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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의 광주' 홈스서 흉흉한 학살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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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의 광주' 홈스서 흉흉한 학살극 국제사회 '각개전투식' 해법 성과는 미지수
대규모 유혈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시리아 상황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가 나름대로의 해법을 찾기 위해 분주하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리아에서는 인명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런던에 소재한 시민단체 '시리아 인권관측소'는 8일 시리아 전역에서 최소 58명이 숨졌다며,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중부의 홈스에서만 5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한 현지인은 탱크, 박격포, 대포와 중기관총 등이 공격에 동원됐다고 말했다.

영국 <BBC> 방송도 현지발(發) 보도에서 탱크의 존재를 확인했다. 외신 기자로서는 이례적으로 홈스 외곽 지역에서 취재를 하는 이 방송사의 폴 우드 특파원은 정부군에 편제된 러시아제 탱크들이 홈스의 주거 지역에 포탄을 퍼부었다고 전했다.

우드 특파원은 "저격수들도 총을 쏘고 있고 의도적으로 민간인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노년 여성과 남성이 교차로를 건너다 저격수의 총에 맞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 상황에 대해 "나다니기가 매우 어렵다"면서 "어제 내가 인터뷰한 지역 주민은 빵을 구하러 도시를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오늘 보니 총에 맞아 병원에 누워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사람들이 극도로 공포에 질려 있고 히스테리가 퍼져 있다"면서 계속된 교전의 결과로 "온갖 종류의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시리아 정부의 부추김을 받은 무장 집단 '샤비하'가 가가호호를 돌며 사람들을 살해하고 있다거나, 병원 인큐베이터 전기가 끊겨 18명의 영유아가 숨졌다는 소식, 또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소문 등이 돌고 있다는 것이다.

한 홈스 현지 활동가는 "비참한 상황"이라면서 "물도 음식도 의약품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활동가는 "의사들은 5일 내내 쉬지도 못하고 부상자들을 치료한 끝에 기진맥진했다"면서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더러 홈스에 와서 하룻밤만 지내며 우리가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 보라고 하라"고 말했다.

이는 전날 라브로프 장관이 바사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만남을 갖고 알아사드 정권과 반정부 세력 간의 대화 필요성을 제기한데 따른 것이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이 만남에서 유혈사태 종식을 위해 전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지만 다음날에도 시리아군은 반정부 세력에 대한 공세를 지속적으로 강화했다.

▲포격으로 파괴된 시리아 중부 홈스의 바브 아므르 지구. 사진 왼쪽 아래 사람의 손에 들린 것은 박격포탄의 탄피 부분이다. ⓒ로이터=뉴시스

미국은 러시아가 제안한 알아사드 정권과 반정부 세력 간의 대화 필요성을 일축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알아사드가 대화의 기회를 이미 놓쳤다고 말했다. 카니 대변인은 "(대화를 위한) 기회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알아사드가 이미 선택을 했다는 것은 명확하며, 그 선택으로 인해 무고한 어린이들을 포함한 많은 시리아인들이 숨졌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라브로프 장관과 미하일 프라드코프 해외정보국(SVR) 국장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파견, 알아사드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지 않고도 사태를 수습할 방안을 모색했지만 홈스의 상황 악화와 미국의 거부로 노력이 무색해졌다. 시리아 반정부 세력도 알아사드의 퇴진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대화 제의를 사실상 거부했다.

미국 등 서방국들은 지난 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시리아 결의안 채택에 실패한 이후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제안한 국제 연대체 설립 구상도 힘을 받고 있다. 지난 5일 독일의 귀도 베스터벨레 외무장관은 '국제 연락그룹' 구성을 제안했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이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동 국가들도 나섰다. 터키는 서방 국가들이 중심이 돼 추진되는 국제 공조에 동참할 뜻을 비쳤다.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 외무장관들도 시리아 사태 논의를 위해 오는 12일 이집트에서 회동을 가질 예정이며, 앞서 시리아에 파견한 감시단을 철수시킨 아랍연맹(AL)도 감시단을 재파견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나빌 알아라비 AL 사무총장이 유엔-AL의 합동 감시단 파견 등 유엔의 도움을 요청했다면서 "(유엔은)실질적 진전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며칠 내로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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