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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한미군 주둔 분담금 증액' 강력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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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한미군 주둔 분담금 증액' 강력 압박 벨 사령관, 의회 증언…태평양사령관은 주한미군 지속감축 시사
버웰 벨 주한미군 사령관은 7일(현지시간) "한국이 공평하게 적절한 방위비 분담을 할 용의가 있느냐가 미군의 한국 주둔을 원하고 존중하느냐에 대한 확고한 징표"라며 우리 정부에 주한미군 주둔 분담금의 증액을 강력 압박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벨 사령관은 이날 오전 미 상원 군사위원회 국방예산 심의 청문회에서 "균형잡힌 방위비 분담이 동맹의 힘에 근본적인 요소"라며 "양국의 동맹 파트너십의 현실을 적확하게 반영하고 주한미군을 합당하게(properly) 지원하는 방위비 분담 틀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벨 사령관은 지난해와 올해분 한국의 분담액이 2004년 수준에 비해 줄었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이는 주한미군이 불가피하게 중요한 전투태세 문제에 관한 어려운 결정을 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사령부를 실질적인 '다국적 연합군'으로 발전"**

벨 사령관은 특히 유엔군 회원국의 사령부 참여 확대를 통해 유엔사령부를 실질적이고 항구적인 '다국적 연합군(coalition)' 기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변화하는 남북 관계를 관리하고 북한의 급변 상황에 대처하는 데에 유엔사령부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하는 동시에 대북 억지력에만 초점을 맞춰 왔던 주한미군의 역할을 변화시키고 부담을 덜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것이다. 주한미군사령관은 한국전쟁 참전국으로 구성된 유엔군 사령관을 겸하고 있다.

벨 사령관은 유엔사령부가 다국적 기구임에도 그동안 미국이 대부분의 사령부 요원을 충원하고 다른 회원국은 연락이나 자문관 역할에 머물던 것을 바꿔 "다른 회원국들의 역할을 늘리고, 유사시 및 작전 계획 수립과 작전에 이들을 완벽하게 통합시킴으로써 진정한 다국적 기구가 되도록 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통합은 비무장지대를 종단하는 남북간 2개의 수송로가 최근 개통됨에 따라 긴요성이 더 커졌다"며 영국, 호주, 프랑스, 뉴질랜드의 경우 이미 비무장지대의 이 수송로 관리 요원을 지원하고 있고, 콜롬비아, 필리핀, 태국 등도 사령부 요원을 증원하는 것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엔군 회원국들이 지난해 비상계획회의에 참석하고 주요군사 훈련을 참관하기도 했다며 "유엔사령부는 사령부 요원을 통해 이러한 연합을 더욱 확장해 더욱 항구적인 기반 위에 올려놓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군 관계자들은 최근 유엔사의 변화 필요성을 자주 언급했다. 일례로 리언 러포트 전 연합사령관은 지난 해 3월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유엔사의 역할을 확대할 것임을 천명했다. 벨 사령관의 이날 발언은 그 연장선상에서 유엔사를 대체한 새로운 기구를 설립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군사력…"중거리 탄도 미사일 실전 배치 시사"**

이날 청문회에서는 매년 있는 국방예산 청문회의 관례대로 미국이 평가하는 북한의 군사력에 대한 종합 보고도 이뤄졌다.

벨 사령관은 "북한이 오키나와, 괌, 어쩌면 알래스카에 있는 미국 시설까지 쉽게 도달할 수 있는 중거리(intermediate) 탄도탄 미사일을 실전배치할 준비를 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보고가 있다"고 밝혔다.

벨 사령관은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과 재래식 군사력 등을 통해 "현재와 예측가능한 미래까지 동북아와 세계의 안정과 안보에 주요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은 "장비 노후화 등에도 불구하고 규모와 전진배치 면에서 한국에 심대하고 즉각적이며 지속적인 위협"이라고 말했다.

그가 북한의 '위협'이라고 예를 든 것은 "세계 최대의 잠수함대"와 서울을 사정권에 둔 "약 250문의 장사포" 등이었다.

벨 사령관은 특히 북한에 "세계 최대인 10만 명의 특수부대"가 있다며 "이들 특수부대는 (평시엔) 정권 지원을 위한 전략 정찰과 불법 활동을 하고 있으며, 분쟁시엔 한국의 핵심 시설들에 대한 장거리 미사일과 대포 타격을 가하고, 한미연합사 지휘시설을 공격하며, 한반도 바깥으로부터 동맹군의 증원을 막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 현황에 대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질문에 "1990년대 후반까지는 그 미사일의 개발과 실험 활동이 상당히 활발했으나, 이후 지난 6-8년간은 그런 활동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국의 '자주국방'은 미국 정책과 일치"**

벨 사령관은 또 한국의 전력 증강 노력에 대해 "동맹들의 지역안보 역할 증대라는 미국의 목표와 부합한다"고 평가하고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한국 군사력 향상, 지역협력 확대 등 한국의 국가안보전략의 핵심요소들은 미국의 정책과 일치하므로 주한미군은 한국의 이러한 목표의 실현을 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벨 사령관은 한국의 자주국방을 위한 군사력 증강 현황을 설명하면서 올 6월 하순 완공을 목표로 신축 공사가 진행중인 한국 해군 제3함대 기지엔 "핵추진 항공모함이 정박할 수 있는 부두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전시작전권 이양과 관련해 벨 사령관은 "한국이 자국군의 전투를 독자적으로 지휘하고 미군은 해·공군 중심으로 지원하는 역할로 바꾸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시작전권을 전면 이양한다 하더라도 한반도 유사시에 미군과 연합작전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이날 청문회에 나온 윌리엄 팰런 미국 태평양군 사령관은 한국군의 방위력 증대를 전제로 주한미군 지상병력의 지속적인 감축을 시사했다.

팰런 사령관은 또 "한-미-일 3각 군사협력이 더욱 크게 증진되기를 바란다"면서 "우리는 한국의 시야가 (한반도 너머의) 지역 안보 및 안정으로 확대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팰런 사령관은 "한미동맹은 비재래식 위협들과 중국의 군사현대화, 남북한간 화해 가능성 등 변화하는 안보환경에 맞춰 적응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미국과 일본은 공동 작전 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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