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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15억 짜리 불꽃쇼"…"누굴 위한 APEC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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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15억 짜리 불꽃쇼"…"누굴 위한 APEC인가"

후진타오 "소수 엘리트 위한 강연 안 한다" 부산대 강연 거절

한 차례 한파가 몰아친 16일 부산. APEC이 공식 일정의 중반을 넘어가며 정상회담이 가까워 오자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지하철 선반의 봇짐을 보고 폭탄으로 신고하는 등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가 하면, 16일 저녁 있을 대규모 불꽃놀이에 들떠 있기도 하다.

반면 16일부터 부산대에서 열리는 '국제민중포럼'을 기점으로 '아펙반대, 부시반대 국민행동'의 일정도 본격화되고 있다. APEC 중반을 넘기고 있는 부산의 모습을 모아본다.

***○…16일 부산시민 APEC 최대 화제는 '불꽃 축제'…"불꽃 쏘는데 15억! 미칬나"**

<사진> 광안대교

16일 오후 8시30분부터 50분간 부산 해운대와 광안리 일대에서는 8만 발의 폭죽이 쏘아 올려지는 대규모 불꽃 축제가 열린다. 이를 두고 부산 시민들은 "불꽃으로 나이아가라 폭포를 만든다 안캄니꺼"라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불꽃 축제와 함께 광안대교 등에서는 레이저 빔을 이용한 조명 쇼도 벌어진다. 일부 호기심 많은 시민들은 이날 낮부터 불꽃 축제가 가장 잘 보이는 광안리 일대와 근처 금련산에 줄을 서기도 했다. 교통 혼잡을 예상해 부산시는 불꽃축제 시간 동안 광안리와 해운대 일대 해안 도로 및 광안대교를 전면 통제할 방침이다.

하지만 불꽃 축제에 대한 기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불꽃축제에 투입되는 예산만 15억 원. 한 택시 기사는 "미칬나. APEC 한다고 건설공사 중단 시키고 노점상들 못 나오게 막아 하루 벌어먹고 사는 노가다과 노점상들 다 놀게 만들어 놓고 15억 들여 불꽃 쏜다카데예"라며 혀를 찼다.

***○…"노점상 막고, 노숙자 몰아내고, 빈민촌 가리고, 공사 중단시키고…"**

"누굴 위한 APEC인가." 민주노총 부산본부에 따르면 부산시는 APEC 기간 동안 해운대 일대 15곳에 대한 공사중단을 요청하고, 공사장의 타워크레인 철거를 요청했다고 한다. 민주노총은 "한 공사장마다 100~700명 씩 일을 하고 있는데, 행사기간과 타워크레인 재설치 기간 동안 일을 못하면 대부분이 일용직 노동자인 건설 노동자들은 20일이 넘게 돈을 벌지 못한다"며 부산시를 비난했다.

게다가 APEC 기간 동안 노점상을 집중 단속하고, 공항에서 해운대로 가는 고가도로에 가림막을 설치해 주변 빈민가가 보이지 않게 했다고 한다.

이밖에 부산역 등지의 노숙자들이 이용하는 사물함도 테러 위협을 이유로 모두 철거하고 노숙자들을 격리시설에 강제 수용하는 등의 행동으로 민중.사회단체들로부터 "누구를 위한 APEC이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2부제 참가율 96%, 백화점, 할인점들 매출 감소 울상**

부산은 고질적인 교통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APEC 기간 동안 짝홀수 2부제를 실시 중이다. 15일 기준 참여율이 96%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덕분에 도심 주행 속도도 평균 10km 이상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2부제 때문에 백화점과 할인점 등은 울상이다. 롯데 백화점의 경우 경찰이 차량 트렁크와 아랫부분을 일일이 검색하느라 지하주차장까지 내려가는 데 40분씩 시간이 걸리고, 차량을 이용한 대량 구매가 주 매출을 이루는 대형 할인점의 경우 2부제로 인해 매출이 20~30% 감소했다는 것.

특히 주 행사장인 BEXCO 옆에 위치한 홈플러스 센텀시티점은 차량 이용 고객이 90%여서 피해가 더 크다고. 지난 주말에만 매출이 33% 감소했고, 평일 고객도 20~30%가 줄었다고 한다.

***○…보수·관변단체 허위 집회 신고에 HID는 빠져…**

보수·관변 단체들이 해운대역, 벡스코, 누리마루 APEC하우스, 해운대경찰서, 해운대 일대 호텔 등에서 '친APEC' 집회를 신고하고도 한번도 집회를 열지 않아 지역 일간지로부터 '반 아펙' 시위를 막기 위한 위장집회 신고라는 비난을 산 바 있다.

당초 위장집회 신고를 한 보수·관변 단체들로 해병대 전우회, 한국자유총연맹, 북파공작원동지회(HID) 등이 보도됐는데, HID는 집회 신고를 내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운대구청, '아펙반대 시위 감시단 결성'?**

<사진> 문서

이러한 '집회장소' 선점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反아펙 시위'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아펙반대, 부시반대 국민행동' 등은 부산 지역에서 각종 문화제 및 게릴라 시위를 벌이며 '反아펙 시위'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16, 17일 부산대에서는 국제민중포럼이 개최되며, 18, 19일에는 APEC 정상회담에 맞춰 대규모 집회를 벌일 방침이다.

당국의 불안감은 해운대구청에서 작성한 '2005 APEC 시민안전봉사대 확대운영 계획'이라는 문서에 잘 드러난다. 해운대구청은 이 문서에서 '시민안전봉사대'의 운영 목적에 대해 "APEC 정상회의 기간중 지하철역 등 다중집합장소에 시민안전봉사대의 활동을 확대하여 테러 및 반APEC 등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자 함"이라고 분명히 하고 있다.

해운대구청은 이에 따라 1일 240명으로 운영되던 시민안전봉사대를 지난 13일부터는 지하철역 6개소, 할인점 백화점 등 5개소, 총 11개소에 걸쳐 1일 580명으로 확대하기로 한 것. 이들은 1일 3시간씩 4교대로 운영되며 '테러의심 및 반APEC 선동행위 등'을 감시한다. 이들에게는 당초 간식비만 1000원이 지급됐는데, 교통비 2000원이 추가돼 총 3000원의 활동비가 지급된다.

이에 대해 '아펙반대, 부시반대 국민행동' 관계자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반세계화 투쟁을 시민들로 하여금 감시케 하는 어처구니 없는 발상"이라며 "이렇게 시민이 시민을 감시케 하는 것이 과연 민주주의의 모습이냐"고 분노를 터뜨렸다.

***○… 부시 입국. CIA-FBI 대테러 요원 100여 명 근접 경호**

<사진> 봉인

16일 오후부터 부시 미국 대통령 등 APEC 회원국 정상들의 입국이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경찰들의 긴장도도 높아지고 있다.

경찰은 '사상 최대의 경호작전'을 펼 것이라고 하는데, 각국 정상들이 입국하는 길에는 1000여 명이 배치되고 도로의 맨홀 뚜껑도 테러 위협에 대비해 모두 봉쇄된다. 특히 부시 대통령 입국 시에는 완전 방탄 '무쇠 차량'이 공수되고 미국 CIA, FBI 요원으로 구성된 대테러팀 100여 명이 근접 경호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부산에서는 테러에 대비하기 위해 부시 대통령의 숙소에 대해 '해운대 모 호텔이다.' '일본에서 항공모함이 온다.' '미군부대에서 잔다더라'는 등 각종 소문이 떠돌고 있지만, 알만한 사람들은 "어디서 자는지 다 안다"는 반응이다.

***○…후진타오 "전체 인민이라면 몰라도 소수 엘리트만 위해선 강연할 수 없다"**

각국 정상들의 APEC 일정에 부산 지역 각 대학들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신문>에 따르면 경성대는 필리핀 아로요 대통령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하는 일정을 성사시켰고, 영산대의 경우 부산캠퍼스에 베트남 국가원수인 쩐 득 르엉을 초청해 '베트남 광장'을 마련하고 명예 식수를 실시하는 'APEC 특수'를 누렸다.

반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초청 강연을 추진하던 부산대는 후진타오 주석 초청에 실패해 아쉬워 하고 있다고. 후진타오 주석의 초청 거절 이유가 일품이다. "전체 인민을 위한 강연은 해도, 소수의 엘리트만을 위한 강연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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