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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월 이상 美 쇠고기는 한국에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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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월 이상 美 쇠고기는 한국에 없나? [송기호 칼럼]최후 작업장 승인 보고서의 진실
9명의 한국 정부 검역관들이 지난 9월 7일, 미국의 쇠고기 작업장 현지 점검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이는 매우 특별한 방문이었다. 왜냐하면 한국이 미국 작업장 승인권을 갖고 있는 동안으로서는 마지막 현지 점검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검역이 시작된 지 90일이 지난 9월 26일, 한국의 승인권은 역사에서 사라졌다.
  
  그래서 현재 한국으로 말의 정액을 수출할 자격이 있는 '정액 채취소'에 대해서는 승인권을 가진 한국이지만, 미국산 쇠고기의 작업장에 대해서는 승인권이 없다. 법제처 자료에 의하면 한국은 광우병 청정국가인 호주의 쇠고기 작업장에 대해선 승인권이 있지만 광우병 발생국가인 미국의 작업장에 대해선 승인권이 없다.
  
  그런데 9명의 한국 공무원을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이들의 미국행은 이른바 "한국 QSA", 곧 30개월이 넘는 쇠고기가 한국으로 수출되지 않도록 하는 미국의 새로운 제도에 대한 최초의 현지 점검이었다. 그래서 매우 중요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6월 21일 "국민적 우려가 제기되었던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실효적으로 차단"했다고 국민에게 보고했다. 그의 실효적 장치란 바로 한국 QSA, 곧 한국 수출용 쇠고기 30개월령 미만 증명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므로 9명의 한국 정부 점검단이 자신들의 "중점 점검사항"의 첫 번째로 "한국 수출 프로그램 QSA 운용 사항"을 올려놓은 것은 정당했다.(<미국 쇠고기 수출 작업장 점검 결과 보고>, 3쪽) 그러나 한국 공무원들의 최후의 작업장 승인 보고서는 그 다음 문단에 이렇게 되어 있다.
  
□점검 대상 22개 작업장 중 1개 작업장은 한국 수출 QSA 프로그램을 준비하지 못하여 수출작업장 승인 요청을 자진 취소함에 따라 나머지 21개 작업장을 점검함. 21개 작업장을 점검한 결과 모든 작업장이 한국 수출 QSA 프로그램을 준비 중에 있으며, 한국 정부의 수출작업장 승인을 받은 후 미 정부로부터 QSA 프로그램 승인을 받을 계획임
  
  □위생관리 소홀 등을 이유로 지적받은 3개 작업장을 제외하고 나머지 18개 작업장은 전반적으로 시설 및 위생관리 실태가 양호하여 수출작업장 승인을 해 주어도 무방할 것으로 사료됨. 점검 대상 작업장은 점검 당시 미 농업부 농산물 유통국으로부터 한국 수출 QSA 프로그램 승인을 받지 못하였지만 우리정부의 수출작업장 승인 이후 대 한국 수출작업 전까지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판단됨
  
  □ 점검 결과 문제가 없었던 18개 작업장에 대해서는 우선 수출작업장 승인 조치

  공무원들은 미국 축산업자들의 30개월령 QSA 실태를 점검하지 못했다. 노련한 미국 작업장들은 30개월령 QSA는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장차 미국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도 한국의 공무원들은 점검 결과 문제가 없었다고 승인해 주었다. 마치 열심히 공부하기로 준비 중이라는 수험생의 말을 듣고 합격증을 내 준 꼴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내가 볼 때는 30개월령 기준은 국제법상 검역 기준이 아닌 것으로 미국과 합의하였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 사이에서는 20개월이 넘는 미국산 쇠고기는 국제법적으로 광우병 위험이 있는 쇠고기이다. 20개월령은 검역 기준이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 사이에서는 30개월이 넘는 미국산 쇠고기는 법적으로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한 쇠고기이다. 슈와브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샤퍼 농림부 장관이 이명박 정부 쇠고기 검역 기준 발효 직후 한국의 장관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최근 한국의 쇠고기 수입자들이 재확인하였듯이,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는 문구를 박은 것과 30개월령 미만 수출을 "자발적 약속(voluntary commitments)"이라고 규정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외교통상부는 위 영어 단어를 "자율 결의"라고 번역했다.) 자발적으로 하는 30개월령은 국제법상 검역 기준이 아니다.
  
  그러므로 9명의 한국의 검역관들이 미국 현지 점검에서 미국 작업장의 한국 QSA 실태를 점검하지 못한 것은 당연하다. 한국 QSA는 검역 기준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 검역관들의 점검 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정부에 묻고 싶다. 현재 한국에 쇠고기를 수출하는 미국의 마흔 다섯 개 QSA 작업장이 과연 제대로 30개월 미만 기준을 지키는지, 그래서 30개월 이상 미국 쇠고기가 실제로 한국에 수입되지 않고 있는지 묻고 싶다.
  
  한국 정부는 미국 정부가 미국 작업장의 QSA 준수 여부를 확인한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설령 미국 정부가 제대로 한다고 하더라도 거기까지 뿐이다. 미국은 일본으로 수출되는 쇠고기에 대해선 제품 하나 하나가 20개월 미만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증명해 주지만, 한국으로 수출되는 쇠고기에 대해선 30개월 미만이라는 것을 증명해 주지 않는다. 그저 한국 QSA 작업장에서 생산된 제품이라고 말할 뿐이다.
  
  미국 정부가 말하는 45곳의 한국 QSA 작업장에는 2007년에 광우병 위험물질을 한국에 실어 보냈던 작업장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일본정부가 현재 그 작업장에서는 더 이상 일본으로 쇠고기를 수출하지 못하도록 중단시킨 작업장도 모두 포함되어 있다.
  
  나는 미국의 한국 QSA 작업장들이 QSA를 지키지 않는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알 수 없다. 나는 단지 미국 작업장들로 하여금 QSA를 제대로 지키게 해서, 30개월이 넘는 미국 쇠고기가 한국으로 수입되지 않도록 해 줄 정부를 원할 뿐이다. 국민이 그렇게 하라고 정부에게 요구하는 것에 무슨 이유가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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