟁을 부정하는 교육만큼 방해물도 없다.

실제 발행되고 있는 교과서에 압력을 가해 서술을 바꾸게 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했기 때문에 자신들이 자신의 손으로 이상적인 교과서를 작성해 채택시키려고 계획을 세운 것이 지유샤와 이쿠호샤 교과서다.

일본은 제국주의 시절 '교육칙어'를 통해 국민은 천황의 신민(臣民)이며 적자(赤子)로서 천황폐하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버리고 싸우는 것이 최고의 의무라고 가르쳤다. 우파는 지금 다시 그런 교육을 부활하려 한다.

지유샤와 이쿠호샤 이외의 교과서회사는 일본국헌법의 평화와 인권을 중시하는 정신을 살린 교과서를 발행하고자 해 왔다. 그러나 2001년에 '새역모'교과서가 등장한 이후 2006년 교육기본법, 2008년에는 학습지도요령도 개악되어 일본 교과서 전체가 1997년 당시보다 크게 후퇴했다.

우리들은 '새역모'교과서가 등장한 이래 교과서문제에 대응, 그들 교과서의 점유를 역사에서 1.7%, 공민에서는 0.4%로 억눌러왔다. 여기에는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를 비롯한 한국의 광범위한 여론의 힘도 커다란 힘을 발휘했다. 일본이 다시는 잘못된 길을 가지 않도록 앞으로도 한일이 연대해서 운동해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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