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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Vs 조선일보,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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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Vs 조선일보, 어떻게 볼 것인가 [이슈 인 시네마] 스크린쿼터 투쟁, 장기전 돌입
스크린쿼터 논쟁의 전선이 자꾸만 확장되고 있다. 처음에는 영화계와 정부의 대립이었다. 그 다음에는 영화계와 미국과의 대립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일부 언론과 영화계의 대립으로 번지고 있으며, 또 이는 일부 언론들끼리의 대리전으로 그 전투 지역이 넓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처럼 전선이 복잡해지고 있는 것은 스크린쿼터 문제가 1차적으로는 일반 대중들의 반응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일종의 '여론전'이기 때문이다. 영화계는 지난 2월 4일 안성기 씨를 시작으로 지난 27일까지 매일 광화문에서 1인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대중의 관심이 스크린쿼터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스크린쿼터 축소가 자연스럽게 기정 사실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싸움이 장기전으로 접어들고 쿼터 축소가 고착화되면 싸움은 더욱 힘들어진다. 대중적 무관심과의 싸움은 반대파와의 싸움보다도 훨씬 어렵다. 1인 시위는 결국, 시간을 끌면서 여론의 관심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스크린쿼터 축소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만들려는 정부측 전략과, 여론의 지지를 통해 정부 방침을 번복케 하고 영화계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영화계측 전략이 충돌하는 지점인 셈이다. . 조선과 중앙, 스크린쿼터 사수 투쟁에 비판적 스크린쿼터에 대해 일부 언론들은 이미 논조와 기사 선택을 통해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조선일보의 인터넷 사이트인 조선닷컴과 중앙일보는 외부 필자의 입을 빌어서 스크린쿼터 사수 투쟁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중앙일보는 뮤지션 신중현 씨의 발언을 통해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운동을 비판한 바 있다. 조선닷컴은 중앙일보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가는 모습이다. 2월 14일자 '암사자의 심정으로 스크린쿼터를 절벽 밑으로 버려야'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부터 2월 21일자 '쌀과 영화의 부적절한 만남', 22일자 '남사당과 스타'까지 모두 여덟 꼭지에 걸쳐 스크린쿼터에 관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부분의 언론들이 입장조차 내고 있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목된다. 아예 다루지 않음으로써 논란을 피하겠다는 속셈이다. 지난 1월 17일 영화계는 광화문에서 농민들과 함께 '쌀과 영화'라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날 SBS 8시 뉴스에는 영화계와 농민의 집회가 단 한 꼭지도 방영되지 않았다. 스크린쿼터 논란이 장기화되면서 SBS같은 언론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스크린쿼터에 대해 계속해서 기사를 쓰고 있는 매체는 영화전문지 정도다.
2월 8일에 있었던 스크린 쿼터 축소 반대 가두시위 현장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하지만 영화계 쪽 대응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2월 27일 <공동경비구역JSA>와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제작한 심재명 프로듀서가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광화문 네거리는 한산했다. 공교롭게도 조선일보에 대한 영화계의 비판이 시작된 것은 이때부터였다. 그래서 조선일보에 대한 영화계의 문제 제기도 결국 스크린쿼터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려는 일종의 고육지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 스크린쿼터 논란 장기전 양상으로 돌입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크린쿼터 논란은 전면전 양상에서 지루한 대치 국면으로 바뀌고 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정부의 입장이 전혀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측은 영화계와 협상 테이블에조차 앉으려 하지 않는다. 영화계가 정부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은 여론의 지지를 등에 업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나 여론은 생각처럼 쉽게 움직이지 않고 있다. 대중은 예전과 달리 스크린쿼터 문제에 대해 다소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영화월간지 프리미어가 최근호에서 영화관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가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 1000명 중에서 40%가 스크린쿼터 축소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중 3분의 2 이상이 스크린쿼터 축소에는 반대하지만 현재 영화계의 시위 방침에는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축소에 찬성하는 관객은 45.7%였다. 이중 3분의 1은 1인 시위를 중심으로 한 영화계의 '여론몰이 전략'이 싫어 축소에 찬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1인 시위가 일부 관객들에게는 역효과를 빚고 있는 셈이다. 스크린쿼터를 둘러싼 논쟁은 이미 여론 싸움을 통한 장기전으로 접어들고 있다. 영화계는 앞으로도 146일 동안 1인 시위를 계속하기로 방침을 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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