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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북 에너지 지원 중단 시사…회담 결렬에 '보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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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북 에너지 지원 중단 시사…회담 결렬에 '보복성' 테러지원국 해제는 번복 없을 듯
검증의정서 채택을 목표로 한 6자회담이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난 가운데 미국이 대북 에너지 지원 중단을 시사했다. 그러나 미국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북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에너지 지원 재검토 시사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그들(북한)이 우리와 협력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문서화하려고 하지 않아 회담이 후퇴했기 때문에 우리는 전에 밝힌 '행동 대 행동'에 대해 뭔가를 다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리노 대변인은 그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분명히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는 에너지 지원"이라고 언급해 대북 중유 지원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번 6자회담에서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참가국 5개국이 검증의정서에 모두 합의했기 때문에 북한은 열려 있는 문으로 걸어 나오기만 하면 되는 기회가 있었다면서 합의를 이루지 못한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이후 국무부도 대변인 성명을 발표해 "러시아가 다음 달 중유를 선적할 예정"이라며 "6자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태도를 감안해 상황이 재검토중에 있다"고 밝혔다.

당일 발표된 '의장성명'과도 충돌

검증의정서 채택이 안 된 것을 문제 삼아 경제·에너지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당초 한국의 아이디어였다.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6자회담 첫날인 지난 8일 검증의정서 채택과 경제·에너지 지원을 연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6자회담의 합의상 경제·에너지 지원은 영변 핵시설 불능화에 대한 상응조치로만 연계돼 있고, 합의문 어디에도 검증의정서 채택이 에너지 지원의 조건으로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합의 위반 논란을 낳았다.

6자회담 마지막날인 11일 발표된 의장성명에도 "참가국들은(…) 불능화와 중유 100만 톤 상당의 경제·에너지 제공을 병렬적으로 이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되어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미국이 실제로 중유 지원을 중단한다면 부시 행정부에서 끝내 2단계 불능화를 달성해내지 못한데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평가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검증의정서 채택에 실패했더라도 에너지 지원만 꾸준히 되면 불능화 작업이 계속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지원 중단을 시사하는 것은 북한의 불능화 중단이나 원상복구 등 선제 행동을 촉발시켜 북핵 프로세스를 총체적으로 파탄시킬 수 있다.

검증의정서 채택과 에너지 지원의 연계 방침을 밝혔다가 미국의 반응이 미지근해 잠시 신중 모드로 돌아섰던 한국은 미국의 이같은 입장 변화에 적극 호응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경제·에너지 지원 실무회의 의장국이면서도 청와대의 강경 방침에 따라 스스로의 지원 의사를 상실한 상태다.

▲ 지난 11일 6자회담장에서 고심하는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 그가 귀국하는 대로 미국의 조치가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없을 듯

한편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다음 (대응) 단계가 무엇이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면서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도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는 법과 사실에 근거를 두고 취해진 조치라면서 북한이 테러지원국 해제와 관련된 법적 요건을 충족하기 때문에 북핵 검증의정서 채택 실패를 테러지원국 재지정과 연계할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북한은 불능화에서 상당한 양보를 했고 또 검증의정서에 대한 우리 의견에 동의를 했었다"면서 "개별적인 행동을 연계시켜 이번 과정의 초기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원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회담 결렬을 "연기된 것"이라고 표현하면서 수석대표들이 각자 귀국해서 이번 회의에서 제안된 내용을 숙고하는 중재의 시간을 갖는 것이며 이 시간이 얼마가 될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그렇다고 해서 부시 행정부에서 6자회담이 끝난 것은 아니라면서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북한의 대응을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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