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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선거구제 개편 주장은 '국면전환용'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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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나라 "선거구제 개편 주장은 '국면전환용'일 뿐" 선거구제 개편, 한나라-민주 '반대', 민노 '찬성'
노무현 대통령이 2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선거구제 개편을 강하게 주장한 데 대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다시 한번 즉각 거부했다. 반면 민주노동당은 정치개혁특위 구성을 촉구하며 "선거구제 개편을 위한 국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각 당은 노 대통령 제안의 진위 파악에도 부심했다.

***한나라 "노 대통령, 퇴임 이후 영향력 행사하려는 것"**

한나라당 임태희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연정과 선거구제 개편 제안은 향후의 내각제 개헌도 염두에 둔 것으로 노 대통령이 퇴임 이후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임 부대표는 "지금은 선거구제 개편을 논의할 시기가 아니다"며 "당내에선 지금부터 논의해보자는 사람도 있고 내년 지방선거 이후에 하자는 사람도 있지만, 논의시기에 대한 논의도 지금은 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임 부대표는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실천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노 대통령"이라며 "그런데 선거구제 개편하자는 것 말고 대통령이 한 것이 뭐가 있냐"고 비난했다. 그는 "선거구제 개편은 대통령이 나설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임 부대표는 이어 노 대통령의 진위 파악에 부심했음을 털어 놓으며 나름의 분석을 내놨다. 그는 "지역구도 개편을 위해선 선거구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말을 그 전부터 해 왔으니 그 명분으로 국면을 전환하려 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부대표는 "궁극적으로 지역구도 타파에 대해 반대하는 정치인은 없다고 보지만, 어제 편지에서도 보듯이 한나라당을 지역당으로 규정했다"며 "이는 보수 앞에 '꼴통'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서 규정했듯이 또 하나의 편 가르기이고 굉장히 정략적인 의도가 숨어 있다"고 비판했다.

임 부대표는 이어 총리지명권 등을 포함한 연정 제안에 대해 "과연 노 대통령은 왜 이 문제가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본 걸까"라고 자문한 뒤 "열린우리당은 다음 선거에 대한 걱정이 상당히 많은 것이 핵심이다. 그래서 여당이 쉽게 설득할 수 있다고 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즉, 선거구제 개편이 다음 총선에서 여당에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 부대표는 "문제는 한나라당인데, 만약 대통령이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다음 대선이 지나고 나서 공천을 자신할 사람이 몇이나 되냐'는 속물적 질문을 던질 때 실리를 따져보면 상당히 혹할 수도 있는 제안이라고 본 것 같다"며 "국정운영 참여에 대한 기회를 갖는다는 측면에서 인센티브도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부대표는 "결국 대통령의 제안은 자리를 나눠줄 테니 선거제도를 바꾸자는 것"이라고 결론 내린 뒤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그렇게 하려면 지난 대선을 왜 했나. 국민들이 책임정치를 하라고 선거 결과를 보여준 대의에도 맞지 않고 헌법 정신에도 맞지 않는 발상"이라며 "정치권에 들어 와 있는 사람들끼리 협의만 되면 국민 의사와 상관없이 나눠먹을 수 있다는 것은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또 하나의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임 부대표는 "이때까지 본 노 대통령의 리더십은 자기 왼팔을 잘라서 내놓고 상대방은 양팔을 자르게 하고, 자기 양팔을 자르면 상대방은 몸통을 내놓게 하는 리더십"이라고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민노 "지역주의 타파의 실질적 진전이 중요"**

그에 반해 민주노동당은 즉각 선거구제 개편 논의를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상정 의원단 수석부대표는 "이제는 지역주의 정치개혁의 구도만 잡지 말고 붓으로 칠해야 할 때"라며 "대통령은 미술 시간 내내 구도만 잡고 있다. 지금은 스케치와 실제 채색에 돌입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심 부대표는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과의 연정을 통한 선거제도 개편을 주장한 데 대해선 "연정과 선거구제를 교환하는 발상은 정치개혁의 대의에도 맞지 않고 실현 가능성도 없다"며 "소연정, 대연정 등 실현성 없는 정치공세에 시간을 허비하면 개혁은 실종되고 국민도 지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 부대표는 "지역주의에 기반한 정당에게 지역주의 기득권을 포기하라는 말은 정당을 해산하라는 말과 같다"고 한나라당과의 연정은 실현가능성도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심 부대표는 여당에 대해 "정부 여당이 국회에서 정치개혁을 위해 할 수 있는 자기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민노당은 정책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선거제도 개편을 통한 정치개혁 특위 구성을 촉구했다.

***민주 "노 대통령이 영남에 뿌리 내리기 위한 것"**

민주당은 "노 대통령이 영남에 뿌리 내리기 위한 술수"라며 반대했다.

유종필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영남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데 대한 한(恨)을 갖고 있는 분"이라며 "민주당을 깨고 짓밟은 것도 고향인 영남 쪽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이제 영남 사람들에게 자기를 인정을 해달라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유 대변인은 "박근혜 대표에게 연정을 하자고 애원하는 것도 이러한 연장선상에 있다"며 "노 대통령과 박 대표는 어떠한 정치적 공통점도 찾기 힘들다. 둘의 공통점은 영남 사람인 것밖에 없다"고 쏘아붙였다.

유 대변인은 "노 대통령과 박 대표가 연정을 한다면 영남의 주류와 영남의 비주류가 결합해서 완벽한 영남 우월주의 정당, 지역 패권주의 정당이 탄생한다"면서 "그렇게 함으로써 완벽한 영남당, 영남 우월주의 정당, 강력한 지역 패권주의 정당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대변인은 "박 대표는 스토커 복이 많은 듯하다. 이 나라 대통령까지 박 대표 스토커가 돼 있다"고 힐난한 뒤 "노 대통령은 차라리 한나라당에 입당하라"고 비아냥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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