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청와대, '정태인 폭탄'에 '대략 난감'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청와대, '정태인 폭탄'에 '대략 난감'

'정부-삼성 유착설'도 제기…청와대는 애써 외면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관련해 연일 '독설'을 쏟아내고 있는 것에 대해 청와대는 최근 유행하는 말대로 '대략 난감'이다.

청와대 참모진은 정 전 비서관의 비판에 대해 "정 전 비서관이 원래 직설적인 성격"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 FTA 체결을 서두르는 것에 대해 "청와대가 재경부에 둘러싸여 있고 재경부는 삼성 로비에 놀아나는 집단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등 '정권 내부 폭로'의 성격을 띤 그의 비판에 대해 청와대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한 정 전 비서관은 경제전문가로 '이론'에 근거해 한미 FTA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또 그는 지난해 5월 '행담도 사건'으로 청와대를 떠나기 전까지 2년 반 동안 청와대에서 일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의 한미 FTA 졸속 추진, 더 나아가 국정운영 방식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청와대 "여의도에서도 안 나오는 얘기들이…"**

정태인 전 비서관의 비판에 대해 청와대가 공식적인 반응을 보인 적은 없다. 김만수 대변인이 6일 브리핑에서 정 전 비서관 발언에 대한 논평을 부탁하자 "일일이 대변인이 말할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정 전 비서관 개인의 견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다만 표현이 다소 과한 것은 있지 않나 본다"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정 전 비서관이 원래 직설적인 성격"이라며 의미를 축소하려 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내부의 분위기에 대해 "다들 놀라서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한미 FTA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정 전 비서관의 표현이나 접근법은 부적절한 것 같다"며 "정 전 비서관이 잘못하고 있다는 게 다수 의견"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점을 지적할 수는 있지만 전직 참모로서 지켜야 할 선이란 게 있지 않냐"며 "여의도에서도 안 나오는 말들이 전임자 입에서 나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직 인수위 때부터 2년 넘게 같이한 사람인데 많이들 걱정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일부 주장 해명하기도**

그렇지만 청와대는 전 국민경제비서관으로서 한일 FTA를 담당하는 등 이 문제에 깊이 관여해 온 정 전 비서관의 주장에 무작정 귀를 닫고 있을 만한 형편이 못 된다.

그래서 6일 정부 고위당국자가 기자간담회를 갖고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한미 FTA에 대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도 한 번도 논의되지 않았다"는 정 전 비서관의 주장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이 당국자는 "국무회의처럼 명칭을 붙여놓은 장관회의는 아니지만 작년 외보안보 관련 장관들 사이에 협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 FTA와 관련해 안보적 고려를 하지 않는다고 걱정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며 "안보적으로도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청와대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인선과 관련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추천한 이동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을 인사추천위원회에 후보로 올리지 않은 데에는 정 전 비서관으로 대표되는 개혁적 시각을 가진 경제학자들과 청와대 간의 불편한 관계가 반영되었다는 시각도 있다. 정 전 비서관은 이동걸 위원이 금감위 부위원장을 그만둔 이유에 대해 "삼성생명 문제를 건드렸다가 옷 벗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386' 정조준한 '정태인 파문' 확산될 듯**

청와대는 애써 외면하려 하지만 '정태인 파문'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비서관이 한덕수 경제부총리,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등 경제관료뿐 아니라 청와대 386 참모진과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정 전 비서관은 인터넷 매체 〈레디앙〉과의 인터뷰에서 "L 의원이 재경부하고 삼성하고 착 달라붙어 그런 분위기를 주도했다"며 말했다. 그가 말하는 대통령 최측근으로 청와대 참모 출신인 L의원이 이광재 의원이라는 것은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정 전 비서관은 또 "사실 386들이 운동을 했고 정의감은 있지만 아는 것도 많지 않고 전문성도 없다"며 "로비와 압력이 다 386들을 통해 올라온다"고 주장했다.

'한미 FTA'에 연결된 '정태인 폭탄'을 바라보는 청와대 참모진의 심경은 오늘도 조마조마할 수밖에 없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