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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사 "반기문, 천성적으로 미국 동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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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사 "반기문, 천성적으로 미국 동조자" 위키리크스 폭로 전문…"YS, 대부분 사안에 '매우 제한적' 지식"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대사는 2006년 반기문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이 유엔(UN)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그의 당선이 미국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이를 미 본국에 보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정보공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비밀 외교전문(電文)에 따르면, 버시바우 전 대사는 반 총장의 이력을 자세히 언급하며 "그는 미국 정부와 미국의 가치, 국민들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며 "더 중요한 것은 그가 천성적으로(naturally) 미국의 모든 것에 동조적이라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버시바우 전 대사는 "이라크 파병과 주한미군 기지 문제 등 미국이 한국에 필요한 것이 있을 때면 우리는 반 장관을 찾았고, 그는 언제나 동조적이었고 도움이 됐다"며 "반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으로 당선돼도 그와 미국 정부의 (우호적인) 관계는 변함없을 것"이라고 본국에 보고했다.

이 전문은 2006년 7월 18일 작성됐으며, 버시바우 전 대사가 직접 '3급 비밀'(CONFIDENTIAL)로 분류했다. (☞)

▲ 2006년 12월 한 행사장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미대사. ⓒ연합뉴스

美대사가 본 반기문,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의 '솔직한' 인물평

전문에는 버시바우 전 대사가 본 반기문 당시 외교장관의 솔직한 인물평도 실렸다. 버시바우는 유엔 사무총장 선거에서 반 장관이 외교부 인사시스템 개편 등 자신의 '개혁적' 성과를 강조하고 있지만 "그가 예산의 대폭 삭감 등의 사태에 직면한 적이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반 장관은 구조조정의 경험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 장관은 한국 엘리트 교육의 산물"이라며 "한국 외교부 시스템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버시바우는 "반 장관은 한국 장관들 중에서는 처음으로 주간 정례브리핑을 실시한 인물"이라며 당시 기자들의 질문을 잘 피해간다고 해서 얻은 '미꾸라지'라는 별명을 언급했다. 그는 "'조정자', '협상의 명수', '미꾸라지' 등의 평판을 얻고 있는 반 장관이 성공적인 경력을 쌓은 것은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능력에 힘입은 바 크다"며 "이는 그의 지적 능력이나 이해력을 비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가 매우 숙련된 외교관이며 협상 능력이 대단히 뛰어나고 조직을 잘 통솔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반 장관은 세 명의 매우 다른 대통령들과 함께 일하면서도 각 정권 모두에서 고속 승진했다"는 점에 주목하기도 했다. 그는 이같은 평가를 내리며 세 명의 전직 대통령에 대해 간략한 인물평을 곁들여 주목을 끌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 그는 "보수적이고 다혈질(hot-tempered)이며, 대부분의 정책 사안에 매우 제한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혹평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세계적 정치 명사이며 외교정책의 모든 측면에서 능숙했다"고 평가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고졸 출신이며 국제 무대에서는 신참자지만, 확고한 신념과 관점을 지닌 인물"이라고 적었다.

반기문의 '놀라운' 연설, 선거용?

전문은 반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 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시사하며, 같은해 6월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HRC) 출범 행사에서 북한에 대한 강경한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 역시 북한 내 인권상황을 방관했다는 한국 정부와 자신에 대한 비난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였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버시바우는 참여정부 시절인 당시 한국 정부는 북한 인권에 대해 매우 신중한 태도를 취했고 유엔에서 이뤄진 북한 인권 관련 결의안에서도 기권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반 총장이 직접적으로 북한의 인권 상황을 비난하고 국제사회와 인권문제에 관한 대화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 것을 '놀라운 행보'(surprising step)라고 평했다.

그는 반 장관이 자신을 만난 자리에서 선거 결과는 미국과 중국의 입장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만약 미국이 애매한 태도를 취한다면 자신의 후보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며 우려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반 장관이 유엔 안보리 회원국들의 자신에 대한 지지의 진위에 의문을 가졌으며 북한 미사일 문제와 일본과의 영토분쟁 등이 자신의 당선에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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