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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자본권력에 맞서 편집권 지켜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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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자본권력에 맞서 편집권 지켜야 할 때" <시사저널> 삼성 기사 삭제 4개월...공대위 발족
"이제 '안티조선' 할 때가 아니다."
  
  12일 오전 서울 안국동 달개비(옛 느티나무 카페)에서 만난 전규찬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소장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조선일보〉로 대표되는 족벌언론에 맞서는 것을 넘어 언론개혁 운동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무엇에 맞서야 한다는 것일까? 전 소장은 "과거 폭압적인 권력에 맞서 획득한 언론의 자유를 허물기 위한 자본의 총체적 반격이 시작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 권력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는 자본 권력 앞에서 당당한 언론을 만드는 것이 보다 절실해졌다는 것이다.
  
  〈시사저널〉사태 4개월째…언론단체 공대위 발족
  
  이날 열린 '〈시사저널〉편집권 독립과 정상화를 위한 시민사회단체·언론단체 공동대책위원회(〈시사저널〉공대위) 발족' 기자회견에서 나온 말이다.
  
  이 자리에서 전 소장은 "이학수 삼성 부회장에 관한 기사를 사장이 임의로 삭제한 〈시사저널〉사태는 특정 잡지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 정일용 한국기자협회장, 김승규 전국언론노조 부위원장, 이명순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장 등 다른 참가자들 역시 한 목소리로 자본의 언론 장악을 우려했다.
  
  지난 6월 삼성 관련 기사가 편집국장 몰래 삭제되면서 불거진〈시사저널〉사태가 12일로 117일째에 접어들었다. 기사 삭제에 반발한 이윤삼 〈시사저널〉편집국장이 사표를 내고, 기자들이 일제히 금창태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시작된 이 사태는 〈시사저널〉노동조합 결성, 기자들에 대한 집단 징계, 이 사태를 비판적으로 보도한 일부 매체에 대한 금 사장의 손해배상 소송 제기 등을 거치며 현재에 이르렀다.
  
  12일 발족한 〈시사저널〉공대위는 4개월 가까이 진행된 사태를 해결하고, 경영진의 부당한 간섭으로부터 언론의 편집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데에 뜻을 같이하는 단체들로 구성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문화연대 등 언론 개혁을 위해 애써 온 단체들로 구성된 〈시사저널〉공대위는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에서 일부 언론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금 사장의 조치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일로서 언론사 경영자가 결코 취해서는 안 될 태도"라고 규탄했다.
  
  이어 〈시사저널〉공대위는 "이번 사태는 〈시사저널〉기자들만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면서 "편집권 독립은 시민사회가 함께 나서야 할 과제"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가 정상화될 때까지 〈시사저널〉기자들과 계속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편집권 독립에 관한 노사간 견해 차, 쉽게 좁혀지지 않을듯
  
  이날 기자회견에는 언론노조 〈시사저널〉분회 안철흥 분회장과 조합원들도 참석했다. 참가자들의 격려 속에서 편집권 독립의 결의를 밝힌 안 분회장은 행사가 끝난 뒤 "노동조합 결성 이후 5차례의 단체협상을 진행했지만 경영진과 최소한의 접점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편집권 독립을 단체협약에 명문화할 것을 요구하는 노조와 편집권은 경영권에 속하는 것이므로 단협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집하는 회사 측의 입장 사이에서 타협의 여지가 없었다는 것이다.
  
  안 분회장은 "회사 측이 현재의 입장을 고수한다면 교섭은 결렬될 수밖에 없다"고 밝혀 〈시사저널〉사태가 더욱 가파른 국면에 접어들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이날 발족한 〈시사저널〉공대위와는 별도로 '〈시사저널〉을 사랑하는 모임(도 구성돼 오는 16일 첫 모임을 연다. 〈시사저널〉의 필진, 독자, 전현직 언론인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이 모임의 준비위원장은 고종석 한국일보 객원논설위원이 맡았다.
  
  이 모임은 16일 오후 서울 서소문 동양빌딩 지하 '오키도프'에서 일일호프를 열 예정이다. 이날 수익금은 〈시사저널〉 사태 해결을 위한 활동기금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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