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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창 "누구든 1% 승부…안철수 무너지면 문재인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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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송호창 "누구든 1% 승부…안철수 무너지면 문재인 손해" [열린인터뷰] "혁신 없는 정당하고 합치면 못 이겨"
무소속 서울시장 후보 캠프의 대변인에서 제1야당의 초선 의원으로, 다시 무소속 대선 후보 캠프의 선대본부장으로…. '정치인' 송호창의 첫 해는 그야말로 파란만장이었다. 스스로도 "팔자가 아주 드세다"고 했다. 그러나 누구도 이런 역정을 강요하지 않았다. 모든 것이 본인의 선택이었다. 민주통합당의 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한 지 반년 만에 당을 나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 쪽으로 간 것도 온전히 그의 선택이었다. 문재인 후보는 그의 탈당 소식에 "아프다"고 했다.

송 의원은 15일 <프레시안> 독자들과 함께 한 '월요살롱-열린인터뷰'에서 그는 쉽지 않은 선택을 한 '절박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제 가까운 가족까지 바보 같은 짓이라고 하는데도 이런 결정을 하게 됐다"며 "(선택이 옳았는지는) 최종적으로 결과가 말해줄 거라 본다. 이 문제는 옳고 그른 문제는 아니고 최종적으로 어떤 결론을 만드느냐가 답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가 밝힌 선택의 이유는 결국 '정권교체'다. 문재인과 안철수 두 후보 모두와 각별한 친분이 있는 만큼 그는 인터뷰 내내 두 후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상처 없는, '깨끗한 단일화'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단일화 과정에서 본인의 역할, 초선 의원으로서 바라본 '여의도 정치'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아울러 최근 펴낸 저서 <같이 살자>에서 언급한 대안 도시, 대안 정치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를 통해 그가 추구하는 정치가 무엇인지, 어떤 정치인을 꿈꾸는 지 짐작해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송 의원과의 '열린 인터뷰' 가운데 주요 내용이다. 인터뷰는 전홍기혜 정치팀장이 진행했다. 편집자주

▲송호창 의원 ⓒ프레시안(최형락)

"박근혜 집권하면 '인혁당' 사건 재현될 수도…"

프레시안 : 우선 지난 9월에 출간한 저서 <같이 살자>에 대한 질문부터 가볍게 드리겠다. 책 소개글을 문재인, 안철수, 조국 이분들이 썼다. 어떤 인연으로 소개글을 써준 건가.

송호창 : 작년 여름에 미국에서 귀국할 때 이미 원고를 다 써놓은 상태여서 기회 되는대로 추천사 쓰실 분들을 찾았다. 조국 교수는 미국 뉴욕에 있는 코넬대 방문연구원을 할 때부터 여러모로 도와주셔서 제일 먼저 부탁했다. 문(재인) 후보님은 민변에서 오랫동안 같이 지내면서 존경하는 선배이기 때문에 부탁했다. 안(철수) 후보님도 비슷한 시기에 말씀드렸던 것 같다. 원래 귀국하자마자 낼 계획이었는데 조금 있다가 서울시장 선거가 있었다. 그러다 2월에 북콘서트를 열까 했는데 또 이번엔 제가 총선에 나가게 돼서 그렇게 미뤄져서 이제야 나오게 됐다.

프레시안 : 책을 읽어보니 대단한 감수성의 소유자시더라. 어떤 내용을 담고 있고, 어떤 마음으로 쓰게 됐는지.

송호창 : 10여 년 간의 변호사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하면 다른 일을 하려고 스스로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쓴 책이다. 그땐 정치를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던…. 당선된 후에 (책이) 나오는 바람에 '정치인의 책'이 되어버려서 억울하다.(웃음)

제가 미국에서 살았던 '이타카'는 뉴욕주 코넬대학이 있는 작은 대학도시다. 거기서 저는 주민들이 여러 공동체를 만들면서 작은 가치들을 보호하고 협력하면서 도시 공동체를 풍요롭게 만드는 걸 봤다. 책을 다 쓰고 보니, 제가 어릴 때 살았던 한국의 공동체와 비슷하더라. 생각해보면 이 책의 내용보다 훨씬 안전하고 편안한 곳이었다. 그대로 복원만 시키더라도 세계에서 어디에 남부럽지 않은 공동체가 될 수 있을 거다. 공동체를 복원하고 지역공동체가 안전하고 풍요로울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프레시안 : 책에서 2011년 빈 라덴 사살 당시 얘기가 나온다. 당시에 오바마 정부가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관련자들 물고문을 했다는 얘기가 있었다. 최근 대선국면 관련해서 추재엽 양천구천장의 고문 사실이 확인돼서 구속됐는데, 일각에선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당선될 경우 시대가 역행하는 거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송호창 : 오바마 대통령을 좋아해서 전기도 몇 번 읽었다. 그런데 빈 라덴 사살작전을 할 때,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벙커 상황실에 앉아서 특공대 헬멧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찍힌 영상을 온라인 비디오 게임하듯이 봤다고 한다. 지금 미국도 대선이 진행 중인데 오바마가 '빈 라덴을 잡은 사람이 누구냐'며 자기의 가장 큰 업적으로 얘기하고 다닌다. 그걸 보면서 오바마라는 사람에 대해 한편으론 존경하지만 또 한편으론 상당히 실망했다. 그 나라 사람들의 특징이라면 그럴 수도 있긴 하지만 어쨌거나 우리에겐 익숙한 건 아닌 것 같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어떤 목적을 위해서 고문을 가하거나 그런 식의 인권침해를 하면서 권력을 남용하는 일이 과거에만 있었고 지금은 없다고 본다. 그런데 사실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게 제일 중요한 문제다. 특히 박근혜 후보가 유신시대 인혁당 사건을 얘기하면서 '두 개의 판결이 있지 않았느냐'고 했는데, 저는 상당히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꼈다. 단적인 예로, 대법관을 대통령이 임명한다. 유신 당시 억울한 사람들한테 사형 판결을 내린 사람들이 살아있는데, 만일 박 후보가 대통령되면 그 사람들이 대법관이 될 수 있다. 인혁당 사건을 재현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생긴다.

"모든 걸 다 던지지 않으면 아무 것도 구할 수 없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책에 마틴 루터 킹 목사 이야기를 길게 썼다. 킹 목사가 서거한 해에 미국 대선이 치러졌는데, 킹 목사 암살 뿐 아니라 로버트 케네디의 암살, 거대한 반전 시위 등 야권 지지자들이 결집할 계기가 있었음에도 결국 공화당의 닉슨이 1%차로 당선됐다. 올해 한국 대선을 떠올리게 하는 면도 많다. 현재 단순지지율 여론조사 봤을 때 새누리당이 높지만, 야권에선 역사적 시대적 요구를 어느 쪽이 담보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송호창 : 우리나라에서 보수의 힘은 참 강고하다. 시대와 나라를 초월한다. 진보세력은 이기면 겨우 1%, 지면 10% 이상 차이가 난다. 단순 통계만 보더라도 97년에 김대중 당선인이 37만 표로 이겼다. 그게 1%다. 2002년도 50만 표 정도 차이였다. 그런데 2007년은 500만 표 이상으로 졌다. 10%이상 차이다. 2002년에 (대선이) 얼마나 극적이고 드라마틱했었나. 바로 전날 정몽준 후보가 지지 철회하니까 전국에 여행 갔던 젊은이들이 투표하자고 다들 문자메시지 보내고 난리가 났었다. 그렇게 있는 힘을 다해서 이겼는데 겨우 1% 차이 승리였다. 그게 진보와 보수의 세력관계다.

누군가는 진보와 보수 관계를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비유한다. 항상 보수가 위에 올라가있고 진보가 아래 있어서 보수는 발끝으로 건드리기만 해도 쉽게 골을 넣는데, 진보는 웬만한 강슛이 아니면 골대 근처에 공이 가지도 않는다. 이변이 아닌 이상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승부는 너무 뻔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이명박 정부 기간 동안 더 급해졌을지도 모른다.

이번 선거는 올봄 총선이나 5년 전 선거나 10년 전 선거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만들어진 이후 지금까지 역사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한국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기회다. 기울어진 운동장 판을 바꿀 수 있는 기회다. 작년에 있었던 서울시장 선거 이후 박원순, 안철수 바람이라고 다들 애기하는데, 전 세계 정치사에서 이런 유례를 가진 나라가 없다.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수십 년 동안 전국정당이 있는 제1야당 후보를 무소속이 (야권단일후보 경선에서) 이겼다. 그리고 박 후보가 지난 4년간 차기 대통령으로 당연히 당선되리라 다 믿고 있었는데 (박근혜 대세론이) 뒤집어졌다. 그때 뒤집어진 상태를 1년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상대방은 정부 여당을 가지고 150명의 국회의원을 거느린 전국정당의 후보다. 그런데 안철수는 단 한 명의 개인이다. 그 개인과 전국정당인 여당의 대표와 지지율이 비슷한 상태를 1년 이상 끌고 온다는 건 전 세계 정치사상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다.

박원순이나 안철수가 미사여구로, 하기 쉬운 얘기로만 "국민들이 날 불러냈다"고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 종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조건을 만들었다는 것이 지금의 우리 상황이다. 그게 바로 시대정신인 것이다.

프레시안 : 9월 19일(안철수 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날)과 10월 9일(송호창 의원이 안철수 후보 캠프에 합류한 날) 중 언제가 더 긴장됐나.

송호창 : 희생이 필요한 것 같다, 정말 누군가의 목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불가피하게 제가 그 제물이 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제 처에게 물었더니 이렇게 말하더라. '그건 희생이 아니라 바보 같은 짓이다'라고.

그런데 서울시장 선거, 이번 봄 총선을 경험하면서 시대정신을 본 것 같다. 이제 새로운 변화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가 살 수 없다는 것을 작년부터 뼈저리게 느꼈다. 시장과 거리에서 직접만나고 이야기하면서 이 변화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면 '오피니언 리더'라면서 적극 발언하는 사람들 모두가 역사의 죄인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서울시장 선거를 도왔고 총선에 나선 것도 이 변화를 성공시켜야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낡은 용어로는 '정권교체'.

여당 후보가 또 다시 대통령 됐을 때 그 이후가 어떨지 상상도 하기 어려운 정도다. 극단적으로 필리핀이나 캄보디아와 같은 그런 사태를 우리도 맞을 수 있다는 심각한 위기의식을 갖게 됐다. 사실 다 아시는 것처럼 두 분(문재인, 안철수)이 나와 있고, 두 사람 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훌륭한 분들이라서 두 사람 사이에 딱 끼어있다. 팔자가 아주 드세다.(웃음)

어쨌든 힘을 합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제가 이번에 이런 결단 내리기 이전에 계속 중간에서 조정자 역할을 해서 두 사람이 편안하게 힘을 합치는 과정을 생각했었고, 그런 여지가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캠프가 만들어지고 본격화하면서 그 여지가 없어졌다. 사실 지지율이 떨어진 상태에서 단일화가 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최대한 끌어올려 단일화를 했을 때에만 1%의 여지를 갖고 이길 수 있다.

그런데 문 후보는 128명의 국회의원이 있는 전국정당조직을 갖춘 정당의 후보이고 안 후보는 현역 의원이 아무도 없다. 국정감사 때도 안철수 개인 신상털기에 새누리당 150명이 전력을 쏟았다. 안 후보가 계속 공격받게 되고 주저앉으면 가장 피해를 입는 건 민주당과 문 후보다. 여기가 주저앉으면 같이 주저앉는다. 그래서 누군가는 그런 일방적인 공격을 나서서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실 지역구나 이런저런 문제를 결정하고 발표하는데 여러 분들과 상의하지 못한 게 둘의 긴장관계가 심해져서였다. 이런 식으로 양쪽에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갈등관계가 만들어진 상황에선 제가 더 이상 제 개인의 정치적인 미래를 안전하게 보장받으면서 메신저 역할을 할 사정이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 노 대통령도 '모든 걸 다 던지지 않으면 아무 것도 구할 수 없다'고 하셨다. 저도 제가 가진 모든 걸 던져야 이 상황에서 뭔가 역할을 하리라 봤다. 그래서 주변 모든 분들이, 심지어 제일 가까운 가족까지도 바보 같은 일이라 해도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것이다.

지금부터가 더 중요한 것 같다. 많은 분들이 단일화 실패하면 어쩔 셈이냐고 하는데, 저는 꼼꼼하게 미래를 체계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당장 할 일만 생각한다. 실패 이후는 정말 제 머릿속엔 없다. 그렇기에 단일화하는 데 제가 할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6개월 간 본 민주당의 문제는…"

ⓒ프레시안(최형락)
청중 1 :
금태섭 변호사 기자회견 할 때 깜짝 출연해 놀랐다. 왜 그 자리에 함께 섰나. 당 지도부와 상의한 거였나.

송호창 : 당시 민주당 의원이 같이 서 있지 않았다면 그 문제는 안철수 개인만의 문제가 됐을 것이다. 본격적으로 캠페인이 시작되기도 전에 네거티브를 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한 것이었다. 후보도 아닌 사람에 대해 네거티브를 한다는 건 민주당에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당일 오전에 급박하게 연락이 와서 민주당 지도부와 짧게 회의하고 갔다.

청중 2: 송 의원이 중간에서 메신저 역할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한쪽을 버리고 다른 한쪽으로 갔다. 저로선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꼭 그래야 하셨나.

송호창 : 최종적으로 결과가 말을 해줄 거라고 본다.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 그렇기에 제가 그런 판단한 이유 정도만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 어느 한 쪽이 상처를 받고 계속 지지율이 떨어지는 가운데 단일화 됐을 땐 절대 이길 수 없다. 잘 보면, 제가 나온 시점이 문 후보 지지율이 쭉 올라가고 안 후보는 계속 국정감사에서 얻어맞으면서 지지율이 떨어지던 때였다. 떨어지는 사람을 빨리 구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청중 3 : '단일화'보다 '융합'이라는 표현은 어떤가. 사실 단일화 논의는 이른 감이 있고, 문 후보 쪽에서 조국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정치혁신위 구성을 제안했다. 실무진 차원에서 아젠다 별로 하나씩 협의해나가는 게 어떤가.

송호창 : 그 문제는 제가 민주당 있을 때도 계속 얘기를 했던 거다. 조국 교수와도 당분간은 단일화논의 해선 안 된다는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 단일화 논의를 먼저 하는 순간, 다른 어떤 행동과 정책을 발표하건 하나도 기사화되질 않는다. 국민들의 관심 밖에 놓인다. 그래서 (단일화를) 블랙홀이라고 한다.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는. 그렇기에 시점과 방법이 아주 중요하다는 건 조 교수나 문 후보나 안 후보나 공히 인정하는 바다. 우선 각자 후보가 어떤 장기가 있는지, 어떤 리더십이 있는지, 정책은 어떤지 보여주는 기간이 당분간 필요하다. 그 점에서 공히 다 동의하는데, 아마 지난주 서로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조국 교수와 문 후보 측에서) 조급해진 게 아닌가 싶다.

청중 4 : 민주당에도 계셨고 지금은 안 후보 캠프에 있는데. 정당 없이 국회의원도 안 한 학자 출신이 정말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송호창 : 경험이 있기에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이 있느냐, 경험이 없기 때문에 더 잘 할 수 있는가. 사실 이건 말장난인 것 같다. 그보단 어떤 철학과 원칙을 갖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대론 안 된다는 문제의식. 어떤 식으로든 바꾸겠다는 강한 의지. 또 이 사람이 자신의 철학과 원칙을 얼마나 말대로 지켜왔는가. (이런 것들이) 과거 경력에서 보인다고 본다. 일단 문 후보나 안 후보나 두 분 다 한 편으론 훌륭하지만 완벽하진 않다고 생각한다. 완벽하기 때문에 지도자 자격이 있는 건 아니다. 변화하고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의지와 원칙을 갖느냐 아닌가의 차이다.

최소한 한 가지는 얘기할 수 있다. 그간 살아온 궤적을 보면 말했던 것과 행동이 크게 불일치한 적은 없다. 이루겠다는 것 다 이뤄왔다.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들으면서 어떻게 하면 제대로 답을 할까, 그런 자세라면 기존 정치경험 없다 하더라도, 오히려 없기 때문에 훨씬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적합한 인물이 아닌가 싶다.

청중 5 : 정수장학회 녹취록 이슈가 오래갈 것 같은데 안 후보에게는 호재라는 생각이 든다. 이 기회에 내세울만한 게 있는지.

송호창 : 아직은 국정감사에 주력하고 있다. 캠프 회의나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조금씩 알아가고 적응하는 단계다. 아마도 전략을 갖고 있으리라 본다.

청중 6 : 6개월 간 본 민주당의 문제는 뭔가.

송호창 : 지금 말씀드리긴 미묘한 문제들이 있는데 그걸 빼고 말씀드리겠다. 문 후보가 항상 얘기하는 것 중 하나가 여의도 정치를 바꿔야한다는 것이다. 여의도정치가 정말 획기적으로 변신하지 않으면 아무런 전망도 만들어낼 수 없다고 하신다. 그런 문제점을 갖고 있는 게 현 정치권의 실정이다. 그런 상태에서 다시 정당과 함께 가야한다는 건 논리적으로 모순 아닌가. 변화한 정치권이 하나의 힘을 만들어서 국민들에게 우리가 한 번 해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하는 게 정답 아닌가. 스스로 변화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으면서 당선시켜주면 변화하겠다고 하면 못 믿는 거다.

정당이 없으면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하는데, 지금 그대로의 정당하고 합치면 그래도 못 이긴다. 정당도 필요하지만 그 정당의 혁신도 필요하다. 그 두 가지를 다 이루지 못하면 결국 우리는 이길 수 없다. 정당의 혁신과 변화가 둘을 합치도록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쟁점으로 가지 않고 (서로의) 발목을 잡는 논란으로 가고 있다. 그래서 (정당후보론을 국민들이) 불편해하고. 또 낡은 논쟁이 아닌가 생각한다.

ⓒ프레시안(최형락)
"정당 없인 못 이기지만 지금 정당하고 합쳐도 못 이겨"

청중 7 :
의원님께선 감시영역에 오래 계시다가 제도권 영역에 안착했고, 또 새롭게 무소속 후보를 지지한다. 새로운 영역 개척한다고 생각한다. 시민사회영역이 제도권으로 가는 데 대한 비판이 있다. 시민사회가 이제 제도권 정치를 바꿔야한다고 생각하신 건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었던 건가?

송호창 : 시민단체가 바깥에서 제도권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건 당연하고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거기에만 국한돼있어선 안 된다. 현실적으로 얘기하면 시민사회정치권 모두 새로운 인물들이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물이 고여있는 거다. (정치인으로) 있었던 사람들도 교체가 돼야 시민사회에 있던 사람들이 또 들어오고, 그러면서 서로 상호보완 작용을 할 수 있다.

청중 8 : 야권 지지자 중에도 이질적인 두 종류가 있다. 문재인으로 대표되는 민주화 세력과 안철수로 대표되는 미래 세력이다. 그런데 사실 문 후보로 단일화 됐을 때는 미래 세력들이 기권할 가능성이 있다. 그 부분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나?

송호창 : 누가됐든 결국 '1% 승부'다. 모든 힘을 끌어 모으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후보 상관없이 문 후보 뿐 아니라 같이 있는 사람들. 안 후보와 같이 있는 사람들 모두가 힘을 모으도록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지금은 다짐하는 수준밖엔 얘기 못한다. 힘을 하나로 모으기 힘들어진 상황이 됐을 때, 그럴 때 어떤 판단하느냐가 중요할 거다.

청중 9 : 안 후보가 '이념은 낡은 것'이라고 명제를 뒀다. 안 후보의 '탈이념' 성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송호창 : 진보와 보수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를 버리라는 게 아니라 각각의 가치를 과거 방식으로 끌고 와선 아무도 설득할 수 없다. 저도 지금까지 한 번도 스스로를 진보주의자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 마찬가지로 한 번도 보수주의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환경문제에 있어선 아주 보수적인 사람이고 경제나 사회문제에 대해선 아주 진보적이다. 영역별로, 분야별로 사람의 생각이 다 다를 수밖에 없다. 하나로 뭉뚱그려서 진보, 보수. 이렇게 규정하고 싸워선 안 된다.

청중 10 : 안 후보 쪽에서 민주통합당에 숙제를 내줬다. 정당혁신이 주 내용인데, 잘할 것 같나.

송호창 : 안 후보가 내준 숙제가 아니라 국민이 정치인들에게 던진 숙제다. 그걸 박근혜 후보는 혼자 풀고 있는 거고, 이쪽(야권)에선 두 사람이 같이 풀어야한다는 것이다.

청중 11 : 초선 국회의원으로서, (선배 정치인으로부터) 어떤 건 본 받고, 어떤 건 본받지 말아야할 지 얘기한다면?

송호창 : '300명의 정치인이 다 똑같다'고들 얘기한다. 근데 그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정치에도 희망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시대와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이렇게 이야기하니 더 기성 정치인 같은 멘트가 되어버렸네요. 하하(웃음)

프레시안 : 결코 쉽지 않은 자리였는데, 참석해 주셔서 감사하다. 이번 대선에서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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