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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증 검사는 들어봤어도 당원증 검사는…"

경찰, 상경차량 저지 등 강경 대응 여전

"술집에서 민증(주민등록증) 검사도 당해보고, 학교에서 학생증 검사도 당해봤지만, 집회에 앞서서 당원증 검사를 하겠다는 소린 생전 처음 듣는다."

경찰은 6일 오후 2시 서울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에서 민주노동당 주최로 열린 '비정규직 관련법안 날치기 통과 규탄 집회'가 사실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총궐기대회'의 사전집회가 될 수 있다면서 민노당 측에 비당원의 집회 참가를 막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당원증 검사라도 하겠다는 거냐"고 반박했다. 30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집회는 경찰과 큰 충돌없이 순조롭게 시작했다. 이들은 집회가 끝난 뒤 오후 4시 서울 종로의 종묘공원에서 열릴 예정인 제3차 FTA 저지 총궐기대회에 결합할 예정이다.

경찰은 마로니에 공원부터 종묘공원까지 병력을 배치한 가운데, 종묘공원은 원천봉쇄했다. 경찰은 마로니에 공원 근처에 방송차와 물대포 등도 배치해 놓은 상태이며, "민노당 집회가 FTA 반대 집회로 진행되는 등 신고범위를 벗어나거나 폭력행위가 발생할 경우에는 법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이날 종묘에서 본 대회를 마친 뒤 광화문까지 행진해 광화문에서 촛불집회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집회와 거리행진을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경찰과 충돌이 예상된다.
▲6일 마로니에 공원 앞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비정규직 법안 국회 통과와 한미 FTA 추진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전국 1070곳에 병력 배치

전날 국가인권위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집회에 대한 금지 조치를 철회하라"는 긴급 권고안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의 대응 방식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전국 1070곳에 전의경 363개 중대와 경찰관 9948명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또 전북 익산과 무주, 충북 진천과 괴산 등 전국 주요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경찰을 배치해 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상경하는 차량을 막았다.

지난달 29일 제2차 한미FTA 반대 집회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경찰이 각종 방법을 동원한 것을 두고 시민단체들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도 경찰이 동일한 방법으로 집회를 전면 금지하고 나서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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