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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영업자 평균소득 200만 원?" 경제 현안 '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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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황교안 "자영업자 평균소득 200만 원?" 경제 현안 '꽝' [청문회] 과거 '부산 여자'·'노무현' 발언 뒤늦은 사과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아내 폭행 사건의 원인으로 "부산 여자가 드센 이유도 있다"고 말했던 과거 발언에 대해 "잘못된 말"이라고 사과했다.

황 후보자는 9일 인사청문회 이틀차 오전 질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이 지난 2004년 기자간담회에서의 발언을 추궁하자 "술을 마시고 가정폭력이 난다는 취지의 얘기였는데, 여러 말을 덧붙이면서 불필요한 말이 나왔다"며 "잘못됐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황 후보자는 과거 부산 동부지검 근무 시절 "부산은 전국에서 뺑소니와 부인을 구타하는 폭행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역"이라며 "이 모든 원인은 술 때문"이라고 하고, 기자들과 얘기하는 과정에서 "사실 부산 여자들이 드센 이유도 있다"고 했었다. (☞관련 기사 : 황교안, 가정폭력에 "부산 여자 드센 이유도…")

'부산 여자' 발언 외의 도덕성 관련 쟁점은 전관예우 의혹, 종교재단 이사 겸임 문제,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 등이었다. 황 후보자는 청호나이스 정휘동 회장 횡령 사건 변호를 맡은 것이 주심인 김용덕 대법관과 고교 동창 관계인 친분을 이용하려 한 것 아니냐고 새정치연합 우원식 의원이 전날에 이어 추궁하자 "그런 걱정을 전체적으로 하지 못한 점은 제가 좀 사려깊지 못했다"고 유감을 표했다. 단 오해를 받을 만한 처신을 한 점이 '사려깊지 못했'을 뿐, 자신이 실제로 친분을 이용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전관예우 의혹의 핵심이라고 야당이 주장하고 있는, 황 후보자가 변호사로서 맡았던 사건 119건 가운데 사건 내역이 가려진 19건 문제는 이날 오전까지 해결되지 않았다. 여당 및 황 후보자 측과 야당은 이 19건에 대해 의뢰인, 사건명 등 어떤 범위의 정보까지 열람할 것인지를 놓고 의견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종교법인인 '아가페재단' 이사직을 겸임한 경위에 대해서는 "초기 설립위원으로 있었는데 (재단이) 절차상 미숙한 점이 있었다"며 "저도 공직자여서 다른 법인 이사를 맡으려면 공직 겸임허가를 받아야 했는데 초기에 그 절차가 빠져 있었다"고 황 후보자는 인정했다. 다만 그는 "시간이 지난 다음에 '처음 이 법인이 생길 때부터 이사로 근무한 것을 인정(허가)한다'는 취지로 (법무부에 겸직 허가를) 신청했고, 법무부도 절차상 문제점을 이해하고 사후에 3년짜리 겸직 허가를 내줬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후에도 이사직을 사임하지 않았다는 은 의원의 지적에 "3년마다 갱신해야 하기 때문에 절차를 밟은 걸로 기억한다"며 "(근거) 자료를 찾아보려 했더니, 보존 기한이 3년으로 돼 있어서 남아 있는 공문서는 없다. 법무장관을 맡으면서 이사는 사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새정치연합 김광진 의원이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서는 "전혀 그런 점 없다"고 일축했다. 김 의원의 의혹 제기 요지는, 황 후보자가 대구고검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아들이 대구에 위치한 육군 2군 작전사령부에 배속됐고, 특히 2작전사령관과 황 후보자는 같은 기독교 모임에서 활동하는 등 친분이 있었다는 것이다.

황 후보자는 이에 대해 "제가 대구에 있었다 해도 6개월에서 1년이면 자리를 옮긴다"며 "제가 검찰 인사 사정상 오래 있었던 것 뿐이지, 언제 떠날지 모르는데 혜택을 주기 위해 (아들을) 그렇게 보냈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해명했다.

자영업자 월평균 소득 묻자 "200만원?"…북한 국방예산 묻자 "구체적 말씀드리기 어려워"

야당은 황 후보자의 도덕성 뿐 아니라 '무능'을 드러내는 데도 주력했다. 새정치연합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우원식 의원은 경제적 분배의 문제를 중점 질의하며 "노동소득분배율이 무엇인지 아나?", "자영업자 월평균 소득이 얼마인지 아나?"라고 물었다.

황 후보자는 노동소득분배율 악화와 대기업 사내유보금 증가 등을 들어 "경제 성과가 골고루 잘 분배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지만, 자영업자 월평균 소득을 묻는 질문에는 "200만 원?"하고 답해 우 의원의 한숨을 끌어냈다. 우 의원은 "아, 참 큰일이다"라고 혀를 차며 "147만 원이다. 이걸 200만 원이라고 답하시면…"이라고 했다.

황 후보자는 우 의원이 "정부는 학교 옆 호텔, 선상 카지노, 의료 민영화, 이런 것(을 허용하는 법)이 경제 활성화라고 하고 있다"고 비판한 데 대해 "그런 법들이 다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경제학자 출신인 홍종학 의원은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이 잘못된 것 아니냐"며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정책은 잘못됐다면서 단기부양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누가 옳으냐. 유승민이냐, 최경환이냐?"고 물었다.

황 후보자는 이에 대해 "지금까지 부족한 점이 없는지 제가 총리가 되면 살펴보겠다"며 "단기, 장기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단기적으로 경제를 살리기 위해 확장(재정)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경제가 어렵지만 미세하게나마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니, 4대 구조개혁이나 각 경제 주체의 활력을 살리는 경제 활성화 방안을 통해 성과가 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홍 의원은 "비전문가의 알맹이 없는 얘기"라고 혹평했다.

새누리당 소속인 장윤석 인사청문위원장은 우 의원의 질의가 끝나자 "후보자가 경제 전문가는 아니지만, 총리가 되면 공부도 많이 하고, 경제 전문가들과 의견도 많이 교환하고 하시라"고 조언했다.

안보 분야에 대해서는 국방위원인 김광진 의원이 질의에 나섰다. 김 의원이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아시죠?"라고 묻자 황 후보자는 "XLBM? 모르겠다"고 잘못 알아들었다가 뒤늦게 "아, 에스(S).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북한 국방비 규모를 한국과 비교하면 어떻게 되느냐고 하자 황 후보자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김 의원이 대략 어느 정도일 것 같으냐고 거듭 답을 요구했지만 황 후보자는 "추측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는 답만 서너 번 되풀이하며 "우리보다는 적다"고만 했다.

"검사 차출, 제한적으로 운영하겠다"…"'노무현, 구속됐던 분' 교회 강연 부적절"

'공안 검사'로서의 황 후보자의 정체성도 청문회 주제 중 하나였다. 새누리당 김제식 의원이 "앞으로 어려운 현안이 있으면 (총리실에) 검사를 차출하겠나?"라고 묻자 그는 부인하지 않은 채 "검사 차출은 신중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제한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원래 공무원은 다른 부서에 파견돼 일할 수 있다"고 했다.

새정치연합 박범계 의원은 지난 2011년 황 후보자가 교회 강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공안부 검사에 의해 구속까지 됐던 분이다.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되니까 공안부에 오래 있던 사람들에게 곱지 않을 것"이라고 한 데 대해, "다른 공안 검사들은 승진했는데 황 후보자가 승진하지 못한 것이 노무현 정부의 공안검사 탄압 때문이냐 후보자의 무능 때문이냐"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박 의원은 황 후보자에게 "공안 이미지를 십분 활용해 '공안 마케팅'으로 후보자 자리까지 왔다"고 원색적 비난을 하기도 했다. 황 후보자는 앞의 강연 내용에 대해서는 "말한 장소가 교회였는데, 밖에서 보기엔 적절치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하면서도 "저에 대한 인사 평가는 제가 말씀드리기 적절치 않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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