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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대립, 오바마에 부메랑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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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대립, 오바마에 부메랑 될 수도" 대선 앞두고 딜레마 봉착…이란도 강온 양면 대응
이란 사태로 인한 긴장이 지속되면서 이달 말로 예정된 국제원자력기구(IAEA) 대표단의 이란 방문이 새로운 전기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런 가운데 이란도 미국도 상황 타개를 위한 뾰족수를 내지 못하고 있다.

먼저 이란은 핵 문제에 대해서는 다소 전향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핵협상 재개 의지를 밝힌데 이어 IAEA 대표단을 수용하면서 이들 대표단과 '어떤 문제든'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란의 알리 아스가르 솔타니에 IAEA 주재 대사는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IAEA의 권한 범위 내에서 그들이 관심을 가지는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준비가 돼있다"면서 "건설적이고 전문적이며 기술적인 만남이 되리라고 낙관한다"고 말했다.

솔타니에 대사는 이란 <파르스> 통신에 "이번 방문은 이란의 핵 활동이 투명하고 IAEA와 협력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신호"라고 주장했다. 이란 측은 헤르만 넥케르츠 IAEA 사무차장이 이끄는 대표단이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 간 자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란은 서방의 원유 수출 제재나 핵과학자 암살 문제에 대해서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란은 자국산 원유에 대한 금수 조처가 취해질 경우 국제 시장에서 빚어질 공급 부족분을 대신 메우겠다고 밝힌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사우디의 알리 알나이미 석유장관은 이란의 수출량에 해당하는 일일 260만 배럴까지 원유를 증산할 수 있다고 말했었다.

또 이란은 지난 11일 핵과학자 모스타파 아마디 로샨의 암살을 계기로 핵과학자들의 경호를 강화키로 했다. 이란 <IRNA> 통신에 따르면 모하마드 레자 라히미 제1부통령은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핵 프로그램 종사자는 특별한 보호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로샨의 암살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음모'라고 비난하고 있고, 한편에서는 이란의 보복성 공작이 행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날 터키 정보당국이 자국 내 미국 시설물에 대한 이란의 공격 계획을 포착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은 이같은 불안을 더욱 가중시킨다.

터키 일간 <투데이즈 자만>은 이란 최정예군인 혁명수비대의 외곽조직 '쿠드스'가 터키에 소규모 조직을 파견해 시위를 부추기고 미 총영사관 및 대사관 등에 대한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터키 보안정보국(EGM)이 밝혔다고 전했다. '쿠드스'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직접 지휘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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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이 지난 8일 우라늄 농축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힌 이란 콤 지방의 파르도 시설. ⓒAP=연합뉴스
                            NYT "오바마, 딜레마에 빠졌다"

                            상대편인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 제재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분석기사에서 "미국과 이란의 대립 격화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정치적 위협"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같은 상황은) 경제 회복에 타격을 입히거나 또는 자신의 확고한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손상시키거나 하는 양자택일을 강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연말 서명해 오는 6월 발효되는 '국방수권법안'은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모든 경제 주체는 미국과 거래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6월은 대선을 위한 선거전이 한창일 때라는 것이다. 이 민감한 시기에 오바마는 몇몇 친밀한 동맹국을 포함해 이란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나라들에 대해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사실 백악관은 이란 제재 법안에 끝까지 반대하는 입장이었으며 이를 밀어붙인 것은 행정부라기보다는 의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바마가 법안에 결국 서명한 것은 원유시장에 미칠 충격을 고려해 제재 발효를 연기하거나 몇몇 국가들에게 '예외'를 허용할 수 있도록 하는 수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신문은 "이 두 가지 '탈출구' 중 하나라도 사용하게 된다면 오바마는 '이란에 대해 유약하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공화당은 오바마를 '약한 지도자'라고 비난하고 있으며 유력 대선 주자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지난 11월 "오바마가 당선되면 이란은 핵무기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게다가 예외를 허용해 제재의 효과가 약해진다면 이스라엘이 결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미국의 골칫거리다. 공화당 마크 스티븐 커크 상원의원(일리노이)은 "첫 번째 예외를 허용하게 되면 이는 무수히 많은 예외를 낳게 돼 정책을 망칠 것"이라면서 "정책이 망쳐질수록 이스라엘의 군사행동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이란에 대해 초강경 자세를 보이는 이스라엘과 최근 정책상 이견을 노출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모세 얄론 전략사무담당 장관(부총리)은 지난 15일 미국의 "망설이는" 태도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제재를 강하게 밀어붙이자니 국제 유가 상승이 걱정된다. 현재 미국 경제는 회복의 기미를 거의 보이지 않고 있으며 특히 실업률은 단기간 내 나아질 전망이 없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여기에 원유값 상승으로 인한 충격파마저 밀어닥친다면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워진다. 특히 올해 11월 대선의 핵심 이슈는 '경제와 일자리'가 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제재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두 개의 전쟁'을 포기하면서 국방비마저 대폭 축소하기로 한 미국의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군사적 대응은 결코 답이 될 수 없다. 또 협상을 통한 핵 문제 해결 방안 역시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에게 '유약하다'는 공격의 빌미를 줄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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