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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미국은 정말 몰랐을까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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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미국은 정말 몰랐을까 <5> 테러범 5명 미군기지서 훈련
***전화번호부에까지 기재된 테러 용의범의 행적을 몰랐다?**

부시 정부의 공식 주장에 따르면 9.11 이전까지 관계당국은 19명의 자살 납치범들 중 단 2명의 신원만을 확보하고 있었다. 칼릴 알미다르와 나와프 알함지. 이들은 알미다르가 말레이시아의 알 카에다 공작원과 연계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이후, CIA의 요청에 의해 FBI의 ‘요주의 인물’ 명단에 올랐다.

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미국 미디어들은 수많은 보도를 통해 그 원인을 추적했다. FBI와 CIA가 세계적으로 가장 위험한 테러리스트들 중의 하나로 수배 중이던 이 두 사람이 어떻게 항공기 일등석을 구입했으며, 안전하게 탑승해 항공기를 납치할 수 있었을까?

알미다르와 알함지는 캘리포니아 남부 샌디에이고에 거의 2년동안 거주했으며 최소한 1번 이상 미국을 들락거린 것이 분명하다. 이들이 미국을 나갔다가 재입국한 시점은 수배명단에 오르기 몇 주 전이다. 한 보도에 따르면 알함지는 샌디에이고 전화번호부에도 올라있을 정도였다. 이같은 사실은 자살납치 사건 주모자들의 행적을 전혀 파악할 수 없었다는 미디어 보도에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워싱턴포스트, 2001년 12월 29일)

***해외에선 단속, 미 출·입국은 방치**

이 두 명의 잠재적 납치범이 발각되지 않을 수 있었던 여건이 무엇이었건, 당국이 9.11 이전까지 다른 납치범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공식 발표는 분명히 잘못됐다. 사건과 관계된 다른 납치범들뿐만 아니라 많은 테러리스트들이 세계무역센터 공격사건 이전에 미국 경찰과 정보기관의 주목을 받고 있었다. 이상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아무런 제지나 방해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펜실베니아에 충돌한 유나이티드 항공사 소속 여객기 납치범 중 한명인 지아드 사미르 자라의 경우를 보자.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당국은 그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 두달동안 체류한 이후 2001년 1월 30일, UAE에 입국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자라는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두바이 국제공항에서 수시간 동안 조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아무런 문제없이 출국해 암스테르담을 경유, 함부르크로 갔으며 이후 미국으로 잠입했다.

미국이 그를 UAE에 억류하도록 충분한 관심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미국으로 잠입, 항공학교에 등록했다. 비행기 납치가 발생하기 이틀 전인 지난 해 9월 9일, 자라는 메릴랜드의 95번 도로에서 과속으로 딱지를 떼기도 했다. 메릴랜드주 경찰 당국은 분명히 컴퓨터로 그의 신원을 조회했음에도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9.11 이전의 상황 조사에서 FBI와 CIA는 모두 자라에 관해 알지 못했으며, 수배명단에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보기관은 그가 두바이에 거주하기 8개월 전부터 그를 체포하려 했는데도 말이다.

(시카고 트리뷴 2001년 12월 14일자: 볼티모어 선, 2001년 12월 14일자)

***"테러범중 5명은 미 군사기지에서 훈련을 받았다"**

9.11 테러가 발생한 직후 뉴스위크는 특별판을 발행, 자라와 미국 정보기관들 사이의 관계에 대해 놀라운 주장을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미군 소식통을 인용, “화요일의 테러범 중 5명은 1990년대에 미군의 비밀 군사기지에서 훈련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들 중 3명은 운전면허 취득, 또는 차량을 등록하면서 플로리다주 펜사콜라의 해군 비행기지를 자신의 주소지로 기재했다. 다른 한 명은 알라바마주 몽고메리에 있는 공군 대학에서 훈련을 받았다. 마지막 한 사람은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랙랜드 공군기지에서 영어 교육을 받았다.

펜사콜라에서 훈련을 받은 3명은 펜실베니아에 충돌한 유나이티드 항공 93번기에 탑승한 사에드 알그함디와 아마드 알나미, 세계무역센터 남쪽 건물에 충돌한 유나이티드 항공 75번기에 탑승한 아흐메드 알감디였다.

FBI 관계자는 플로리다주 상원의원 빌 넬슨에게 9.11 테러범들의 신원과 관련, “미 군사 시설과의 연결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수행했지만” 납치범들이 중동출신 미국방문객의 신분증을 도용했을 가능성이 있어 아무런 결과도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펜사콜라는 사우디아라비아 및 다른 중동국가들을 포함, 외국인 비행사들을 훈련하는 곳이다.

사우디 당국은 당초 19명의 납치범 중 15명이 사우디 시민권을 가진 사람들이었다는 보도를 부인했으나 이것은 후에 사실로 입증됐다. 펜사콜라 비행기지와 테러범과의 연계에 관해서는 뉴스위크는 물론, 다른 주류 언론들도 더 이상 후속기사를 보도하지 않았다.

***주범, 모하메드 아타의 사례**

이보다 더욱 이례적인 것은 납치 주모자로 추정되는 모하메드 아타에 대한 처리 과정이다. 아타는 이집트, 독일, 미국 경찰의 감시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2000년에서 2001년까지 유럽과 미국을 아무런 장애없이 이동했다.

독일의 공영 TV인 ARD 보도에 따르면, 아타가 독일 함부르크의 집을 떠나 최근에 적어도 한번은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했다고 알려지면서 이집트 정보당국은 그의 전화를 감청했다. ARD는 11월 23일, FBI가 2000년 내내 아타의 동향을 감시했으며 그 과정에서 그가 함부르크에서 프랑크푸르트를 수차례 왕복했으며 폭발물을 제조할 수 있는 다량의 화학물을 구입한 사실 등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아타의 이름은 1999년, 독일 경찰에 의해 감시되던 이슬람 근본주의자들 사이의 전화통화 내역에도 올라있다. 이같은 독일 방송의 보도에 대해 BBC는 “그 증거들은 국제 정보기구들이 아타의 9.11 직전 행적에 대해 우리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많이 알고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강화시켜 준다”면서 그러나 각국의 정보기관들이 그에 대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논평했다.

(BBC, 2001년 11월 26일 보도)

***폭탄제조 물질 구입 알고도 방치**

아타는 2001년 수차례에 걸쳐 미국 당국이 용의선상에 올린 인물이다. 그는 비자에 법적 하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월에 독일을 방문한 후 미국 재입국을 허락받았다. 그는 지난 해 1월 10일 스페인 마드리에서 관광비자로 마이애미에 입국했다. 출입국 심사관에게 M-1 학생 비자가 요구되는 항공 교육을 미국에서 받고 있다고 밝혔는데도 입국이 허락됐다.

이에 대해 미국이민관련변호사협회의 진 버터필드 사무총장은 워싱턴 포스트에 “이민 당국은 아타에게 당장 돌아가서 미국 방문 목적에 걸맞는 비자를 받아오라고 요구했어야 했다. 관광을 목적으로 미국에 온 사람이 취업을 하거나 공부를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FBI에 의해 폭탄 제조물질을 비축해 온 인물로 파악된 테러용의자에게 이처럼 관대한 조치를 취하다니 이상하지 않은가!

(워싱턴 포스트 2001년 10월 28일)

캐나다 텔레비전(CBC)의 보도에 따르면 아타는 이스라엘이 자국내 폭탄테러와 관련된 범인으로 지목한 상태였으며 그 정보는 그가 첫 번째 관광 비자를 발급받기 전에 이미 미국에 전달됐다.

(CBC, 2001년 9월 14일 보도)

지난 해 1월 미국에 입국한 아타는 5월에는 독일을, 7월에는 스페인을 방문했으며 미국으로 다시 돌아올 때마다 미국 출입국관리소는 그의 입국을 허락했다. 또 다른 영국 언론은 이렇게 보도했다.

“아타가 프랑크푸르트에서 다량의 화학물질, 특히 폭발물이나 생화학무기를 만들 수 있는 화학물질을 구매한 것이 포착된 이후 그는 지난해 1월부터 5월 사이에 감시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아타의 뒤를 밟은 미국의 수사요원은 이같은 조사 내용을 독일 정보 당국에 알리지 않았다. 경찰이 9.11 이전부터 오랫동안 아타의 뒤를 밟고 있었다는 것이 공개되면서 왜 그를 체포해서 테러를 방지하지 못했는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옵서버, 2001년 9월 30일)

***의문의 10만 달러 송금**

2001년 여름에 아타는 오사마 빈 라덴과 관련된 한 파키스탄인의 예금계좌로부터 10만 달러를 송금받았다. 미국 정부는 9.11 테러가 빈 라덴의 배후조종에 의한 것이라는 증거로 이 송금 사실을 계속 인용됐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많은 돈이 어떻게 FBI의 감시 하에 있는 인물에게 이체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또다른 주목할 만한 사실이 있다. 인도 신문에 따르면 아타에게 송금을 승인한 사람은 아프간 탈레반 정권의 최대 후원 세력인 파키스탄 정보기관 ISI의 우두머리 마흐무드 아메드 장군이었다. 아메드는 인도 정부가 그의 역할을 공표하고 그것이 FBI에 의해 확인된 이후 해임됐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아메드는 테러가 발생한 9월 11일에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와의 상담차 워싱턴 DC에 있었다.

(CNN 2001년 10월 1일 보도: The Times of India, 2001년 10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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