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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안기부 X파일' 특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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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안기부 X파일' 특검하자" '昌대선자금' 물타기? 우리 "한나라당, 자격없다"
한나라당은 26일 '안기부 X파일'과 관련해 특별검사 도입을 주장하고 나섰다. 국정원, 여야 정치권, 검찰, 언론까지 연루된 사건인 만큼 어느 기관에서 조사해도 공정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표면적인 이유야 이렇지만 한나라당은 이번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김대중 정부 시절 제기된 국정원의 도ㆍ감청 의혹도 특검 수사대상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혀, 97년 이회창 전총재의 대선자금으로 불똥이 튀는 것을 '물타기' 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 "이 사건이야 말로 특검에 딱 맞는 사건"**

강재섭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이 사건은 국정원과 검찰 간부들, 여당의 대선후보와 야당의 대선 후보 등 여야 정치권이 다 망라돼 관여돼 있다"며 "국정원과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고, 여야가 국정조사를 한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이 사건이야 말로 특검에 딱 들어맞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며 "빨리 특검을 임명해 진상을 밝히고 모든 것을 깨끗이 정리한 뒤 검찰과 정치권은 평상시 업무에 몰두하는 것이 좋겠다"고 특검 도입을 주장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특검 수사 대상으로 안기부와 국정원의 도ㆍ감청과 관련한 의혹을 총망라해 포함시킨다는 방침이다. 맹형규 정책위의장은 "의도적으로 유출된 일부 테이프 외에 모든 불법 도청 테이프를 조사해서 과거의 불법적 관행에 대한 전모를 밝혀내야 한다"며 "현정권의 도청 실태를 포함한 모든 도청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사무총장은 "X파일엔 97년 대선 당시 당선자가 특정 기업의 지원금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그런데 왜 이회창 후보의 이름과 사진만 등장하고, 전직 대통령은 빠졌는지 언론과 이 사건을 검찰에 고발한 참여연대에 반문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김 총장은 이어 "99년 국회 529호 사건에서 국정원의 정치사찰이 드러난 적도 있고, 과학보안국에서 야당 정치인을 불법 도감청한 적도 있는데, 아직까지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을 다 담아 특검 조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529호' 사건은 99년 이종찬 국정원장 시절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정원이 국회 본관 정보위 529호실에 첨단 도청장비를 설치해 놓고 국회의원들을 도청한다는 의혹을 제기한 사건이고, '과학보안국' 사건은 2002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이 국정원 과학보안국에서 휴대전화를 도청한 메모 보고서라고 주장한 문건을 폭로한 사건이다.

***우리당 "한나라당은 이 사건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어"**

한편 열린우리당은 검찰의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이 '음모론'을 제기한 데 대해선 "이번 한나라당 집권 당시 일어난 일로 한나라당이 공세를 펼 자격이 없다"고 맞받아 쳤다.

문희상 의장은 이날 자문단 회의에서 "'국가기관의 불법도감청'과 '삼성에서 한나라당으로의 불법대선자금 전달' 부분에 대해,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엄정하고 철두철미한 조사를 병행함으로써 진상을 확실하게 규명하고, 이에 따른 사법처리가 가능하다면 이 또한 완벽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의장은 "한나라당이 '표적 공개' 운운하며 이 문제를 정략적 차원으로 몰아가려는 것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군색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며 "국가기관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범법행위가,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 집권기에 자행됐다는 점에서, 표적공개를 운운할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정세균 원내대표 역시 "한나라당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무책임하게 여당에 뭔가가 있을 것이라는 뉘앙스로 의혹을 증폭시키려는 작태는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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