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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 지키기는 한국문화의 독창성 지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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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 지키기는 한국문화의 독창성 지키는 것 [이슈 인 시네마] 스크린 쿼터 축소에 반대하는 영화인들 릴레이 철야농성
"지금 당장은 타격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2년, 3년 뒤를 말하고 있는 게 아니다. 7년, 8년, 10년 뒤가 되면 결국 할리우드의 막강한 자본력에 한국영화산업은 점령당하고 말 것이다. 길게 봐야 한다. 지금 당장의 이익을 좇아서는 안 된다." 지난 1일 저녁 8시부터 남산 감독협회 시사실에서 릴레이 철야농성에 돌입한 '한미투자협정 저지와 스크린쿼터 지키기 영화인대책위(가칭, 이하 대책위)'는 정부가 급작스럽게 내놓은 스크린쿼터 축소 방안과 영화계 4000억 원 지원 방안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대책위의 안성기, 정지영 공동위원장은 "스크린쿼터가 없었다면 한국영화의 지금도 있을 수 없었다"며 "이제 와서 한국영화 점유율이 50%가 넘었다는 이유로 스크린쿼터의 유효성이 상실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정부 방침을 합리화하기 위한 수치 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첫 철야농성에는 안성기, 정지영, 정진영, 박중훈, 최민식, 이현승, 이춘연, 임순례 등 영화배우와 감독, 제작자들 50여 명이 참석했다.
ⓒ프레시안무비
영화인들은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투쟁이 영화계의 밥그릇 지키기로 비쳐지는 것에 대해 크게 우려했다. 안성기 위원장은 "스크린쿼터 지키기는 영화계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한국문화의 독자성을 지키고 할리우드의 융단 폭격에서 세계 영화계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화배우 정진영은 "미국과의 자유무역 협정을 앞두고 스크린쿼터가 걸림돌이 됐고 '스크린쿼터 현행 유지'를 주장하는 것은 곧 대한민국의 국익에 반하는 것이라고들 말한다"며 "하지만 미국과의 자유무역 협정이 과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한국에 이익을 가져다 주는지 증명이 안 된 상황에서 실질적인 효과를 보여주고 있는 스크린쿼터를 내놓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천만 관객을 바라보고 있는 <왕의 남자>에 출연한 정진영은 "영화 한 편의 흥행, 당장의 시장 점유율만으로 한국영화의 모든 것을 예단해버리려고 하면 몹시 위험하다"며 "영화인들은 한국과 국민들을 위해 언제든지 희생할 준비가 돼 있지만 미국에 의해 등 떠밀리듯이 내주는 현재의 방식은 국익과는 별개의 상황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영화배우 최민식은 "스크린쿼터 투쟁을 영화계의 집단 이기주의라고 매도하는 것에 대해서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이것은 우리가 호의호식하기 위한 행동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영화인들은 정부가 내놓은 영화 진흥책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었다. 정부는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을 발표한 뒤 영화계 4000억 원 지원, 예술영화관 100개 건립 등을 대안으로 내놓았었다. 하지만 영화인들은 정부의 방침이 실효성이 없고 졸속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비난했다. 영화배우 박중훈은 "정부가 내놓은 4000억 원 지원책은 결국 영화를 제작하기 위한 자금이다. 하지만 스크린쿼터는 영화를 유통시키는 배급에 연관된 문제"라고 말했다. 영화배우 정진영은 "4000억 원은 결국 국민의 혈세다. 그 혈세를 영화계가 유용하는 건 국민들에게 죄송한 일이다. 그 돈을 우리가 받을 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프레시안무비
이날 농성 현장에는 50여 명의 취재진이 모였다. 2시간 남짓 기자들과의 개별 접촉을 마무리한 영화인들은 번갈아가며 매일 밤을 새는 릴레이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정지영 위원장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오직 스크린쿼터의 현행 유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책위는 오는 8일까지 릴레이 철야농성을 계속한 뒤 8일에는 한국영화 제작을 하루 동안 전면 중단한 상태에서 대규모 장외 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다.
영화인도 영화인이기 이전에 국민이다 / 영화배우 박중훈    - 이젠 기자들 상대하기 지겹지 않나? 반복되는 이야기이고 잘 알아듣지도 못한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자꾸 얘기해야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테니까." - 영화인 집단 이기주의니, 이젠 스크린쿼터의 실효성이 줄어들었다느니 하는 언론의 지적들을 보면, 결국 기자들도 스크린쿼터에 관련해서 완전히 설득이 안 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런데 대중이 설득될까? "사람들은 잘 모른다. 잘 모르니까 비판하는 거다." - 적잖은 국민들이 이젠 한국영화가 잘 되니 스크린쿼터는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 "교통 사고가 줄어들었다고 신호등을 없애자는 얘기인가?" - 영화인들의 밥그릇 챙기기라고 생각하는 국민들도 있다. "영화인도 영화인이기 이전에 국민이다." - 사람들은 지금 당장은 축구에 더 관심이 있을 거다. 지금 한창 국가대표팀 축구 경기가 열리고 있으니까. "어? 정말인가?"
ⓒ프레시안무비
- 몰랐나? 두 게임이나 있다. 지금 경기 중인데 몇몇 기자들은 저쪽에서 중계 방송을 보고 있는 것 같더라. "몰랐다. 정말인가!" - 어쨌거나, 이렇게 철야농성을 한다고 해서 될까? (뭘 그런 걸 묻느냐는 듯한 웃음) - 정말 될까? (다시 웃음) "지금 당장… 미래를 예측하는 얘기는 안 할 거다." - 어쨌든 돼야지? "돼야지!" - 그런데 지금 밤 안 새고 어디 가나? "이거 서로 돌아가면서 밤을 새는 거다. 나는… 간다." - 사실 예전부터 스크린쿼터와 관련해서 축소를 전제로 한 협상을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다. 영화계 안에서도 고민이 있었고 말이다. 보다 유연한 협상 자세가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다는 얘기였다. 몇 년 전부터 예측됐던 것 아니냔 말이다. "지금 그 얘길 왜 하나? 지금은 영화계 내부의 부정적인 얘기들은 안 하는 게 좋겠다. 영화계가 모두 함께 뭉쳐야 할 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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