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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한' 케이블TV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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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한' 케이블TV업계 <발굴> 한 MSO 대외비 문건…"불공정 천태만상"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례적으로 지난 10월 말부터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불공정거래행위 전반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그동안 방송업계에 소문으로만 떠돌던 SO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사이의 불공정거래를 증명할 수 있는 문건이 흘러나와 파문이 일 전망이다.

이 문건에는 SO가 PP와 송출계약을 체결하면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수신료를 지급하지 않아 왔던 오랜 관행이 총망라 돼 있었다.

***SO, 우월적 지위 이용해 PP '착취'**

<프레시안>이 최근 입수한 한 복수SO(MSO) 계열사의 대외비 문건인 '2005년 PP채널 계약 현황'에 따르면, 이 SO는 시청자 서비스 채널인 직접사용 2개 채널과 지역채널 1개를 모 유사 홈쇼핑 채널에 불법으로 임대해주면서 매월 200만~1300만 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또 5대 홈쇼핑채널(농수산, CJ, 우리, 현대, GS)로부터는 지상파 방송채널과 인접한 채널에 할당해 주는 대가로 월 1500만~4000만 원의 수수료를 받는 것은 물론 수억 원대에 이르는 1년치 선급금도 받고 있었다.

문건에는 복수PP(MPP)와 군소PP에 대한 SO의 차별적인 계약 관행을 엿볼 수 있는 사용료 입·출입 현황도 적나라하게 실려 있었다.

실제로 이 SO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설립한 PP들이나 온미디어, CJ미디어, YTN 등 이른바 '힘 있는' PP들에게는 매월 수십만 원의 사용료를 제공하고 있으면서도 기타 군소PP들에게는 오히려 월 200만~600만 원대의 사용료를 받아내는 '착취구조'를 형성하고 있었다.

이밖에 문건 기타란에는 MSO 고위임원과 방송위원회 간부의 부탁으로 채널을 배정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000 연관' 등의 내용이 수록돼 있기도 했다.

***"PP 착취는 결국 제 살 깎아먹는 격"**

이와 관련해 한 PP사 관계자는 "유사홈쇼핑채널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다수 채널을 점거하고 있거나, 또 사용료를 주어야 할 SO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되레 군소PP를 착취하고 있는 현실은 수용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케이블방송의 취지를 무색케 하는 일"이라며 "이렇듯 SO들이 돈 벌기에 혈안이 돼 PP들을 착취하게 되면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전문PP들이 설 자리를 잃고 사장돼 결국 SO들 또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PP사 관계자는 "방송위 고위간부가 SO와 PP 사이의 송출계약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이 들어 있는 것 또한 매우 충격적인 사안"이라며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PP제도개선위원회를 구성해 PP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SO의 불공정거래행위를 뿌리뽑겠다던 방송위의 결의는 한낱 공허한 속임수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무엇보다 케이블TV 업계의 자정 노력이 선행돼야겠지만 이번 기회에 방송위도 이렇듯 공공연해진 SO의 불공정거래행위 전반에 대해 다시 한번 대대적인 점검에 나서 보다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케이블업계, 공정위 이례적 현장조사에 바짝 긴장**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강철규)는 이례적으로 지난 10월 말부터 조사국과 경쟁국 등 2개 국을 동원해 MSO와 MPP 등 주요 유료방송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미 태광산업계열, 씨앤앰커뮤니케이션, CJ케이블넷, HCN 등의 MSO들을 비롯해 온미디어, CJ미디어 등 MPP를 상대로 △SO와 PP 사이의 불공정거래 △수익채널 문제 △MSO와 MPP 사이의 내부거래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정위는 오는 12월까지 이들에 대한 조사를 벌인 뒤 내년 1월 초쯤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강철규 의원장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SO의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제재 대책을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지난 5~6월 270개 SO와 PP들에 대해 실태 조사를 벌였고, 이 가운데 일부 SO의 불공정행위를 포착했다"고 답변한 바 있다.

케이블TV 업계는 공정위가 방송위에 이어 방송시장에 규제기관으로 진입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유료방송시장의 공정거래 질서확립을 명분으로 내세워 온 점을 감안해 조사결과와 처방 강도가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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