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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완 "공무원연금, 개혁안보다 수급액 더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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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장병완 "공무원연금, 개혁안보다 수급액 더 줄여야" 박명재 "국민과 공무원이 공감하는 개혁안 만들 것"
정부 예산을 책임지고 있는 기획예산처는 "공무원연금제도 발전위원회"(발전위)가 지난 10일 발표한 "공무원 연금개혁 건의안"이 국민 부담을 줄이는 데 미흡하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발전위는 행정자치부 산하 기구다.
  
  기예처의 '난색'은 무슨 의미?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은 15일 아침 <SBS 라디오>의 "김신명숙의 라디오 전망대"에 출연, "공무원 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발전위가 내놓은 안보다) 세금을 덜 쓰고, 공무원들에게 주어진 특혜를 더 줄이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장 장관은 "(공무원 연금의) 현재 체계가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구조로 돼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내고 조금 덜 받는 구조로 개편해야 한다"고 분석하고, 발전위가 제시한 안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기획예산처는 국민들 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발전위가 준비한 개혁안은 연금 수급자의 자격조건을 완화하고 일시퇴직금 액수를 민간기업체 수준으로 인상하는 등 수급자의 혜택을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는 데 반해 본인부담금 인상과 연금수급액 인하는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애초에 의도한 정부재정부담 완화 목표를 충실히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지난 12일 성명을 발표하고 발전위가 마련한 개혁안이 "재정적자의 원인이 되고 있는 현재 연금수급자와 장기가입자에 대해 실질적 조치를 포기함으로써 이들에 대한 기득권을 인정하고 불합리한 규정조차 개선하는 것을 포기하는 등 개혁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평가하고, 이의 철회를 촉구했다.
  
  이같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노조 등 공무원 단체들은 "정부가 내놓은 시안은 연금의 이해당사자인 공무원단체를 배제한 채 마련된 개악안"이라고 비난하고, "공무원이 국민연금 가입자보다 많은 보험료를 내면서도 연금급여율은 오히려 낮아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정부가 주도하는 공청회와 설명회 개최를 무산시키고 전국적으로 규탄대회를 벌이는 한편 상황에 따라 태업과 총파업까지 결행해 개혁안 추진을 막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개혁 시늉만 내고 임기 넘기려는 것 아니냐"
  
  이에 대해 공무원연금개혁의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의 박명재 장관은 지난 14일에 90만 공무원들에게 이메일로 서신을 보내 "위원회 건의안은 정부의 정책수립에 유용한 참고가 되겠지만 어디까지나 건의안일 뿐이며 정부 입장은 아니다"면서 "정부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어떤 구체적인 대안도 결정한 바 없다"는 사실을 애써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 편지에서 "정부는 위원회의 건의안에 대해 공무원과 정부의 부담능력과 재정진단 등 면밀한 검토를 거치는 한편 공무원노조와 각계 전문가 등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해 공무원과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연금개혁안을 만들 계획"이라고 공무원들을 다독였다.
  
  그러나 "공무원과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연금개혁안"이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박 장관의 서신은 사실상 임기 중에 연금개혁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실제로 박 장관은 이 서신에서 "(개혁의) 시기 못지않게 국민과 공무원의 공감대를 형성해 합일점을 만드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민주적 절차이며 연금개혁의 성공을 담보하는 중요한 관건"이라고 강조해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이처럼 추진의지가 실려 있지 않은 개혁안을 비록 산하 기구의 건의안의 형태로나마 급작스럽게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취임 이후 전임 이용섭 장관과 비교해 공무원 연금개혁에 강한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여론의 지적을 받아 온 상황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실제로 박 장관은 14일의 서신에서 "아직 재정적자가 발생하지도 않은 국민연금의 개혁 법률안이 국회에 상정된 마당에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더 이상 외면할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얼마 전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안상수 법사위원장이 국민연금개혁안을 보건복지위원회로 반송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국민연금개혁안조차 법제화가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직 정부안조차 확정되지 않은 공무원 연금개혁안이 현 정부의 임기 중에 입법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행정자치부가 산하기구의 '건의안'을 발표한 뒤 '개혁하는 시늉'만 하면서 '대통령 선거의 해'를 넘기려고 하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점차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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