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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 앞에 선 '다윗'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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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 앞에 선 '다윗'들

[2007 대선이야기]대선레이스 60일…변수와 전망

60여일 앞으로 다가온 12월 19일 제17대 대통령선거에 맞춰 각 정당의 대통령 후보들이 거의 정해졌다. 이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고, 국민중심당의 심대평,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민주당의 이인제 후보가 당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가칭)창조한국당도 창당발기인 대회를 개최해 문국현 후보를 중심으로 당 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외에도 몇몇 인사들이 대선 출마를 가시화하면서 대선국면이 달궈지고 있다.
  
  비록 이명박 후보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압도적이지만, 핵심정책인 한반도대운하 건설에 대한 부정적 여론, 부동산 취득 과정 및 BBK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 후보의 도덕성, 연이은 말과 (부시 면담 불발과 같은) 행동 실수 같은 약점들로 인해 이 후보의 대선 전망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다. 이러한 이명박 후보에 대한 여타 후보들의 도전이라는 향후 대선국면을 전망하기 위해 선거환경, 선거구도, 정책과 선거전략, 그리고 후보의 자질ㆍ홍보와 실수 등 몇 가지 변수를 고려한 분석이 필요하다.
  
  '경제'와 '평화'의 긴장
  
  첫째 선거환경은 선거를 둘러싼 국내 정치ㆍ경제ㆍ사회 상황과 남북관계를 포함한 대외상황 등으로 구성된다. 이 조건들은 총체적으로 유권자들의 선거 국면 이해와 후보선택에 직ㆍ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국내 정치상황은 짧게는 노무현, 길게는 김대중ㆍ노무현 정부로 이어진 현 집권세력 10년의 공과에 대해 '정권교체'를 목표로 한 한나라당의 공세와 여전히 한나라당을 '냉전수구세력'으로 규정짓는 범여권 간의 다툼이다.
  
  경제ㆍ사회적으로는 '양극화 현상'을 중심으로 한나라당 후보가 주장하는 성장위주의 경제, 범여권에서 강조하는 복지ㆍ분배 우선 속의 성장 도모, 그리고 민노당의 비정규직 철폐와 한미 FTA 반대가 대립하고 있다. 이와 연관된 주요 쟁점들은 한나라당의 작은 정부 대 범여권의 복지국가, 한나라당의 감세 대 범여권의 증세와 민노당의 부유세 신설 등이다.
  
  대외상황 중 경제적으로 중국과 선진 경제국가 사이에 낀 한국의 국제 경쟁력 제고가 주요 대선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10월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햇볕정책의 공과 역시 주요 논쟁점으로 부상했다. 즉 북핵 해결과 남북경제협력을 둘러싼 정책의 경중, 김대중ㆍ노무현 정부의 햇볕ㆍ포용정책 추진상의 저자세, 납북자ㆍ국군포로 등 대한민국 국민의 신상 처리, 또 NLL이 영토개념이 아니라는 노대통령의 언명으로 촉발된 대한민국의 정체성 시비 등이 주요 이슈로 등장했다.
  
  이러한 남북문제는 11월로 예정된 남북 총리ㆍ국방부 장관 회담과 겹쳐 대선 과정에 일정한 영향을 줄 것이다. 특히 대북문제는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정동영의 신당 대선후보 확정으로 "평화이슈"는 보다 부각될 수 있다.
  
  단일화 폭발력 미지수
  
  두 번째 선거구도이다. 현 대선구도는 국민의 지지가 50%를 넘는 한나라당의 '골리앗' 이명박 후보에 대항해서 수많은 '다윗' 군소후보들이 경쟁하는 상황이다. 이 기본 구도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은 범여권 후보의 단일화를 통한 이명박과의 일대일 대결을 강하게 주문했다.
  
  특히 관례를 벗어난 현직 대통령의 대선후보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은, 비록 그가 관권선거를 획책하기 힘든 처지이더라도 현 대선구도에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범여권 후보 단일화 교시와 더불어 이명박 후보가 대처해야 할 대선 구도다.
  
  그렇지만 정동영, 이인제, 문국현 후보 사이에 논의되고 있는 단일화 논의는 후보와 정당의 이질감, 내년 4월 총선, 단일화 정치공학에 대한 국민의 무관심으로 인해 1997년 김대중-김종필 연합,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와 같은 폭발력을 갖기에는 너무 취약하다. 이런 단일화 논의에서 심대평의 거취도 관심 사항이다.
  
  그들의 허점
  
  세 번째 후보의 정책과 선거 전략이다. 주요 공약으로 이명박 후보는 경제 분야를 강조하고 정동영 후보는 통일ㆍ안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먼저 북핵문제는 현재 6자회담의 순항(?)으로 더 이상 뜨거운 이슈가 아니다.
  
  이명박은 외교ㆍ안보정책으로서 전통적 우호관계를 바탕으로 한 한미동맹의 강화,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 국민소득 3천불 달성을 돕겠다는 '비핵ㆍ개방 3000구상'이라는 대규모 경제 지원을 제시했다. 정동영 후보는 10월초 남북정상회담 연장에서 '평화경제'라는 이름으로 '한반도 N자형 발전전략'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후보는 김대중ㆍ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 비판에 상당히 조심스럽고 다소 방어적이다.
  
  경제정책에서 이명박 후보는 성장을 강조하면서 "대한민국 7ㆍ4ㆍ7 구상"을 통해 7% 성장률로 10년 내 일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하여 세계 7대 강국이 될 것을 제시하였다. 이명박 후보는 법인세 감세는 내세웠지만 노무현 정부 하에서 급증한 월급쟁이들의 세금과 건강보험료 등에 대한 경감 방안이 없다. 정동영 후보는 '차별 없는 성장'을 목표로 서민과 중산층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정동영 후보는 개성공단 2단계 확장과 대륙철도 연결 등을 제시하면서 대북정책과 경제정책의 접목을 꾀하고 있다.
  
  권영길 후보는 한미 FTA저지, 비정규직 철폐, 평화협정 체결,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주창하며 11월 11일과 12월 1일로 예정된 '민중총궐기대회'에 적극 참여를 설득하고 있다. 또 권영길 후보는 "코리아연방공화국 건설"이라는 통일방안을 주장하는 등 정당과 운동의 경계선 상에서 대선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권영길 후보가 지금까지 제시한 정책은 주로 구호성 요구에 그치고 있다.
  
  또 문국현 후보가 "사람 중심의 진짜경제" 속에 인적투자 확대와 이를 위한 세제개편 등을 통한 8% 성장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정책 부재는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이다. 더구나 경제부문 외에 대북정책을 비롯한 정치ㆍ외교ㆍ안보 등에 대한 정책의 제시가 없다.
  
  연대와 갈등 난무할 듯
  
  선거 전략을 살펴보면, 현재 이명박 후보는 당과 후보에 대한 국민들의 압도적 지지로 인해 다른 정치세력과의 연합보다 당을 중심으로 한 외연 확대에 주력하며, 당과 지지세력이 대세론에 안주할 것을 경계하는 자신과의 싸움에 더 신경 쓰고 있다.
  
  이에 비해 범여권의 정동영, 이인제, 문국현 후보는 11월 중순까지 '후보 단일화'를 내세우고 있다. 정동영 후보는 당내 경선 때부터 단일화를 공언했고, 문국현 후보는 국정실패를 거론하며 신당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지만 지지율 제고를 통한 단일화를 목표한다. 이인제 후보도 범개혁세력의 단일후보와 한나라당 후보와 일대일 대결구도를 강조했다. 더구나 후보 선정 후 당보다 낮은 지지율로 고생하는 권영길 후보도 '모호한 정체성'을 들어 문국현 후보와의 차별성을 꾀하다가 최근 '가치연정'으로 연대가능성을 내비쳤다.
  
  현재 주요 후보들은 선거 전략으로서 지역주의를 강조하지 않지만, 한나라당의 영남 지지기반과 신당ㆍ민주당의 호남 지지기반은 각 당 후보의 지역적 연고와 맞물려 이번 대선에서 이전보다 다소 약화되더라도 여전히 지역 몰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각 후보들이 세대별 차이, 수도권과 지방의 발전 대안 차이, 그리고 이념적 차이에 따른 대선 전략을 어떻게 추진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다. 그러나 실제 대선은 정책대결에 의한 긍정적 대선 운동보다 이명박과 정동영 두 후보 사이(경우에 따라 이인제도 포함)의 부정적(네거티브) 선거운동 전략이 더 난무할 것 같다.
  
  이명박 '말실수'도 변수
  
  마지막 변수는 후보자의 개인 자질과 홍보, 그리고 대선 과정에서 발생하는 후보자의 실수 등이다. 각 당 대선 후보 선출과 달리 본격적으로 대선이 진행되면, 국민의 대선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증폭되고 후보들의 홍보나 실수는 텔레비전 등 대중매체에 반복적으로 방영ㆍ보도돼 유권자의 후보 판단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
  
  최근 이명박 후보가 좀 세련된 정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여전히 주요 국가정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말 실수 없는 후보 간 텔레비전 토론을 대비하는 것도 과제다. 더구나 최근 강조된 "과감한 선택과 결단" 같은 '이명박다움'은 국가를 이끌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유연함과 신중함을 결하고 있다.
  
  정동영 후보는 화려한 조어(造語) 능력, 상대방에 대한 공격 및 노대통령이 "원칙 없는 기회주의자"라고 비판했듯이 임기응변에 뛰어나지만 여전히 국가를 이끌 비전이 부족하다. 그리고 이인제 후보는 지난 두 번 대선 경선과정의 불복과 빈번한 당적 변경에 따른 신뢰 문제가 여전히 해결하여야 할 과제다. 문국현 후보는 일부 식자층과 인터넷에서 주목을 받고 있지만 국가운영 능력 및 정치력은 여전히 미지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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