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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X파일 삼성관련 의혹 모두 '무혐의'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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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X파일 삼성관련 의혹 모두 '무혐의' 처리 시민단체 "검찰은 수사의지 없다, 특검에 넘겨라"
안기부 'X파일'로 촉발된 안기부와 국정원의 도청 실태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14일 수사결과 발표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당초 X파일이 담고 있던 △1997년 대선 당시 삼성그룹의 대선자금 제공 의혹 △기아자동차 인수 로비 의혹 △전현직 검사 대상 '떡값' 제공 의혹 등은 지난 7월 X파일이 폭로되던 당시 그대로 '의혹'으로 남고 말았다.

***검찰 X파일 수사 삼성그룹 관련 혐의 "증거 없다" 모두 '무혐의'**

검찰은 이날 발표에서 "이건희 회장에 대해 85개 항목의 질문을 담은 서면을 보내 조사하고 이학수 부회장과 홍석현 전 주미대사, 김인주 구조조정본부 사장 등을 직접 소환해 조사를 벌였지만, 참여연대 등의 고발 내용을 입증할 만한 증거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며 "관련자들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리고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1997년 대선을 앞두고 9~10월경 이학수 부회장(당시 비서실장)이 김인주 사장(당시 재무팀장)을 통해 이회창 후보의 동생 회성 씨에게 40억~50억 원의 정치자금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삼성 측은 당시 자금의 출처에 대해 '세풍' 수사 당시 '회사기밀비'라고 했던 종전의 진술을 바꿔 '이건희 회장의 개인돈'이라고 주장해 법망을 피해갔다.

정치자금법은 공소시효가 완료돼 처벌이 불가능한 상태여서 처벌을 위해서는 공소시효가 10년인 특경가법상 횡령 등의 혐의가 입증돼야 하는데, 검찰은 횡령 혐의를 입증하지 못하고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기아차 인수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강경식 당시 경제부총리 등 관련자들이 금품거래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고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도 없다"며 역시 무혐의 결론을 내렸고, 전현직 검사들의 '떡값' 수수 의혹에 대해서도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도 없고, 뇌물죄의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 자체가 어렵다"며 수사를 종결했다.

결국 X파일을 통해서 당시 의혹을 입증할 만한 중요한 대화가 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한 발짝도 수사를 진전시키지 못한 채 X파일을 폭로한 MBC 이상호 기자와 X파일 전문을 개재한 월간조선 기자만 불구속 기소했다.

다만 검찰은 X파일 폭로와 국정원의 '휴대전화 도청 고백'을 계기로 정보기관의 도청에 관한 수사는 착착 진행시키며 임동원, 신건 전 원장을 구속기소하는 '성과'만을 올렸다. 하지만 '도청 수사'마저도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임동원, 신건 전 원장만을 기소했을 뿐 그 이전의 국정원장이나 안기부장들에 대해서는 혐의를 확인하고도 기소하지 못해 형평성 논란을 일으켰다.

***"X파일 수사하랬더니… 검찰 애초부터 의지 없어. 삼성의혹은 특검으로 수사해야"**

이에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X파일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4시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검찰은 오늘 사회정의와 공공의 이익을 외면하고 오직 삼성그룹 총수의 권력 앞에 무릎꿇었음을 국민 앞에 확인시켜줬다"고 검찰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공대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검찰은 공익성의 관점에서 처벌하지 말아야 할 고발자 이상호 기자는 기소하면서도,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홍석현 중앙일보 사주 등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며 "이는 범죄자는 봐주고 범죄를 고발한 자는 처벌하는 부당한 결정으로 검찰이 대한민국 최고 재벌그룹 총수에 무릎을 꿇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또한 "검찰은 삼성그룹에 대한 압수수색 한 번 실시하지 않았고, 이건희 회장이 미국으로 출국해버리자 생색내기로 서면 조사 한 번 했을 뿐이며, 홍석현 전 주미대사가 귀국할 때까지 2개월을 마냥 기다리기만 했다"며 "검찰에게 없는 것은 증거가 아니라 삼성그룹 총수에 대한 수사의지와 그를 처벌할 용기였다"고 비난했다.

공대위는 특히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도 "이번 수사결과가 삼성그룹에 대한 수사를 사실상 하지말자고 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4개월 전의 발언이 현실화된 것이라는 점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며 "진행 중인 검찰수사에 대해 감놔라배놔라했던 노 대통령의 태도와 청와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라간 검찰의 태도 역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마지막으로 "이제 남은 일은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검찰 스스로 그 필요성을 입증해준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라며 여야 정당들이 이미 국회에 제출돼 있는 특별검사 임명관련 법률안을 조속히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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