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FTA 범국본 "집회의 자유 스스로 지키겠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FTA 범국본 "집회의 자유 스스로 지키겠다"

29일 집회 강행 예고…"평화적으로 개최할 것"

경찰이 '집회금지' 통고를 했지만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28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2차 궐기대회를 계획대로 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9일로 예정된 궐기대회는 부산, 광주, 대구 등 전국 주요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 충청, 강원 등의 농민들과 노동자들은 서울로 집결해 궐기대회를 연다.

범국본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는 경찰이 마음에 들면 허락하고 마음에 안 들면 금지시키며 자의적으로 법적용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헌법을 유린하는 경찰에 맞서, 주권자로서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를 스스로 실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범국본 "평화적으로 집회 개최할 것"

범국본은 29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갖는다. 충청·강원에서 상경한 농민 1만여 명은 서울 서대문 농협중앙회 건물 앞에서 정대근 중앙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연 뒤 서울광장으로 합류해 한미FTA 반대 집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범국본은 '평화적인 집회'를 약속했지만, 경우에 따라 물리적 충돌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집회 금지를 통고하고 집회 장소를 원천봉쇄한다는 방침이어서 경찰이 실제 집회장을 막을 경우 범국본이 이를 뚫으려는 과정에서 충돌이 생길 수 있다.

게다가 경찰에게는 '농민 상경'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지난 22일 열렸던 1차 궐기대회에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난 곳은 노조와 시민단체가 중심이 된 서울이 아니라 농민이 주축이 된 지방이었다. 경찰은 농민들의 상경 자체를 막겠다는 방침이어서 고속도로에서 대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사전계획설' 부인…"농민 분노 주목해야"

지방에서도 상황은 간단치 않다. 범국본은 "지방에서 시위가 격화된 것은 지난 수십 년간 켜켜히 쌓여 온 농민의 분노와 원한이 완강하게 우리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었다"며 "시도지사들이 농민들의 성실한 대화와 답변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고 '사전 계획설'을 부인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문경식 의장은 "농민들의 요구를 평화적 방법으로 전달할 것"이라며 "그러나 정부가 이를 묵살하고 FTA 협상을 멈추지 않는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저항하겠다"고 경고했다.

범국본은 "서울 지역과 달리 농촌지역에서 상황이 격화된 것은 한미FTA에 대한 농촌과 농민의 위기감과 절박한 생존의 문제를 반영한 것"이라며 "정부 당국은 한미FTA 반대 시위를 폭력과격이라며 몰아세우기보다는 상황이 발생한 원인을 바로 보고 신중하게 대처하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범국본이 28일 발표한 2차 궐기대회에 대한 기자회견문과 22일 열렸던 1차 궐기대회에 대한 입장 전문이다.
한미FTA 저지 2차 범국민대회를 맞아

11.22 전국 각지에서 개최된 한미FTA 저지 1차 범국민대회는 국민주권을 유린하고 민생파탄을 몰고 올 한미FTA 협상에 반대하는 정당한 민심의 분출이었다. 특히 지방에서 시위가 격화된 것은 지난 수십년간 켜켜히 쌓여 온 농민의 분노와 원한이 표출된 것이다. 생각해보라. 충청도와 강원도, 전라도와 경상도를 휩쓴 저 거대한 농민 시위대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생각해 보라. 칠순 노인, 농촌의 순박한 아낙네가 농사일을 젖히고 도청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던 참혹한 현실을 양심이 살아 있는 자라면 가슴에 손을 얹고 냉정히 생각해보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안당국과 보수언론은 11.22. 대회를 교통체증, 폭력과격 시위 운운하며 이를 호도하는데 여념이 없다. 우리는 한미FTA 협상이 제기된 2월 이후 각종 토론회와 국민보고서 발간, 기자회견과 집회 등을 통해 최대한 우리의 요구를 평화적인 방식으로 제기해 왔다. 심지어는 저 멀리 타향 미국에 가서도 삼보일배와 거리 행진, 각계각층과의 면담 등의 방식으로 우리의 의사를 알리려 노력해 왔다.

11.22. 1차 범국민대회에 대한 우리의 행사기조 또한 평화적이고 완강하게 우리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여론과 민심이 우리와 함께 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오히려 조급해 하고 있는 것은 시한내에 협상을 마무리지으려는 정부 당국이었다. 정부당국이 1차 범국민대회 중 일부 지역에서 일어난 일을 두고 폭력시위 운운하며 무더기 소환장 발부와 무더기구속, 그리고 전면적 집회 불허를 자행하는 것은, 한미FTA 반대 운동을 압살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의심스럽다.

협상이 개시된 이후 합리적인 토론과 협의를 시종일관 무시해 왔던 것은 다름아닌 정부 당국이다. 정부 당국은 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른바 4가지 선결조건을 미측에 양보했으며, 미국 현지에서 협상개시를 선언하는 바로 그 순간 이른바 요식행위적인 공청회를 열어 국민을 기만하였다. 또 교육부는 한미FTA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일선 학교에 반대운동 금지공문을 내려 보냈고, 행정자치부는 한미FTA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에는 지원금을 삭감하라는 어이없는 조치를 자행했으며, 지금 이 시간에도 수십억의 예산이 소요되는 선전공세, 여론조작공작이 쉬임없이 언론매체를 떠돌고 있다. 1만이 넘는 경찰을 내려 보내 제주도를 사실상 경찰 상태로 몰아간 것이 누구이며,미국의 요구에 따라 버젓이 광우병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쇠고기를 서둘러 수입 재개한 실은 또 무엇인가?

지금 한미FTA 협상은 중대한 국면에 처하고 있다. 미국측은 관세인하 분야에서조차 "섬유의류 분야에서 5년 이내 철폐가 12%에 불과하고 수출시장의 23%를 차지하는 자동차 시장을 개방예외로 분류"하는 등 기만적인 개방안을 내놓았다. 이런 가운데 쇠고기, 자동차, 의약품 등 미국측의 압박은 나날이 거세지고 있다. 더구나 11월 7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12월 초 열릴 제5차 협상은 한미FTA 협상의 운명을 좌우할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정부 당국은 지금이라도 협상을 중단하고 각계각층의 의사와 요구를 수렴하여 원점에서부터 재논의할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 이는 감정과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경제, 서민경제의 백년지대계를 세우는 중차대한 현안이다. 모름지기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볼 줄 아는 사람이라면, 현재의 한미FTA 협상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방적이고 굴욕적인 결과를 낳을 것임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말해 보라. 정부 당국이 공언했던 개성공단 원산지 규정은 어디로 갔는가? 그나마 몇되지 않는 기대분야였던 섬유의류 분야에서의 원사규정, 무역구제분야에서의 반덤핑발동요건 완화도 이제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버린 것 아닌가? 반면 농산물, 지적재산권, 투자 분야 등에서 그 구체적 양상을 상상하기도 어려운 미증유의 참상만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도대체 무엇을 기대하고 또 무엇을 기다리란 말인가?

이런 가운데 배추값 폭락, 조류독감으로 농촌은 황폐해지고 계속되고 있는 부동산 소식에 서민대중의 마음에는 피멍이 들고 있다. 정부 당국은 이른바 "불법폭력시위"를 엄벌하겠다는 구시대적 엄포에 앞서 왜 농민들이 떼지어 도청으로 향하고 있는지, 또 집값 폭등에 신음하는 절망적인 도시 서민의 절규가 어떻게 터져 나오고 있는지를 돌아 보아야 한다.

우리는 12월 5차 협상을 목전에 둔 지금 한미FTA 협상의 중단과 민생회복을 요구하는 2차 범국민대회를 예정대로 갖고자 한다. 우리는 평화적으로 대회를 개최할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헌법 제21조에는 "집회와 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라고 명시되어 있고, 헌법 제37조에는 "기본권을 법률로서 제한할 경우에도 지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렇듯 자유롭고 평화적인 집회자유 보장은 경찰이 마음에 들면 허락하고 마음에 안들면 금지시키는 식으로 자의적으로 법적용할 수 있는 그런 사안이 아니다. 경찰이 당연히 준수해야 할 헌법과 지상명령인 것이다. 그런데도 경찰당국이 과거 군사독재 시절에나 있을 법한 집회시위 원천 봉쇄 방침을 강행하고 있는 것은, 헌법위에 군림하려는 경찰파쇼적 작태를 노정하는 것이고, 또한 참여정부의 개혁파탄의 생생한 증거나 다름없는 것이다. 우리는 헌법을 유린하는 경찰에 맞서, 주권자로서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를 스스로 실천하기 위해 나설 것이다.

민심은 천심이다. 수만의 경찰력을 동원하고 전원을 잡아 가두는 한이 있어도 한미FTA가 경제주권과 민생을 파탄시킬 망국적 협상이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정부가 아무리 군사독재식 원천봉쇄와 무더기 구속, 탄압책을 강행한다 할지라도, 우리는 끝까지 우리의 정당한 요구와 주장을 꺾지 않을 것이다.

2006. 11. 28.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경찰의 소위 '22일 집회 사전 기획설'에 관한 범국본 입장

- 경찰은 27일 '한국농업경영인 중앙연합회 강원연합 사무실에서 압수한 서류에 근거해 지난 22일 집회에서 일부 지역 집회 주최측이 폭력행위를 사전 계획한 정황이 포착돼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 범국본은 22일 대회를 전국 각지에서 평화적으로 진행할 계획이었다. 범국본의 계획은 서울 집회 양상에서 명확히 확인되었고, 지방의 경우에도 충돌을 야기할 수 있는 쇠파이프, 화염병 따위의 소지를 금한 바 있다.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역 차원의 집회와 행진은 대부분 한미FTA 반대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 시도 지사의 책임있는 답변을 요구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충돌은 주로 해당 시도 지사가 이에 성실히 응하지 않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이지 경찰의 주장처럼 처음부터 계획된 것이 아니다.

- 서울 지역과 달리 농촌지역에서 상황이 격화된 것은 한미FTA에 대한 농촌과 농민의 위기감과 적발한 생존의 문제를 반영한 것이다. 정부당국은 한미FTA 반대 시위를 폭력과격이라며 몰아세우기보다는 상황이 발생한 원인을 바로 보고 신중하게 대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 주목할만한 점은 광주에서 대테러용 진압무기인 '테이져건'이 사용되어 일몰 후 한 노동자가 경찰이 사용한 전자총에 맞아 기절하며 쓰러졌다는 점이다.(광주본부의 발표)

경찰이 이날 사용한 테이져건(권총형 전자충격기)은 국내의 모 사업체에서 생산한 것으로 현행국내법상 사법권이 있는 경찰 및 군, 국가주요시설에서 근무하는 특수경비원에 한해서만 사용이 가능한 제품으로 특히 경찰의 경우 대테러 진압을 위한 목적의 경우에 한해 사용을 허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지난 10월 제주 4차 협상에서도 1만 명에 달하는 경찰력을 진주시켜 제주시를 사실상의 계엄령 상태로 몰아 간 바 있다. 이번 광주에서 발생한 테이져건 사건도 한미FTA 반대 운동을 정부와 경찰 당국이 공안적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 22일 이후 정부가 전국적으로 범국본 및 한미FTA 관련자들에 대해 대규모 구속, 소환장을 발부하고 일체의 집회.시위를 불허하는 것은 나날이 높아가는 한미FTA 반대 여론을 제압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에서 계산된 행동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갖게 한다.

정부와 경찰당국은 22일 대회에서 표출된 반대 여론 특히 농민의 의사를 존중하여 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탄압으로 일관하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킬 뿐임을 알아야 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