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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농심, 전국 90여곳 벼 50만가마 쌓고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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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농심, 전국 90여곳 벼 50만가마 쌓고 시위 쌀 개방안 국회 통외통위 의결에 격렬 항의
황금빛 들녘을 바라보며 수확의 기쁨에 젖어 있어야 할 시점에 농민들이 한 해 피땀 흘려 키운 벼를 불태우며 시위를 벌이는 등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쌀 개방 비준동의안 의결과 관련한 농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8일 90여 곳에 이르는 전국 시군청 소재지에서 농민들의 시위가 동시다발로 일어났다. 경기지역 농민 1000여 명은 열린우리당 경기도 당사와 7개 시군청 청사 앞에 벼 6400포대를 쌓아놓고 천막농성을 벌이기 시작했다.

충북지역 6개 시군 농민들도 시군청 앞에 쌀 포대를 쌓아놓고 시위를 벌였고, 청원군, 음성군 농민회 회원들은 군청 앞에 벼를 쌓아놓고 일부를 태우기도 했다. 충남지역 10여개 지역 농민회도 각각 시군청 앞에 벼를 쌓아 놓고 그 중 일부에 불을 질렀으며, 아산 농민회는 트랙터를 태우기도 했다.

전북지역 11개 시군에서도 야적 지위가 벌어졌으며, 다음달 3일에는 전북도청 앞에서 수만 명이 참여하는 집회가 예정돼 있기도 하다. 광주전남지역 17개 시군 농민 6000여 명도 이날 쌀 야적, WTO 허수아비 화형식 등의 시위를 벌이며 항의농성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경북지역 12개 시군 농민들도 벼 야적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경남지역에서도 진주시청, 김해시청 등에서 야적 시위와 화형식 등을 가졌다. 강원지역과 제주지역 농민들도 각각 시군청 앞에 올 가을 수확한 벼를 쌓아둔 채 시위를 벌였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쌀 개방을 위한 협상 비준안 처리는 한국 농업의 회생을 포기하겠다는 뜻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350만 농민들은 노무현 정권 퇴진 운동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전농은 이날 농민들의 시위로 쌓인 벼만 해도 50만여 가마에 달한다고 주장했고, 전국농민회 등 농민단체들은 항의집회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다음 달 3일에는 각 지역에서 대규모 농민집회 및 농기계를 동원한 고속도로 점거시위 등이 열리며 특히 오는 11일과 21일에는 서울 여의도에서 전국 농민대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농민들의 불만표출과 항의시위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농 등 농민단체들은 다음달 부산에서 열리는 APEC 회의에도 쌀 개방을 반대하는 강력한 시위를 벌일 예정이어서 정부당국을 긴장케 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12월 12일 홍콩에서 열리는 WTO 각료회의에는 '한국농민투쟁단' 1700여 명을 파견해 회의가 끝나는 19일까지 매일 홍콩 현지에서 집회를 벌일 계획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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