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버티기' KBS 길환영, 노조 저지로 출근 실패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버티기' KBS 길환영, 노조 저지로 출근 실패 [현장] 양대노조 합심 퇴진 투쟁…사측, '길환영 호위대' 등장
"역대 최고 불신임률, 길환영은 사퇴하라", "부역 사장 지시 대리, 박근혜는 사과하라"

'청와대 보도 개입'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한국방송공사(KBS) 길환영 사장이 내부 구성원들로부터 출근을 저지당했다. 길 사장의 차량 진입을 막는 직원들의 저지 행위에 길 사장 관용 차량은 앞유리창이 크게 훼손되기에 이르렀고, 결국 길 사장은 일보 후퇴했다.

19일 KBS 양대 노조인 KBS 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소속 구성원들은 오전 7시 30분부터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길 사장 출근 저지 시위를 벌였다.

▲19일 KBS 길환영 사장 저지에 나선 KBS 본부 노조원들. ⓒ프레시안(서어리)

이들은 오전 땡볕 아래서 손피켓을 들고 돌아가며 발언에 나섰다. 권오훈 KBS 본부 위원장은 "길 사장이 아직도 물러나지 않은 건 청와대로부터 지시가 내려오지 않았다는 이유 말고는 무엇으로도 설명할 수 없다"며 "당장 집으로 들어가 사직서를 제출하라. 이것은 국민의 명령"이라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이어 지난주 KBS 보도본부 부장들이 일괄 사퇴를 한 데 이어, 이날 오전에는 KBS 본부 소속 뉴스 앵커들과 지역총국 부장들도 제작 거부 및 보직 사퇴를 결의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노조원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양대 노조와 기자협회 구성원까지 합세하는 사이, 저지 세력에 맞서 길 사장을 호위하기 위한 직원들이 등장했다. 류현순 부사장 이하 경영기술국 등 간부 30여 명은 시위를 하는 직원들 옆에 길게 늘어섰다. 한 노조원이 이들을 향해 "정말 실망이다"고 소리치자, 한 간부는 "뭐가 실망이냐"며 맞받아쳤다.

▲길환영 사장을 호위하기 위해 등장한 간부들. ⓒ프레시안(서어리)

KBS 본부 함철 부위원장은 '길환영 호위대'를 향해 "길환영을 보위하려는 작태들이 부끄럽고 참담하다"며 "알량한 보직 때문에 어쩔수 없다는 변명하지 말라. 자리에 나온 이들의 명단을 다 공개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길 사장을 태운 관용 차량은 출근 예상 시간을 넘긴 9시 15분 경 본관 앞에 도착했다. 수십 명의 노조원들이 차량을 에워싸고 "길환영은 물러나라, 부역사장 물러나라"며 구호를 연호했다. 차량이 시위대를 뚫고 계속 진입하자 노조원들은 차를 세게 두드리고, 차체 위로 올라가기도 했다. 물을 뿌리고 출력해 온 노보를 뿌리기도 했다. 결국 노조원들과 청원경찰 간 극심한 몸싸움이 벌어졌고, 몸싸움에 밀린 이들이 도로로 튕겨져 나가는 등 위험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프레시안(서어리)
ⓒ프레시안(서어리)

결국 8분간의 사투 끝에 길 사장을 태운 차량은 다시 밖으로 나갔다. 노조원들은 계속 차량을 따라가며 사퇴 구호를 외치며 두드렸다. 관용 차량이 사람들을 뚫고 나가 모습을 비췄을 때, 앞유리가 깨지는 등 차체가 심하게 파손된 채였다.

"吉, 사퇴 의사 전혀 없다"

길 사장이 이날 오전 출근에 실패하면서 10시로 예정된 '사장과의 대화'와 오후 3시 길 사장 기자회견 일정 등이 줄줄이 무산됐다.

길 사장은 오전 팀장급 이상 직원들과의 면담 시간을 갖고,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폭로한 보도 및 인사 개입 등에 대한 의견을 밝힐 계획이었다.

본인에 대한 잇단 폭로, 98%에 달하는 '불신임' 결과 등에 비춰 길 사장이 본인 거취에 대한 중대 발표를 할 수도 있다는 추측도 나왔다. 그러나 길 사장은 전날 주변을 통해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는 후문이다.

▲길환영 사장이 노조원들에 막혀 다시 돌아간 뒤, 류현순 부사장이 청원경찰을 따라 건물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프레시안(서어리)

함 부위원장은 "어제 들은 바로는 길 사장이 사직할 뜻이 전혀 없고, (노조 측 반발에) 정면 대응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는 것"이라며 "오늘 두 일정 모두 길 사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는 자리가 아니라 본인이 물러날 생각이 없고 대신 제도 개선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자리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일 내부 구성원들을 설득하려면 김 전 보도국장이 상세하게 폭로한 내용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아님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KBS 홍보실 측은 오전 10시, 오후 3시 일정이 취소된 데 대해 '내부 사정'이라고 밝혔다.

양대 노조 구성원들은 이날 출근 저지 성공 후 잠시 현업에 복귀한 뒤 다시 투쟁에 돌입하기로 했다. 해산 후에도 본관 로비에서는 드문드문 투쟁 구호가 울려퍼졌다.

ⓒ프레시안(서어리)
ⓒ프레시안(서어리)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원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2-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