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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한미 FTA 협상과 관련해 권한쟁의심판 청구에 참여한 당 소속의원 13명에게 경고조치를 취했다.

김근태 " 신중하지 못했다"

김 의장은 8일 오전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FTA에 대해 당론이 결정되지 않은 만큼 의견을 밝히고 토론을 하는 것은 당연하나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아주 다른 문제"라며 "부적절한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지적하며 신중하게 처신해 줄 것을 각별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여당 의원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내는 중요한 결정을 하면서 지도부와 상의하지 않은 것은 부적절했다"며 "어떤 문제든 이견을 낼 수 있고 소신을 밝힐 수 있으나 국정운영에 대해 정부와 공동 책임을 지는 것이 집권 여당 구성원의 마땅한 임무"라고 강조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도 "더 고민했어야 했고 더 신중했어야 한다"면서 "우리당 입장은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이 잘못되지 않도록 뒷받침해주자는 것이고 협상 결과의 윤곽이 드러나는 대로 당론을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우리는 국정운영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여당이며 당정 협의를 통해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면서 "느닷없이 야당과 함께 헌재에 심판을 청구하는 것은 많은 우리당 동료 의원을 실망시키고 맥빠지게 만들었다"고 질책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특별한 징계가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비상대권을 가진 지도부 전원이 경고조치를 내린 것은 어떤 징계보다 높은 수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송 취하할 생각 없다"

그러나 경고조치를 당한 일부 의원들은 지도부의 결정에 반발하고 나서 이 문제가 당내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심판 청구소송에 참가한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은 8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우리가 공식적으로 이야기는 안했지만 소송을 낸다는 것은 다 알고 있었던 사항"이라며 당의 경고에 불만을 표시했다.

임 의원은 "성명서, 글도 여러 번 쓰고 질의도 하는 등 여러가지 다른 방법을 써봤지만 우리 당내에서 본격적으로 이야기해 본 적이 거의 없었다"면서 "더 이상 어떤 방법이 없어 헌법재판소에 위헌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 의원은 "지금 소송을 취하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