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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세까지 살래, 바퀴벌레가 될래?
[이권우의 '어느 게으름뱅이의 책읽기'] 김한민의 <카페 림보>
어린 시절, 내 영혼의 주요소는 만화방이었다. 어린 나이로는 버티기 어려운 일들이 닥쳐와도 만화방에 처박혀 킬킬대다보면, 어느덧 극심한 스트레스는 사라져 있었다. 이야기에 몰입되었을 적에 얼마나 큰 치유 효과가 있는지 일찌감치 깨달은 셈이다. 그 경험 덕으로 만화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마니아 수준에 이르지는 못하지만 기회가 닿으면 열심히 읽는다.최근 몇
온달과 평강의 로맨스는 가짜! 속았다고?
[이권우의 '어느 게으름뱅이의 책읽기'] <김부식과 일연은 왜>
책을 읽으려면 꼼꼼하게 읽고 비교하며 읽고 비판적으로 읽어야 마땅하다. 그리 읽어 왔다고 자부하고, 그리 읽어야 한다고 떠벌리기도 한다. 그런데 어떤 책을 읽다보면 부끄러워질 때가 있다. 역시 한낱 책벌레가 연구자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일전에는 배병삼의 우리에게 유교란 무엇인가(녹색평론사 펴냄)을 읽으며 그 지식의 고고학에 매료된
핵전쟁도 피해 가는 마지막 낙원! 어디야 도대체?
[이권우의 '어느 게으름뱅이의 책읽기'] 브루스 채트윈의 <파타고니아>
희한한 여행기다. 처음 가본 곳의 풍경이나 유물에 대한 넋두리는 절제되어 있다. 대신, 그곳에 가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와, 책을 읽어 미리 안 이야기와, 가서 들은 이야기로 범벅되었다. 우리 여행이란 게 고작 이름 난 유적지 앞에 떼로 몰려가 사진 찍고 오는 것이라 그런지 낯설다. 아니라면, 지은이의 글쓰기 방식이 독특해서일까?물론, 그만한 효과는 있다.
핵지옥에서 꽃핀 인간의 위엄
[이권우의 '어느 게으름뱅이의 책읽기'] 오에 겐자부로의 <히로시마 노트>
시케토 후미오는 히로시마적십자병원과 원폭병원 원장을 겸직한다. 그는 1945년 원폭 투하 일주일 전에 히로시마로 부임했다. 운명의 그날 아침, 출근하려고 전철을 기다리다 피폭하여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엄살을 떨고 있을 수가 없었다. 병원 앞 광장에 시체가 수천 구나 쌓였다. 매일 병원 뜰에서 시신을 소각했다.부상당한 의사와 간호사를 이끌고 환자들을 돌보았
오웰의 진보 레퀴엠 "진보는 이렇게 망한다"
[이권우의 '어느 게으름뱅이의 책읽기'] <카탈로니아 찬가>
통합진보당 사태가 점입가경으로 치달을 적에 떠오른 책이 있었다. 조지 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정영목 옮김, 민음사 펴냄).국내 독자들에게 뜻밖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다. 물론, 조지 오웰이 앙드레 말로나 어니스트 헤밍웨이처럼 스페인 내전에 참전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다. 그런데 그가 그 전쟁에서 총상을 입고 영국으로 돌아와 자신이 겪은 스페인 내전의 진
"괜찮아, 잘 될 거야!" 이젠 그 입 닥치시지!
[이권우의 '어느 게으름뱅이의 책읽기'] <긍정의 배신>·<배드 사이언스>
거칠지만 나름대로 철학을 분류하는 법이 있다. 모든 철학은 결국에는 주체와 세계의 갈등을 다룬다. 이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을 둘러싸고 크게 두 가지 길로 갈라진다는 게 내 생각이다.그 하나는 갈등을 이겨내기 위해 주체를 변화하는 방법이다. 대체로 관념론과 종교가 여기에 든다. 다른 하나는 세계를 바꾸려 한다. 넓은 의미의 유물론이 대표적인 사례다. 물론 개
발기 부전 특효약, '비아그라' 아니라 '맹자'!
[이권우의 '어느 게으름뱅이의 책읽기'] 김용옥의 <맹자 사람의 길>
우리 나이로 오십이 되던 날, 거짓말 같은 일이 벌어졌다. 새벽녘 뒤척거리다 늘 그러해온 것처럼 속곳 밑으로 손을 집어넣었는데, 평소와 너무 달랐다. 꿈결에도 어라, 이런 일이 없었는데 하며 당혹해 했다. 세모에 술을 너무 많이 마신 탓이려니 했다. 40대를 정리하면서 어찌 소회가 없었겠는가. 직장도 때려치우고 도서평론가라 나부대며 버틴 10년이었다.주는
푸코 철학의 동력은 동성애! 그 원천은…
[이권우의 '어느 게으름뱅이의 책읽기'] 디디에 에리봉의 <미셀 푸코>
푸코. 그 이름 참 오랫동안 내 삶에 따라 붙어 다닌다. 얼치기로 대학 다니며 유사 마르크스 책 읽고 사회에 밀려나온 나에게 푸코는 너무 낯선 이름이었다. 한동안 너도나도 푸코를 떠들고 다니는데 나는 직장 생활에 치이고 술독에 빠져 있어 한동안 거들떠도 안 보았다. 그러다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싶어 그의 책을 들고 도서관에 가서 읽은 적이 있었다. 감시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