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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이 광우병 쇠고기의 모르모트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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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이 광우병 쇠고기의 모르모트냐"

시민단체들 "캐나다 소는 위험하고 미국산 소는 안전한가"

최근 미국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가 발견됐음에도 정부가 "쇠고기 수입 재개 방침은 변함없다"고 밝힌 데 대해 시민단체들이 항의하고 나섰다.

'아이를 사랑하는 어머니들의 모임 수수팥떡'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한국생협연합회, 환경정의, 한살림 등 시민단체들은 17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느티나무 까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쇠고기 수입 재개 방침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농림부, 미국 쇠고기 현지점검 보류…수입중단 의사 없어**

이날 농림부는 미국 당국이 지난 14일 광우병에 감염됐다고 발표한 소의 나이가 아직까지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확인되지 못했기 때문에 당분간 미국산 쇠고기 수출작업장에 대한 현지검검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농림부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큰 점을 고려해 미국 측이 승인을 신청한 수출작업장 중 일부만 점검하려던 당초 계획을 바꿔 수출작업장 33개 모두를 현지점검할 계획이다.

그러나 농림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과 관련한 미국과의 협의에 따라 1998년 4월 이후에 태어난 소에서 광우병이 발생하지 않는 한 쇠고기 수입을 중단할 의사가 없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즉 갈비와 꼬리, 내장 등을 제외한 30개월 미만 소의 살코기만 수입하기로 했으며, 육골분 사료를 금지한 1998년 4월 이후에 태어난 소를 수입하기 때문에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주장이다.

***"1998년 이후에 태어난 소는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있나"**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을 연 시민단체들은 "정부의 주장은 대한민국 정부로서 취할 자세가 아니다"라며 "광우병 소고기 수입 조치를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미국은 아직도 동물성 사료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1998년 4월 이후에 태어난 소가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모든 동물성 사료를 금지한 유럽과 달리 미국 정부는 육골분(소뼈, 뇌) 사료를 금지했을 뿐 동물성 사료는 아직 허용하고 있다.

또 이들은 "30개월 미만의 소가 광우병에 감염되지 않았는지도 확신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유럽의 경우 나이에 관계없이 도살하는 모든 소에 대해 광우병 검사를 하지만, 미국은 30개월 미만의 송아지는 광우병 검사를 하지 않는데다 우리나라도 수입한 소에 대해 별도의 광우병 조사를 하지 않는다"면서 "소의 광우병 잠복기는 대체로 4~5년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에 감염되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의'살코기만 수입하면 안전하다'는 주장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보다 먼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한 일본과 홍콩은 살코기에 뼈가 붙어 있는 쇠고기가 들어와 수입을 금지했다"며 "미국정부의 검사필 증명서가 붙어 있는 쇠고기에서조차 뼈가 발견됐다는 것은 쇠고기 검사 과정을 믿기 어렵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또 "정부는 광우병 소가 발견됐다는 이유로 캐나다와는 소 수입 재개 협상을 중단하면서 미국산 소를 수입하겠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한미 FTA가 국민의 건강보다 중요한가"**

이들은 "정부가 '1998년 4월 이후 출생한 소'라는 미국과의 협의 문구에 매달려 1998년 4월 이후에 태어난 소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이번에 10살 된 소에서 광우병이 발견되었는데 1998년 4월 이후에 태어난 소는 안전하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규탄했다.

이들은 "정부는 한미 FTA 협상을 국민들의 건강권보다 우선시하는 것이냐"며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 조치를 전면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만약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재개하려 한다면 광우병으로부터 국민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관련 단체와 학계의 참여 속에서 수입기준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은 미국의 광우병 소고기의 모르모트가 아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지현 환경운동연합 생협환경국장은 "미국은 광우병 파동으로 국내에서도 현저히 소비가 줄어드는 쇠고기를 우리나라에 팔려고 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안전치 못한 쇠고기를 수입하고 국민에게 먹으라고 할 것이 아니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미국에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환경단체인 '환경정의' 내 아토피 아이 어머니들 모임인 '다음 지킴이'의 소혜순 운영위원은 "우리 국민의 식탁은 실험대가 아니며, 국민들은 광우병 쇠고기의 모르모트가 아니다"라며 "사전검사와 그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주 한국생협연합회 회장은 "한미 FTA 체결과정에는 관련 업계의 목소리뿐 아니라 이 FTA로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도 반영되어야 한다"면서 "앞으로 소비자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오는 20일 서울 광화문 동아면세점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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