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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해직' 언론인 복직문제, 다시 수면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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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해직' 언론인 복직문제, 다시 수면 위로 <미디어오늘> "KBS, '5공 특채자' 30% 현직 유지와 대조"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가 지난 2004년 12월 27일 70·80년대에 강제 해직됐던 언론인 94명에 대해 해당 언론사에 복직 권고를 내렸음에도 이의 시행이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5공화국 때 청와대·안기부 등 출신으로 KBS에 특채됐던 인사의 30%가 아직까지 현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KBS '5공 특채자' 26명, 주로 지역총국 근무중"

언론비평전문지 <미디어오늘>은 14일자에서 "최근 입수한 KBS의 '특채자 명단'(81년~88년 9월말)을 분석한 결과, 이른바 '5공 특채자'는 안기부 출신 4명, 군 출신 11명, 청와대 출신 4명, 정부부처 출신 11명, 정당·국회 출신 6명, 검찰 출신 1명, 학도호국단 출신 41명 등 모두 7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 가운데 현직에 있는 인사는 안기부 출신 1명, 군 출신 3명, 정부부처 출신 1명, 정당·국회 출신 2명, 학도호국단 출신 19명 등 모두 26명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이 문건은 KBS노조가 지난 90∼91년 사내 5공 잔재 청산을 위해 작성한 것으로, 당시 노사협상 과정에서 회사 쪽이 특채자의 호봉 등이 과다 책정된 사례를 개선하기로 함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던 자료다.

명단에 들어 있는 K씨의 경우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하다 84년 4월 4일 입사해 85년까지 사장 보좌역을 하다가 국제협력실장 겸 올림픽방송 홍보실장까지 재임한 뒤 88년 한국방송개발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학도호국단 출신으로 84년 7월 2일 입사한 또다른 K씨는 보도국 정치부 차장을 거쳐 지난 2001년 청와대 공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긴 뒤 나중에 EBS 부사장을 역임했다.

또 지난 82년 7월1일 5공 특채자로 입사했던 이병완 현 대통령 비서실장의 경우 지난 81년 10월께 치안본부 내외정책연구소에 일용직으로 6∼7개월간 근무하다가 KBS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이 실장은 2년여 동안 재직했다가 대학 은사인 이세기 씨가 국토통일원 장관에 임명되자 85년 4월께 장관 비서관으로 옮겼다가 8개월 뒤 다시 KBS에 복직했다. 이 실장은 88년 재창간된 서울경제신문으로 옮기면서 KBS를 퇴직했다.

이에 대해 이 실장은 "졸업한 뒤 잘 알고 지내던 오진룡 박사의 소개로 81년 9월 치안본부 내외정책연구원에 일용직으로 가서 북한신문·잡지 요약·분석 등의 일을 하다가 대학 선배의 추천으로 KBS 정책기획실에 입사한 것으로 당시 군부 추천 입사 케이스와는 거리가 멀다"며 "장관 비서 직도 대학 재학 때 교수이자 학보사 간사였던 이세기 씨가 국토통일원 장관에 임명된 뒤 KBS와 약속을 하고 비서관으로 옮겼다가 다시 복직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5공 당시 군·관계 등 출신 인사들의 특채는 KBS뿐 아니라 MBC에서도 실시됐다. MBC노조가 발행한 지난 88년 11월 7일자 노보에 따르면, 80~88년 이같은 특채로 입사한 인사 189명 가운데 청와대 출신은 8명, 청와대 추천 3명, 군 출신 2명, 비상기획위원회 출신 2명, 학도호국단 출신 9명 등 모두 24명이었다.

MBC 노조는 당시 사내에 남아 있는 5공 잔재 청산과 특채 제도 개선을 위해 노사 각 2명씩으로 구성된 '특채 조사위원회'를 가동해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했지만 KBS와 마찬가지로 관련 인사들의 호봉을 조정하는 것으로 논란을 마무리했다. MBC에 '5공 특채자'가 재직 중인지의 여부는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복직희망자 93명…해당 언론사들 '모르쇠' 일관**

'5공 특채자'들이 현직을 유지하고 있는 데에 반해 강제 해직됐던 언론인들에 대한 복직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70·80년대에 강제로 해직됐던 언론인들 가운데 현재 복직을 희망하고 있는 이들은 동아투위(동아일보) 57명을 비롯해 경향신문 2명, 광주일보 2명, 대구매일 1명, 매일경제 1명, 부산일보 1명, 연합뉴스 4명, 영남일보 1명, 조선일보 18명, 한국경제 1명, KBS 3명, MBC 3명 등 모두 94명이다.

이 가운데 82년 이른바 '오송회 사건'에 연루돼 KBS에서 직권 면직됐던 조성용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고문은 지난 9월 1일 유일하게 KBS 전주방송총국 심의위원으로 23년만에 복직했다. '오송회 사건'은 전북 군산제일고 전·현직 교사들이 4·19와 5·18 희생자에 대한 위령제를 지낸 것을 용공조직으로 엮어 9명을 구속한 사건이다.

이와 관련해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현 한성대 겸임교수)는 "동아, 조선일보나 KBS, 연합뉴스 등은 경영난을 앞세우거나 과거 군사정권 시절의 법률적 판단을 근거로 법정기구의 권고 조치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며 "이 사회가 과거사 청산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는데 언론은 자신들의 과거사 청산 문제에 대해서는 딴전을 피우고 있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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