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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황교안 청문회…"망친 장본인은 법조윤리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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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황교안 청문회…"망친 장본인은 법조윤리협의회" 장윤석 "청문회 마쳤으니 기념사진 찍자"해 빈축 사기도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총리로서의 적격성 검증을 위한 인사청문회가 10일 오후 종료됐다. 이례적으로 사흘간 진행된 청문회에서 황 후보자는 전관예우·병역면제·삼성 X파일 사건 불공정 처리 비판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그러나 황 후보자는 자료 제출 거부 등의 방식으로 '철벽 방어'를 이어 왔다. (☞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기사 모음 보기 )

막판 검증까지 마친 야당은 황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단을 내리고 있다. 반면 여당은 12일 본회의에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사태로 비교적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이번 청문회에서 '의혹 투성이'의 황 후보자가 제대로 검증되었는지 또한 의문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野 "청문회 망친 장본인은 법조윤리협의회"

'불충분 검증'이란 결과는 누구보다 '전관예우 방지'를 설립 취지로 했던 법조윤리협의회가 자초한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처음부터 법조윤리협의회가 황교안 후보자가 변호사 시절 담당했던 사건 119건을 '송무' 사건과 '자문' 사건을 가리지 않고 국회에 제출했다면 검증 절차가 훨씬 원활하게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자문 사건으로 분류돼 국회에 삭제된 채로 제출됐던 19건의 사건은, 논란 끝에 9일 오후가 되어서야 간신히 공개됐다. 그마저도 사건명·송무 일자·관할 기관·처리 결과·수임 사건 요지란 토막 정보만 청문위원들에게 비공개 열람이 허락된 터라 충분한 검증은 애초에 불가능했다. 일각에선 "뒤늦은 제출 자체가 의도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10일 열렸던 마지막 청문회에선 서울지방변호사회 김한규 회장이 법조윤리협의회의 이 같은 '사건 가리기' 행태에 대해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말해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김 회장은 "법조윤리협의회가 수임 자문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정의해서 (제출 규정에) 집어넣은 것"이라면서 "변호사법이나 시행령 어디에도 '자문'이라는 규정이 없다. 그런데 협의회에서 자문이란 새 단어를 만들어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에서의 검증을 소모적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국회 인사청문회 특별위원회 야당 측 간사인 우원식 의원은 "이번 청문회를 망친 장본인은 법조윤리협의회"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전화 변론도 선임계 제출해야"

황 후보자가 변호사 시절 101건의 송무 사건을 맡고도, 서울지방변호사회를 경유해 제출한 '선임계'는 3건뿐이라는 것도 사흘 내리 공방 대상이 됐다.

서울지방변호사회 김 회장은 "전화 또는 만나서 물어보는 것도 변론으로서 선임계를 제출해야 한다"면서 "황 후보자가 사건을 수임했고 법조윤리협의회가 이 사건을 자문 사건이 아닌 송무 사건으로 판단했다면 변호사법 위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선임계는 변론을 할 때 제출하는 것"이라면서 변론 단계에 이르지 않은 사건에 대해선 선임계가 제출되지 않을 수 있단 취지로 한 황 후보자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선임계 미제출 문제가 특히 논란이 된 것은 2012년 황 후보자가 맡은 청호나이스 횡령 사건이 전형적인 '전관' 사건으로 보인다는 점 때문이었다.

황 후보자가 속했던 법무법인 태평양은 이 사건의 1심과 2심을 청호나이스 회장 측에서 대리했으나 항소심 패소 후 사건에서 철수했다. 이후 김앤장 법무법인이 새로 이 사건을 대리하게 됐으나, 이례적이게도 태평양의 황 후보자는 상고심에서도 사건을 맡았다.

이에 대해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당시 재판부였던 대법원 2부의 주심 김용덕 대법관과 황 후보자가 경기고등학교 동창"이라면서 이른바 '전화 변론'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서울지방변호사회 김 회장 또한 이날 "1심보다 2심에서 결과가 안 좋아지면 (의뢰인-변호사 간) 신뢰관계가 단절된다"며 수임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다.

황교안 "청문회, 국무총리의 사명과 책임 일깨운 값진 기회"

이처럼 각종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으나 청문회는 자료 제출 거부·지연 제출 공방만 거듭하다 결국 여야가 합의한 일정을 다 소비한 채로 그 막을 내렸다. ·

황 후보자는 이날 오후 청문회를 마치며 "국무총리로 일할 기회를 주신다면 소통과 국민 화합을 통해서 우리나라가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면서 "이번 청문회는 이 시대 국무총리의 사명과 책임을 일깨워준 참으로 값진 기회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제 남은 절차로는 인사청문특위 차원의 심사경과보고서를 채택과 국회 본회의의 인준동의안 표결이 남아있다. 심사경과보고서 채택 시한은 오는 12일이다.

'부실 청문회'란 꼬리표가 붙은 만큼, 이후 진행될 이 같은 절차도 매끄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현재 전반적으로 우리는 황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고, 이에 반해 유승민 원내대표는 "결정적인 결격 사유가 발견되지 않은 만큼 금요일(12일) 본회의에서 인준동의안이 표결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는 일단 11일 양당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에서 인준안 처리를 두고 논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장윤석 "청문회 마쳤으니 기념사진 찍자"…'기념할 일?' 빈축

이날 오후 인사청문회를 마치는 과정에서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인 새누리당 장윤석 의원이 "역사의 기록을 남기자"면서 황 후보자와 여야 특위 위원들의 단체 사진 촬영을 제안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장 위원장은 "이것도 하나의 역사의 기록이니 산회를 한 후에 후보자와 여야 의원들이 같이 한 번 사진을 찍는 것이 괜찮느냐는 얘기를 (일부) 사진 기자들과 나눴다'면서 새정치민주연합 측 위원들에게 의사를 물었다.

요구한 자료 제출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줄곧 '부실 청문회' 비판을 쏟아냈던 야당 위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장 위원장의 제안에 앞서 우원식 간사와 홍종학 위원 등이 이미 의혹을 다 해소하지 못한 채로 국무총리 인준 절차를 진행하는 것에 대한 강한 유감을 표명한 상황이기도 했다.

기념 촬영은 결국 새누리당 소속 위원들만 참여한 채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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