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atest Palestinian Skirmish: A New Ballgame?)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최근 무력 충돌을 전세계가 지켜봤다. 무르시(Mohamed Morsy) 이집트 대통령이 휴전을 중재하는 과정을 모두가 숨죽여 지켜봤으며 휴전은 일단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스라엘을 제외한 세계는 어려워 보였던 휴전을 성사시킨 무르시 대통령을 칭찬했다.
그러나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우리는 4명의 주요 행위자들이 각각 이번 충돌에서 무엇을 얻고자 했는지를 자문해봐야 한다. 그 4명의 행위자는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총리, 오바마 미국 대통령,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 그리고 하마스 지도부다. 그들 모두는 각자 다른 것을 원했다.
▲ 왼쪽부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모하메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 칼레드 마샤알 하마스 정치국 위원장 ⓒAP=연합뉴스 |
네타냐후 총리부터 살펴보자. 그는 총선을 앞두고 있으며 압승을 원한다. 그런데 지금 당장 그는 이란을 공격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는 세계의 관심을 팔레스타인에서 이란으로 돌리고 싶어 했다. 그래서 늘상 써먹던 민족주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테러리스트 하마스를 타도하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미국에 대해서는 '우리를 100% 지원하는 편이 나을 걸. 아니면 지금 당장 이란을 폭격해 버릴 거니까" 라고 협박을 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문제에 부딪혔다. 하마스가 예전보다 군사적인 측면에서 더 강해진 것이다. 그들은 실제로 텔아비브(Tel aviv)와 예루살렘(Jerusalem)에 로켓을 떨어뜨릴 수 있었다. 그렇다. 물론 이 로켓들은 미국이 이스라엘에 제공한 새로운 미사일 방어시스템 아이언 돔으로 막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공방은 다가올 미래에는 이스라엘도 안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군사적 경고였다. 게다가 이번 무력충돌의 책임을 놓고 하마스가 아니라 이스라엘이 전 세계의 (가장 중요하게는 서유럽의) 비난을 받았다. 이스라엘의 평판은 나빠졌고 앞으로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네타냐후는 물러설 수밖에 없었고, 이전에는 이스라엘이 결코 언급조차 하지 않았을 내용이 담긴(최소한 문서 상으로는) 휴전안에 동의했다.
오바마는 어떤가? 이번 충돌은 그가 결코 원치 않았던 사건이었다. 그는 현재 미국 내에서 중요한 정치투쟁을 벌이고 있으며 더이상 해외에서의 군사적 개입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물론 그는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해야만 했다. 그래서 그가 시도했던 것은 무엇인가? 매우 간단하다. 미국이 사태 해결에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과시하려 했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이스라엘로 보내 미국이 네타냐후를 지지하고 있음을 과시했다. 그런 다음 클린턴은 라말라(Ramallah)를 방문해서 마무드 압바스(Mahmoud Abbas)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미국은 여전히 2개 국가 방안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아바스 수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번 충돌과 아무 관련이 없는 행위자라는 점이다. 물론 클린턴 국무장관이 가자지구로 가서 휴전을 중재할 수는 없었다. 미국은 하마스를 공식적으로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결국 오바마와 클린턴은 미국이 필수적인 나라가 아닐 뿐더러 이번 무력 충돌의 유관 당사자도 못 된다는 사실을 전세계에 알린 꼴이 됐다.
이집트의 행동의 목표는 무엇이었을까. 무르시는 두 가지를 원했다. 첫째로 그는 이집트가 최소한 중동에서만큼은 없어서는 안 될 국가라는 것을 보여주길 원했다. 두 번째로 그는 세계의 관심이 이란과 시리아에서 팔레스타인으로 옮겨지길 바랐다. 첫 번째 목적은 완전히 성공했다. 두 번째 목적도 거의 성공했다. 무엇보다도 이번 사태가 발생할 동안 사우디아라비아가 얼마나 조용했는지가 주목할 만하다. 그들은 처음부터 거의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서방에서는 무르시 대통령이 휴전 며칠 후에 발표했던 내부 헌법 개정안으로 인해 그가 승리를 내던져 버렸다고 생각하고 있다. 사실 그는 이제 국가의 절반이 연합해 그에게 반대하고 있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그에게 맞서 시위를 하고 있는 절반의 이집트인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권위에 대항했던 68혁명의 계승자들인 젊은 층이 잡다하게 뒤섞인 연합체다. 전통적으로 시장을 지향하는 자유주의자들, 나세르(Nasserite)주의를 따르는 민족주의자들, 좌파 진영, 그리고 무바라크 정권의 잔당들이다.
중요한 것은 이들 모든 그룹들이 어떤 식으로든 서구적 가치들에 충실하다는 점이다. 반면 무르시는 이들에 대항하여 토착적 아랍-이슬람의 가치, 그동안 무슬림형제단이 한결같이 표방해왔던 가치들을 대변한다. 무르시는 그가 나라 밖에서 했던 일을 내부에서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 미국이 아닌 이집트가 중재자가 되려 한다. 그리고 이집트 내부에서 (비록 온건한 형태일지라도) 이슬람 율법이 승리할 것이다. 그의 이같은 입장은 폭넓은 호소력을 갖고 있다.
하마스에 대해 말하자면, 그들은 자축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그들과 타협을 해야만 했다. 그들은 압바스를 하찮은 존재로 만들었다. 미국 역시 그들과 협상을 시작해야만 할 것이다. 그들의 미래에는 오직 낙관만 있을 뿐이다.
* <월러스틴의 '논평'>은 세계체제론의 석학 이매뉴얼 월러스틴 예일대 석좌교수가 매달 1일과 15일 발표하는 국제문제 칼럼을 전문번역한 것입니다. <프레시안>은 세계적인 학자들의 글을 배급하는 <에이전스글로벌>과 협약을 맺고 월러스틴 교수의 칼럼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 * 저작권 관련 알림: 이 글의 저작권은 이매뉴얼 월러스틴에게 있으며, 배포권은 <에이전스 글로벌>에 있습니다. 번역과 비영리사이트 게재 등에 필요한 권리와 승인을 받으려면 [email protected]으로 연락하십시오. 승인을 받으면 다운로드하거나 전자 문서로 전달하거나 이메일로 보낼 수 있습니다. 단 글을 수정해서는 안 되며 저작권 표시를 해야 합니다. 저자의 연락처는 [email protected]입니다. 월러스틴은 매월 2회 발행되는 논평을 통해 당대의 국제 문제를 단기적인 시각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망하고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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