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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日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한 것 아니라지만…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별다른 묘책 없어 보여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정부가 사실상 용인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정부는 상황의 진전을 봐가면서 필요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둘러싼 정부의 운신 폭이 그리 넓지 않은 상황이라 결국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인정하는 수순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외교부 조태영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으며 사실상 이를 인정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최근 방미 후 미 측과 협의를 가진 고위 인사의 언급을 근거로 (언론이) 그렇게 보도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결론적으로 말하면 사실상 용인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정부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인정한 것이라는 관측은 지난 23일부터 방미 길에 오른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발언으로 촉발됐다. 김 실장은 방미 기간 중 집단적 자위권 문제와 관련해 "UN헌정에 나와 있는 보통 국가의 권리 중 하나로 우리가 용인하고 말고의 사안이 아니고 일본국민이 선택할 문제"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 아베 신조 일본 총리(오른쪽)가 27일 사이타마현 소재 육상자위대 아사카 훈련장에서 열린 관열식(열병식)에서 사열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와 더불어 집단적 자위권의 구체적 가이드라인 작업이 시작됐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나오면서 정부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인정을 기정사실화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조 대변인은 이에 대해 "일본 내에서 조차 (집단적 자위권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에 대한 언급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그는 "정부는 나름대로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일본과 관련 국가에 여러 계기에 다양한 경로로 표명해 오고 있다"며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조 대변인의 해명과는 달리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채널을 통한 분명한 입장표명을 하고 있지 않아, 결국 미국과 일본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일본이 보통국가로서 자위권을 가질 수 있다는 김 실장의 해석도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UN 헌정에는 일본을 보통국가로 규정하지 않고 '적국'으로 규정하고 있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국가'로 자국을 지키는 것 외에 영토 밖에서의 군사적 행동이 금지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통국가의 권리를 운운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일본이 자신들의 안위를 지키기 위한 자위권을 가진다고 해도 이는 자체 영토를 지키는 '자위권'에만 국한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집단적 자위권'은 일본 영토 바깥까지 군사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2차 대전에서 일본에 침략을 당한 역사를 갖고 있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일본의 이러한 행보에 우려를 표명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사안을 두고 정부의 운신 폭이 그리 넓지 않다는 데 있다. 재정적인 문제로 직접 중국을 견제하기 힘든 미국이 자신 대신 중국을 상대해줄 수 있는 일본 군대의 활동 폭을 넓히는 데 동의한 상황에서 한국이 이를 뒤집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고 정부가 역사인식과 위안부 문제, 독도 문제 등으로 국내 반일 정서가 최고조에 달한 현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이를 설득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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