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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삼성전자서비스, 위장도급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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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노동부 "삼성전자서비스, 위장도급 아니다" 수당 미지급 등만 적발해 시정조치…노동계 "전형적인 재벌 봐주기"
위장도급 비판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서비스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16일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파견법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는 수시근로감독 결과를 내놨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 은수미 민주당 의원 등은 정부가 "삼성전자서비스 20년 불법 고용에 면죄부를 줬다"며 "전형적인 대기업 봐주기 부실 감독 결과"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동부는 지난 6월 24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약 두 달 간 그간 제기된 위장도급 의혹과 관련한 근로 감독을 벌였다. 감독 대상 사업장은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지사 3개소, 지점 3개소, 직영 센터 2개소, 콜센터 1개소, 협력업체 A/S 센터 3개소(9개 협력업체)였다.

고용노동부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불법 아니다"

조사 결과, 노동부는 △협력업체가 자기 자본으로 회사를 설립하고 있고 △각 협력업체가 자체적으로 노동자를 채용하고 취업 규칙을 제정·운영하며 △협력업체가 근로자들의 임금 등 근로조건을 결정하고 △협력업체 이름으로 4대 보험에 가입하고 각종 세금을 납부하고 있어, 협력업체의 독자적 경영이 인정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업무수행 장소가 원청과는 분리되어 있고, △원청이 협력업체 근로자에 대한 작업 물량 배정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있으며 △협력업체 대표 등이 자체적으로 개별 근로자의 자격·능력 등을 고려해 작업 배치와 변경권을 행사하고 있고 △협력업체 대표가 근태 관리 및 업무 수행과 관련된 조회 등을 통하여 개별적·구체적 업무지시를 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이 같은 판단을 함에 있어 노동부는 '근로자 파견의 판단 기준에 관한 지침'에 따랐다고 밝혔다.

"논란의 여지 남아있다" 자인

눈에 띄는 지점은, 노동부가 이번 감독 결과를 발표하며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다"고 수차례 자인한 대목이다.

노동부는 △협력업체가 사용하는 사무실 및 기자재 등을 (삼성전자서비스가) 일부 무상 제공하고 △도급 계약에 근거해 고객의 수리 비용을 원청 계좌에 입금하는 등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원청(삼성전자서비스)이 제공한 전산 시스템과 업무 매뉴얼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고 △원청에서 협력업체 근로자들에 대한 평가를 통해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으며 △원청에서 실적 독려 등을 위해 일부 협력업체 근로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는 등의 "논란의 여지"도 인정했다.

노동부가 열거한 이 '논란의 여지'들은, 그간 노동계가 삼성전자서비스 의혹을 제기하며 내세웠던 문제점들과 일맥상통한다. 노동부 스스로 해당 문제들이 '실존'함을 인정하면서도, 불법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셈이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A/S 업무의 특성상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균질화된 서비스 제공을 위하여 통일된 업무 매뉴얼이 필요하고, 이러한 매뉴얼이 협력업체 근로자에 대한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업무 지시·명령이라고 어렵"다는 설명했다.

노동부는 불법파견 여부와는 별도로 이번 수시근로감독을 통해 6개 협력업체에서 1280명의 시간외수당 등 1억 46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 시정 조치를 내렸다. 또 일부 협력업체에서 연장근로시간 한도를 위반하고, 휴게 시간을 미부여한 사례도 적발해 개선 지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억지스러운 결정에 무슨 배경이 있었는가 의구심"

노동계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지난 7월 가입한 금속노조는 "노동부가 논란의 여지를 인정"하면서도 "(삼성전자서비스가)가 파견법상 사용사업주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힌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노동부가 인정했다시피 "기술 훈련부터 전자 시스템 (활용)과 업무 매뉴얼(작성), 결과 평가 등이 삼성전자서비스에서 이뤄지는데 무슨 독립성이 있는 하도급이란 말이냐"고 반문하며 "삼성전자서비스가 건당 수수료라는 기형적 임금 체계를 강요했고, 근로조건에 관한 모든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고 재차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동부가 "서류상의 형식에만 기반을 둔 편파적 판단"을 내렸다"며 이번 감독 결과는 "위장도급 및 불법파견에 대한 대법원 판단 기준과 노동부 행정 지침 모두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노동부가 경제 논리와 재벌의 영향력 앞에 굴복"한 것이라 비판했다.

은수미 의원 역시 이날 긴급 논평을 내고 "이번 수시감독 결과는 간접고용 문제의 심각성을 외면하고, 사실관계를 왜곡하며, 대기업 봐주기에 불과한 전형적인 부실근로감독 결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은 의원은 노동부가 "A/S 업무의 특성"을 언급한 데 대해 "도급과 파견의 구분 기준 근간 자체를 흔들어 법적 안정성을 훼손하는 지극히 자의적인 논리"라며 "이러한 억지스러운 노동부의 결정 배경에 무엇이 있었는지 의구심이 들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가올 국정감사에서 이번 노동부 부실 감독의 실상을 밝혀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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