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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한국 경제, 동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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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한국 경제, 동반 추락? [정태인의 경제진단] "부동산에 목숨거는 박근혜 정부"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이 첫 조합원 대상 서비스로 6월 28일 뉴스 큐레이팅 서비스 <주간 프레시안 뷰> 준비호 1호를 냈다. 지난 26일로 준비호 5호를 냈다. <주간 프레시안 뷰>는 정치, 경제, 국제, 생태, 한반도 등 각 분야의 권위 있는 전문가들이 뽑은 뉴스다. 단편적인 정보가 아닌 '흐름으로서의 뉴스', '지식으로서의 뉴스'를 추구한다.

매주 금요일 저녁에 발행되는 조합원에게 무료로 제공되지만, 일반 독자에게는 유료인 콘텐츠다. <주간 프레시안 뷰>를 보고자 하는 독자는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된다. 7월 한달 동안 준비 기간을 거쳐 8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8월 2일부터는 정식판이 나올 예정이다. 내용이 궁금한 독자들을 위해 지난 26일 발행된 <주간 프레시안 뷰>에 실린 글의 일부를 게재한다. <편집자>


안녕하세요?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읽어드리는 프레시안 도우미 정태인입니다. 한 주일마다 새로운 얘기를 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일상사야 매일 매일이 다를 수 있지만 나라 경제나 세계경제가 한 주일 만에 확 달라지는 사건은 그리 많이 일어나지 않으니까요.

지난주 세계 언론에서 갑자기 폭주한 기사는 중국의 경제상황을 다룬 것들입니다. 역시 폴 크루그만 프린스턴대 교수가 불을 질렀습니다. 중국 경제는, 한국의 70~80년대처럼 투자가 GDP에서 40~50%를 차지합니다.

현재 한국에서 투자(총고정자본형성)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약 25%)의 두 배에 달하죠. 이번 글에서 크루그만은 중국이 루이스 전환점에 도달했다는 것, 즉 농촌에서 무한대로 노동이 공급되는 상황이 종료됐다(한국은 대체로 70년대 말에 도달했다고 봅니다)는 가설을 내놓았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임금이 올라가고 자본의 한계효율이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중국은 이제 만리장성(Great Wall)이라는 벽에 부딪혔다는 겁니다. 단순한 경기 침체를 넘어서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날 거라는 얘기죠. 물론 통계나 계량으로 입증된 가설은 아닙니다. (☞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세계경제 동반몰락?…크루그먼 "中 연착륙 가능성 낮아")

중국의 통계에 관해서 유명한 일화가 위키리크스를 통해 흘러나온 적이 있죠. 리커창 현 총리가 자신도 중국 통계를 믿지 않는다면서 대신 전력소비량, 화물운송량, 그리고 실질 대출 수치를 보고 경기를 판단한다는 얘기를 한 겁니다. 대체로 제조업의 가동률과 투자 수요를 보여주는 수치들인데요,

이 지표를 종합해서 '리커창지수'라는 게 나왔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중국 정부가 발표한 실질 GDP 보다 리커창 지수가 더 많이 떨어져서 5% 부근에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동안 많이 지적된 지방정부와 공기업의 부채, 부동산 거품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가 터지지 않는다 해도 수출 부진 등으로 경기가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태인

이제 세계는 중국의 경기침체 또는 위기를 기정사실로 보고 세계의 정치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역시 발 빠른 크루그만이 "우리는 중국쇼크를 얼마나 걱정해야 하는가"라는 짧은 메모를 남겼는데요. (☞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결론만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1) 수출을 통한 '기계적' 연관은 그리 걱정할 것이 못 된다. 중국이 세계의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3%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 에너지나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은 꽤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국의 원유 소비는 세계 전체의 11%에 달한다. 3) 더 큰 문제는 정치와 국제적 안정 측면에서 발생할 수 있다. 정치적 정당성을 경제성장에서 찾았던 중국 정부가 내부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서, 예컨대 영토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겁니다.

물론 중국을 향한 수출이 25%에 이르는 한국은(홍콩을 포함하면 30%) "기계적 연관"에서도 직접 타격을 입게 됩니다.

권위 있는 보수지 <이코노미스트>도 가만히 있을 리 없습니다. 이 잡지는 7월 27일 자에 '거대한 감속(The Great Deceleration)'이라는 기사를 실었는데요. (☞ )

공식 통계로 봐도 중국(7.5%), 인도(약 5%), 브라질과 러시아(약 2.5%) 등 지난 10년간 세계의 경제성장을 이끌어 왔던 신흥시장의 성장률은 반 토막 났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등이 과거의 다른 후진국들처럼 파국을 맞을 거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중앙정부가 현재의 부실채권을 감당할 재정 능력을 지니고 있고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어서 환율이 조정될 수 있고 또 부채도 대부분 자국 통화로 이뤄져 있어서 외환위기를 맞을 가능성도 낮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선진국과 거대 신흥시장의 동시 침체는 앞으로 세계가 계속 구렁텅이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라는 음울한 예측을 하도록 합니다. 설마 이 기사의 마지막 문단, 신자유주의가 다시 주목을 받을 거라는 <이코노미스트> 특유의 독단, 또는 희망을 믿지는 않으시겠죠?

한국 기사로는 한은의 2/4분기 국민계정 발표와 국토부의 4.1 부동산 대책 후속조치가 눈에 띕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24일, 2/4분기 국내총생산(GDP) 통계를 발표했습니다. 다음 표를 보시죠.


ⓒ한국은행


마지막 네모에 갇힌 숫자들을 보시면 되는데요. 맨 위, 오른쪽의 국내 총생산 1.1%는 2/4분기에 전 분기(1/4분기)와 비교해서 GDP가 1.1% 증가했다는 얘깁니다. 이 속도가 앞으로 1년 동안 유지된다면 4% 남짓(1.1*4) GDP가 늘어난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 옆에 괄호 안의 2.3%는 작년 2/4분기와 비교한 숫자입니다. 즉 두 수치를 종합하면 우리 경제가 3% 내외의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부동산경기 회복에 목숨을 건 박근혜 정부

물론 위에서 본 세계경제 상황, 그리고 내부의 문제점을 고려하면 이런 전망도 그저 낙관일 뿐입니다. 그 아래 수치들을 보면 정부소비, 즉 정부의 재정지출과 건설투자만 평균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고 소비는 여전히 제자리를 맴돌고, 설비투자는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의 수치조차 유지하기 힘들 거라는 쪽이 더 객관적이라는 얘기죠. 이런 상황에서는 소득과 자산의 재분배를 통해 서민들의 소비를 늘리는 수밖에 없는데(총수요 확대) 박근혜 정부가 그런 정책을 쓸 리 만무합니다.

박근혜 정부가 목숨을 건 곳은 역시 건설투자입니다. 지난주에 발표된 '제2차 투자 활성화 정책'은 '부동산 투기 종합선물세트'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이번 주에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아예 앞으로 부동산 공급을 줄이겠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그는 브리핑에서 "수도권 초과 공급 상황은 상당히 심각하다"면서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않는 한 세제지원만으로 시장을 살리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2016년까지 4년간 수도권에서 주택 약 18만 가구의 공급을 축소할 방침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한마디로 공급을 줄여서 부동산 가격을 올릴 예정이니 집값이 더 내려갈 때를 기다리지 말고 빨리 주택을 구입하라는 얘깁니다. 제가 청와대 비서관으로서 투기를 막기 위해 좌고우면할 때 이 분은 일관되게 부동산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죠. 당시는 판교 사태가 보여 주듯 공급을 늘린다고 해도, 투기 때문에 수요곡선이 더 빠르게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면 가격이 올라가고, 그게 다시 투기수요를 부추기는 상황(이런 걸 '자기실현적 예언'이라고 하죠)인데도 주야장천 시장 논리만 되뇌는 사람이죠. 이번엔 그 반대로 부동산 가격이 내려갈 조짐을 보이니까 공급을 줄여서 가격을 올리겠다는 겁니다. 참 순진한, 대책 없는 시장주의자입니다.

우리가 지금 부동산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한다면, 예컨대 젊은이들이 저축을 아무리 많이 해도 20년 이내에 집을 살 희망이 없는 수준이라면 천천히 가격을 떨어뜨리는 게 가장 좋습니다. 그런데도 취득세를 인하해서라도 부동산 경기를 살리겠다고 기를 쓰는 건 이 정부가 부동산 투기에 정권의 운명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투기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정부, 참으로 한심합니다. 그럼 대안이 있느냐고요? 스티글리츠의 <불평등의 대가>를 읽으면 거기 답이 있습니다. (☞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박근혜 대통령을 위한 '무릎팍 도사'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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