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과 발전'이라는 목표 아래 어떤 요구도 침묵을 강요받던 시절, 모든 어머니들이 가정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던 얘기는 '미덕'처럼 여겨졌다. 더욱이 소위 '없는 집안'일수록 여성들에 대한 차별은 공공연하게 자행되곤 했다.
남동생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자신의 '교육받을 권리'를 포기하고 어린 시절부터 공장으로 가야 했던, 한창 개발열풍이 불던 1970년대의 '누나들'의 얘기는 이제 흔한 일은 아니다.
지난 2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외무고시의 여성합격자 비율이 지난해에 비해 17.6%포인트나 상승한 52.6%로 나타났다. 행정고시와 사법시험에서도 여성합격자의 비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여성들도 우리 사회의 '요직'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통계청 발표는 '오늘의 여성'에 대한 또 하나의 차별을 보여주고 있다. 전체 여성 취업자 중 상용근로자의 비율이 남성보다 15.5%포인트가 낮은 25.6%에 불과한 것. 소수의 여성들은 곳곳에서 남성과 동등하게 경쟁하고 있지만 여성 전체의 측면에서 보면 비정규직 노동자가 훨씬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여성에 대한 차별은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2003년 기준으로 전세계 인구의 31.7%가 절대 빈곤인구로 집계되고 있는데 이 중 무려 70%가 여성이다. 이는 지구촌의 많은 여성들이 여전히 개발이라는 명목 아래 자신들의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개발이 한창 진행중인 국가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각하다. 이에 유엔(UN)은 새천년개발목표(MDG)를 통해 '양성평등 및 여성 능력 고양'을 중요한 목표로 설정했다.
양성평등을 실현하는 가운데 개발을 추진하는 것은 어떤 방법으로 이뤄질 수 있을까?
경실련을 비롯한 21개 시민사회단체의 연대를 통해 결성된 지구촌빈곤퇴치시민네트워크는 5일 제2회 지구촌포럼 '여성과 개발'을 통해 이같은 물음에 대한 해답 찾기에 나선다.
이날 포럼에는 UN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 부의장을 역임한 바 있는 신혜수 경희대 NGO대학원 객원교수가 주제발표에 나서 경제사회발전 과정에서의 양성평등을 중시하는 국제적 동향에 대해 설명한다.
신 교수의 발표 외에도 이날 포럼에서 이미영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과 유정길 한국JTS 정책위원이 여성의 권리증진과 능력 배양에 초점을 맞춘 개발의 사례를 발표할 예정이다.
△ 일시 : 7월 5일 수요일 오후 7시
△ 장소 : 서울 영등포구 월드비전 9층 대예배실
△ 문의 : 02) 766-5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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