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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표단,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 공식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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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표단,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 공식 압박 수입 감축 피할 수 없을 듯…유가 상승 우려
미국의 대이란 추가제재와 관련해 방한한 미국 대표단이 공개적으로 한국 정부에 이란산 원유 금수조치 동참을 요구했다. 한국 정부 역시 이란과 거래하는 한국 기업이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이란산 원유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로버트 아인혼 미 국무부 대북·이란제재 조정관이 이끄는 대표단은 17일 외교통상부와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를 잇따라 방문했다. 대표단은 이 자리에서 이란 핵무기 개발 의혹과 관련된 상황 설명과 함께 지난달 31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국방수권법안에 담긴 이란 제재 조치 내용을 설명하고 한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 로버트 아인혼 미국 국무부 대북·대이란 제재 조정관이 17일 오전 이란산 원유 수입 제한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외교통상부를 방문, 김재신 차관보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인혼 조정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약식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모든 파트너 국가들에게 이란산 원유 수입과 이란 중앙은행과의 거래를 줄이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모든 일을 원유시장의 안정을 유지하는 가운데 하기를 원한다"며 "우리는 (원유시장에) 이와 같은 신호를 보낼 수 있고 부작용 없이 진행할 수 있다. 한국 정부의 걱정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김재신 외교부 차관보과의 면담에서도 핵 비확산의 측면에서 북핵 문제와 이란 문제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한국의 제재 동참을 촉구했다.

이에 김 차관보는 국제적 차원의 노력에 동참할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원유시장의 안정을 깨트리고 국내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최소화하면서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답했다.

김 차관보는 이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위해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금융기관을 제재할 수 있도록 한 국방수권법 내용에 대해 한국 기업들이 제재대상이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의견을 미국 측에 밝혔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이날 면담에서 국방수권법상의 예외·유예 인정을 받기 위해 한국 정부가 얼마나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대표단이) 답을 기대하고 온 것은 아니다. 국방수권법의 취지를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온 것"이라며 "(국방수권법이 적용되기까지) 약 180일의 기간이 남아있어서 그 사이 한미간의 협의를 긴밀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당국자는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을 하지 않고 미국 측에 예외·유예 요청을 인정 받을 가능성이 있겠는가"라며 "전반적인 상황을 봤을 때 한국 기업이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되는 것은 피하기 위해서라도 국제적으로 필요한 조치는 맞춰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는 국내 기업이 대체 공급원을 찾도록 유도할 계획이지만 상황이 순조로운 것은 아니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산유국을 설득해 이란 원유를 대체할 만큼 증산을 유도할 계획이지만 이란이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는 등 유가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 산재해 있다. 또 다른 원유에 비해 저렴한 편인 이란산 원유 수입이 줄어드는 것 자체로도 국내 유가 상승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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