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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협력사 직원 결혼 여부까지 파악해 직접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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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협력사 직원 결혼 여부까지 파악해 직접 관리" 삼성전자서비스 위장 도급 의혹 더 짙어져…삼성 측 "관리한 적 없다"
위장 도급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업무 처리 능력 등에 대해 등급을 매겨 직접 관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민주당 은수미 의원은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직원과 본사 소속 직원을 통합해 관리한 증거로서 '삼성전자서비스 통합 전산 시스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삼성전자서비스는 △각 협력업체에 본사 여느 부서와 마찬가지의 코드를 부여하고 △협력업체 사장과 CS엔지니어들에게 본사 직원과 동일한 종류의 '사번(사원 번호)'을 부여해 관리했다. 또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개인 및 인사 정보를 세세히 축적했으며 △CS엔지니어의 업무 능력 등을 직접 평가·관리하기까지 했다.

이는 협력업체에 인력 운용 독립성이 있다는 그간의 삼성 측 주장과는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으로, 위장 도급 의혹에 더욱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삼성, 협력사 노동자들의 학력·혼인 여부·차량 번호까지 관리"

▲ 삼성전자서비스 통합 전산 시스템 화면 갈무리. ⓒ민주당 은수미 의원실 제공

은 의원이 입수해 공개한 삼성전자서비스 통합 관리 시스템 매뉴얼을 보면, 삼성전자서비스는 전체 조직을 △조직 목록 △협력사 목록 △CS엔지니어 목록 △CS엔지니어 능력 등으로 구성해 세밀하게 관리했다.

이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CS엔지니어 목록'이다. 분석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성명, 주소, 연락처, 학력, 전공, 졸업 연도, 혼인 여부, 생년월일 등의 기본 정보를 모두 전산에 등록해 관리했다.

또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기본 활동 지역, 수리 부문(가전·무선·컴퓨터·전화), 급여 구분, 사용하는 PDA 번호, 이동 수단, 차량 번호 등의 업무 정보도 전부 전산에 등록됐다.

이와 같은 통합 관리를 위해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삼성전자서비스가 정한 "소정의 양식(CS엔지니어 신청서, 이력서, 주민등록등본, 사진 등)"을 각 센터(협력업체)에 제출했다. 그러면 각 지사(본사)가 이를 심사해 전산에 등록하는 절차를 따랐다.

시스템 매뉴얼은 이런 정보 등록에 대해 "소속(본사 또는 협력사)이나 업무(수리기사, 상담원, 스태프)에 제약을 받지 않고 모든 인원을 등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관리한 적 없다…현재는 폐기된 시스템"

ⓒ민주당 은수미 의원실 제공

이에 더해,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능력 등의 항목에 관한 등급을 기입하는 칸도 전산 시스템에 별도로 마련해 관리했다.

시스템 매뉴얼은 "그들(협력업체 노동자)의 능력에 대한 제반 정보가 관리되어야 한다. (중략) 이들의 중수리, 크레임처리, VIP처리 여부 등을 관리해 CS엔지니어 스케줄에 반영토록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해당 항목을 설명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인사 및 노무 관리 정보는, 협력업체에 경영 독립성과 자율성이 있다면 애초에 불필요한 절차다. 삼성의 주장대로 인력 운용을 협력업체가 전담한다면,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업무 능력까지 세세하게 관리할 필요가 애초에 없다.

은수미 의원은 이 자료를 공개하며 "삼성전자서비스가 2000년대 초반부터 협력업체와 본사 사이에 경계를 두지 않고 실질적 사용자로서 지위를 누려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삼성전자서비스는 고용노동부의 수시근로감독에 성실히 응한다는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최근 설립된 노동조합과 성실히 교섭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영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지회장은 "협력업체 노동자들을 그렇게까지 관리했다니, '관리의 삼성'답다"며 "삼성전자서비스는 위장 도급을 인정하고, 교섭에 나와 일류 기업다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라"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서비스 측은 <프레시안>에 처음에는 "현재로선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가, 그 후 "협력업체의 신상 정보를 관리할 필요도, 관리한 적도 없다"고 밝혀왔다. "인력 관리를 위한 시스템이 아니라 AS 접수를 협력업체로 이관하는 시스템"이며 "2001년도에 만들어졌으나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2006년도에 재구축됐고 현재는 폐기된 시스템"이라는 해명이다.

그러나 은 의원 측은 삼성의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은 의원 측은 "2006년에 재구축된 시스템은 윈도우 기반에서 모바일 기반으로만 변경됐을 뿐, 관리 내용은 그대로"라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서비스 측 해명대로 "AS 접수를 협력업체로 이관하는 시스템"이라면, 왜 그렇게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인적 사항에 관한 정보를 많이 필요로 했는가 하는 의문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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