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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도 학비 없어봐서 알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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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도 학비 없어봐서 알잖아요" 전국 대학생 대규모 집회…이대는 '신입생'만 인상
이화여대 학생회는 학교가 일방적으로 정한 등심위원 구성에 반대해 등심위 회의에 들어가길 거부했다. 학교가 정한 구성비는 학 측 4명, 학생 3명, 회계감사 관련된 인원 1명이었다. 학생들은 2번의 기자회견을 통해 동수 구성을 요구하며 등심위에 들어가지 않았다. 학교 측은 등심위에 들어오면 동결해주겠다고 학생들을 회유하면서, 한편으론 이미 동결을 결정하고 언론에 보도자료까지 뿌려 놓았다고 한다. 학생들 의견은 처음부터 끝까지 존중되지 않았다. 더욱 기가 찬 건 재학생 등록금은 동결해 놓고 3월에 새로 들어온 신입생의 등록금은 2.5% 인상했다. 음대 신입생은 630만 원이 넘는 등록금을 내야 한다.

▲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대학생들. ⓒ프레시안(이경희)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 법안 개정', '추경예산 확보로 등록금 인하', '국‧공립대 법인화 반대'를 외치며 대학생들이 똘똘 뭉쳤다. 11일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전국 대학생 교육 공동 행동'이 1, 2부에 걸쳐 진행됐다. 1부에선 국‧공립대 법인화 문제가 2부에선 등록금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총 300여 명이 넘는 대학생들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2시간 30분가량 목소리를 높이며 정부의 행동을 촉구했다.

"대통령도 학창시절 학비가 비싸 봐서 알지 않느냐"

등록금과 관련해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주문한 것은 등심위가 제구실을 할 수 있도록 법안을 개정하라는 것이다. 전주교대 이정완 총학생회장은 "학교 측에만 유리한 등심위 구성을 용납할 수 없으며 앞으로도 (시정을 위해) 계속 투쟁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2.9%가 오른 등록금 고지서가 발부된 고려대의 조우리 총학생회장도 "근본해결은 정부에 있다"며 "민주적 등심위를 만들어 달라"라고 요구했다.

더 근본적인 것은 등록금 동결만으론 현실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학생들은 정부에 반값 등록금을 요구하며 더 나아가 '무상 교육'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편지를 써 '새내기가 대통령에게'를 낭독한 성균관대 임정택 학생은 "우리는 그저 공부하고 싶다는 것이다. 교육 기본법에도 교육받을 권리가 명시돼 있다"라며 "반값을 넘어서 무상으로 대학을 다닐 수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임정택 학생은 또한 "대통령도 학창시절 형편이 어려웠다고 들었다. 학생 형편 안다면 반값 등록금 넘어서 무상으로 학교에 다니고 싶은 학생들 이야기를 들어 달라"라고 호소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민주당 안민석 의원도 연대사를 통해 야당도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이정희 대표는 강원도 원주에서 연탄불을 피워 사망한 학생의 시신 옆으로 학자금 대출 서류가 있었다는 최근의 사례를 들었다. 무거워진 분위기 속에서도 이내 "등심위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등록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겠다"고 하자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안민석 의원은 "이명박 정권에 반값 등록금을 다시 한 번 줄기차게 요구해 상반기에는 적어도 '노력하겠다' 정도는 받아내겠다"고 말했다. 또한 안 의원은 "이주호 장관이 이 문제를 책임져야 한다"며 "임시 국회에서 사퇴를 요구하겠다"라고 했다.

대학생들은 △ 추경예산을 확보해 등록금 인하 △ 반값 등록금 공약 이행 △ 등심위 법안 개정 등을 요구했다.

10일 동국대에서 4.9% 인상률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 ⓒ프레시안(이경희)

등록금 동결을 넘어 등록금 인하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가 높은 가운데 4.9%란 '용감한' 인상률을 고지한 동국대학교에선 지난 10일 삼보일배가 진행됐다. 학생들은 삼보일배 후 본관 총장실의 항의 방문해 "일방적으로 등록금 4.9% 인상 고지를 철회하고 2011년 등록금을 동결하라"는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내가 따온 연구비로 난 연구만 하면 안 돼?"

1부에선 열린 국‧공립대 법인화 반대 집회에선 △국‧공립대 법인화를 기정사실화하는 서울대 법인화법 폐기 △ 주요 국‧공립대 법인화 추진 흐름 즉각 중단 △ 국‧공립대 법인화 포기하고 교육의 공공성을 지킬 것이라는 요구사항이 나왔다.

학생들은 "교육이 돈을 벌어야 할 상품이 아니라 누구나 마땅히 받아야 할 공공의 것임을 망각하고 이미 세계적으로 매우 부족한 공교육의 입지를 더욱 좁히는 것이 법인화"라며 현재 통과된 서울대 법인화법부터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서울대 법인화 법은 상임위에 상정도 안 하고 날치기 통과된 것"이라며 "절차상 문제가 있고 교육 공공성과 자율성을 말살하고 기초 학문을 고사 시키는 서울대 법인화법 폐기를 위해 야당이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 11일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 모인 한 대학생 중 한 명이 국립대 법인화 반대 피켓을 들고 있다. ⓒ프레시안(이경희)

서울대 서양사학과 최갑수 교수는 "미국에서 학위를 받은 신임 교수가 '내가 따온 연구비로 강사를 기용하고 나는 연구만 하면 안 되냐'라는 말을 했는데 큰 충격을 받았다"라며 "법인화가 되면 이런 현상이 더 심화돼 상대적으로 교육을 소홀히 할 교수들이 많아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은 기업과 국가와는 다른 이유를 위해 존재 한다"라며 "그래도 값싸게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 국립대인데 법인화되면 교육권이 심각하게 침해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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