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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왜 SO를 비판하느냐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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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왜 SO를 비판하느냐면 말이죠…" [기자의 눈]영향력 확대에는 그만큼의 '책임'도 따른다
"〈프레시안〉 그 기자 잘 알아? 별안간 왜 SO를 때린대? 케이블TV 업체들이랑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었나?"

최근 방송계 한 지인이 전해준 SO업계의 반응이다. 〈프레시안〉이 지난 11월 28일자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한' 케이블TV업계〉 제하의 기사를 통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착취 실태를 고발한 데 따른 불편한 심기가 담긴 물음이다. 즉답을 하자면 '실상을 알고서는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는 것이다.

보도가 있은 뒤 한 PP업체 프로듀서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월급이라고는 고작 30만 원에, 그것도 1년 계약직 뒤에야 정식 직원이 될 수 있는 PP업계의 악습적인 관행 원인을 세상에 알려줘서 고맙다는 인사치레였다.

국민들의 관심사 밖의 일이고, 보도가 나간다고 해야 방송업계 정도만 주목하는 기사였지만 노동의 대가에 대한 착취가 있고, 더구나 돈을 내는 시청자들이 케이블방송을 만족스럽지 못한 심사로 시청하게 만드는 구조적인 문제가 담겨 있기에 기사화는 반드시 필요했다.

***10년 노력의 대가로 '착취구조' 고착화는 안 될 말**

사실 케이블TV를 포함한 유료방송시장의 불공정거래 행위는 당사자들은 물론 관계 당국도 모두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별다른 탈이 나지 않았던 것은 '현실은 어렵지만 뉴미디어 환경이 열리는 시기에 좀 더 참고 견디면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다.

실제로 그 덕택에 케이블TV 업계는 10년 만에 1300만 명의 시청자를 확보하고 시청률 15.2%, 시청점유율 34.5%를 보이며 방송계의 '절대지존'이던 지상파 방송사들을 위협하는 존재로 자리 잡았다.

영업적인 측면에서도 SO는 2003년 253억 원에서 2004년 629억 원으로 급성장 했고, PP 역시 2003년 690억 원에서 2004년 2755억 원으로 299.4%의 영업이익 증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적인 성장의 '단물'은 대부분 대형화 된 일부 복수SO(MSO)와 복수PP(MPP) 사업자들의 몫일 뿐이다. 여전히 많은 수의 PP업체들은 △저가의 수신료 배분 △채널런칭비 요구 △차별적 취급 △거래거절 또는 거래강제 등에 시달리고 있다.

급기야 지난 8월 PP업체의 하나인 여성채널 GTV 김 모 사장은 '자폭하는 심정'으로 거대 MSO의 횡포를 고발하는 진정서를 청와대, 정부여당 등 요로에 밀어 넣기까지 했다.

김 사장은 당시 진정서에서 "SO들이 채널 송출을 조건으로 PP들에게 런칭비, 지분출자, 신규가입자 유치, 광고비 지원, 마케팅 협찬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김 사장은 이밖에도 정당한 이유없는 일방적인 거래거절, 저가 PP수신료 강요, SO 인수에 따른 이면계약, MSO간 보유채널 맞교환 및 담합 등의 구체적인 사례도 적시했다.

하지만 해당 사업자에게 돌아온 것은 MSO들의 외면 등 업계의 '집단따돌림'이었다고 한다.

***방송위의 '외면', 부메랑 더 클 수 있다는 위기감 가져야**

어렵게 성장해 '복마전'에 빠진 케이블TV 업계를 제자리로 돌리는 데에는 누구보다도 주관 규제기관인 방송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난 10월 SO 재허가 추천 과정에서 4개 SO를 퇴출한 것과 같은 노력이라든지, 지난 11월 29일 태광산업계열MSO와 (주)한국레저낚시방송(FS TV) 사이의 계약 분쟁에 주도적으로 나서 조정안을 내놓은 것 등은 늦은 감이 있으나 방송위가 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아줄만 한 성과들이었다.

하지만 방송위가 〈프레시안〉의 28일자 보도 이전에 이미 관련 문건을 입수해 사태를 파악하고 있었으면서도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것이라든지, 보도 이후에야 겨우 방송위 간부의 채널런칭 과정 개입 여부 등을 조사하기 시작한 것은 마냥 방송위에 신뢰를 보낼 수 없게 만드는 대목이다.

방송위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방송과 관련한 공정거래 규제 권한은 자신들이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고, 지금도 이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공정위가 지난 10월 말 이례적으로 2개 국을 동원해 유료방송시장에 대한 현장조사에 나서면서 '선수'를 빼앗기고 말았다. '말 따로 몸 따로'인 셈이다.

일부에서는 현행 방송법의 애매함으로 인해 방송위가 불공정거래에 대해 직접 제재의 칼을 들이댈 수 없다고 강변한다. 그렇다면 방송위는 방송법을 개정해서라도 시장 조사권 등을 보유해 불공정거래를 직접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마침 열린우리당이 12월 안에 방송법 전반을 손질하는 작업에 들어간다는 소식도 들리니 방송위의 '의지'를 다시 한번 예의 주시해 보겠다.

당장 눈 앞에 보이는 부조리와 위선의 복마전을 어찌 할 것인가? 이를 해소할 방안을 찾아내는 것은 방송위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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