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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통일이 돌파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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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국 경제, 통일이 돌파구다 [재미동포 의사가 본 통일 미래상]<2> 민족사 최고의 경제번영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 이후 우리 사회 곳곳에서 통일 담론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은 통일 이후 남한 사회에 가져올 이득, 특히 경제적인 이익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통일을 어떻게 이룰 것인지, 어떤 과정이 필요한지에 대한 설명은 빠진 채 통일 이후에 펼쳐질 '장밋빛 미래'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92년 이후 정기적으로 남북을 오가면서 의학과 학술 교류를 진행하고 있는 재미 동포 정형외과 의사 오인동 박사는 통일 이후의 편익뿐만 아니라 정말 통일을 ‘대박’으로 만들기 위해 어떤 과정을 겪어야 하는지, 북한과 어떻게 하나의 공동체를 이뤄야 할지에 대한 청사진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오 박사는 남도 북도 아닌 제3의 지대에서 바라본 한반도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처해 있는 국제적 현실을 직시하고, 통일의 편익에 대한 담론을 확산시키며 이를 통해 통일로 나아가기 위한 길을 제시하고 있다. 그 스스로가 몸으로 겪었던 북한의 모습을 통해 현재를 진단하고 통일로 가는 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오 박사는 자신이 제시한 통일의 길인 이른바 ‘남북 연합방’에 대해 설명하는 전국 순회강연을 6.15 남측위원회 지역 본부와 함께 오는 4월 1일부터 보름간 진행한다.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은 강연에 앞서 ‘남북 연합방’의 구체적 모습과 함께 통일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가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를 제시하는 오 박사의 글을 5편 연속으로 게재한다. <편집자>

▲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시민들이 부란덴부르크문에 모여 베를린 장벽 붕괴를 자축하고 있다. ⓒ프레시안 자료사진

통일비용 하면 독일의 경우를 예로 들어왔다. 인구, 국토, 경제를 합한 차이가 1:3 정도이던 동·서독이 갑자기 통일하면서 화폐를 1:1로 교환하고, 근로 임금도 동일하게 지급함으로써 막대한 재원이 들었다. 나아가 분단 이전의 토지소유권 인정으로 양측 주민들 사이에 소송사태로 심한 갈등마저 겪었다. 그럼에도 통일한 독일은 지금 세계 제4의 부자나라가 되었다. 내가 제기하는 조국의 단계적 통일과정은 독일의 경우와는 완전히 다르다. 즉 ‘연합방 경제공동체’는 남과 북 정부와 체제의 특성이 유지된 채이기에 여러 추가이득마저 가져다준다. 어떤 이득들인가?
첫째, 사회주의 북의 토지는 국유이다. 그러므로 사회 기본시설이나 상공업단지 구입비용이 없다. 여기에 더해 북녘의 땅은 12만 여 제곱킬로미터로 남한 보다 24%나 더 크다. 뿐만 아니라 그 넓은 땅에 남녘 인구 5천만의 절반인 2500만 명이 살고 있다. 남북 주민들의 거주이전의 자유가 허용될 통일의 날엔 이 겨레, 새 나라에 또 하나의 축복이 아닌가?

둘째, 이러한 ‘남북연합방 경제공동체’의 주민 7500만 인구는 노동력과 내수시장의 동시 확대로 인하여 물품 생산비 절약 효과를 가져온다. 나아가 700만 재외동포를 포함한 8200 만 시장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 효과도 누릴 수 있다. 경제 선진국 이탈리아의 인구는 6100만, 영국은 6300만이니 남북 연합방 조국은 6500만 프랑스 보다 크고 8200만 독일과 비슷하다. ‘연합방경제체제’ 10년에 GDP가 2~3조 달러가 되면 조국은 세계 5대국이 될 것이다.
셋째, 경제공동체 관리체계는 ‘연합방 경제체제’이니 북의 인력이 남으로 오는 것이 아니고 남의 인력은 남에서, 북의 인력은 북에서 일한다. 다만 효과적인 생산성을 위해서 남북 전문인력의 교차는 있어야 한다. 어떻든 남은 남측, 북은 북측 기준에 걸맞은 근로 임금을 지급한다. 이러한 남과 북의 국토와 인구의 여건도 연합방 우리 겨레가 획기적으로 성장 발전할 바탕이다.
나아가 조국강토의 자연자원으로 눈을 돌려보면 또 두 가지 기막히게 좋은 일들이 펼쳐진다.
첫째, 북의 지하자원은 남의 23배로 우라늄 1위, 마그네사이트 3위, 흑연·중석 4위, 아연 5위, 희토류 6위, 금 7위, 철광석 10위까지 8대 광물의 매장량은 세계 10위권에 든다. 북의 지하자원 잠재가치는 1경 원 이상이다. 이 엄청난 자원을 남과 북의 동력과 기술합작으로 발굴, 개발해서 내수도 수출도 한다. 예컨대 남의 150배인 철광석은 남의 세계 제1조선업계와 제5제차업계가 고가로 수입해서 쓰고 있다. 북과 합작하면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좋은 예 중의 하나일 뿐이다.
선진 산업국들이 탐내는 내화자재의 원료인 마그네사이트와 반도체의 원료인 희토류의 유용성은 세계적이다. 우라늄 매장량은 핵발전의 거의 무한한 원료로 조국 강토는 에너지자원의 보고이다. 최소 50억 배럴로 추정되는 북녘 해안의 석유가 시추되면 통일조국의 앞날을 더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둘째, 지상의 천연자원을 보자. 예컨대 남녘의 스키장들에 비해 위도상의 기후조건으로 보아서도 유리하고 광대한 북의 마식령스키장-금강산과 남의 설악산-대관령스키장을 연계하는 관광수익은 승수효과로 경제성장동력을 더욱 증가시킨다. 특히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특수도 고려해 봄직하다. 백두산-묘향산-지리산-한라산의 연결도 우리 상상의 꿈을 돋운다.
그러나 이렇게 값지고 수려한 강토가 휴전선 철조망에 막혀 숨을 못 쉬고 있다. 하여 남은 섬 아닌 섬이 되었다. 연합방 평화체제를 선포하고 철조망을 걷어내면 백두대간의 숨통이 트여 경제공동체의 활력이 유라시아 대륙경제영토로의 땅길, 하늘길을 활짝 열어준다. 그래서인지 북에선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자” 했다. 우리겨레는 조국 반도의 내재된 장점을 감지하지 못하고 지정학적(Geopolitical) 이유로 불이익만 탓해 왔다. 가까이는 중국과 일본, 멀리는 소련과 미국의 대륙과 해양세력의 침탈로 우리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운명적 고정관념에 젖어왔다.
하지만 앞으론 다르다. ‘Corea 연합방’ (오인동 지음, 책과함께 펴냄, 2008)은 지경학적(Geoeconomical) 여러 이점을 제대로 활용하게 된다. 그렇게 하려면 남에서도 “눈 더 크게 뜨고 널리 멀리 보자”해야 한다. 대체 무슨 지경학적 이점들이 있는지 들여다보자.
첫째, 부산항이나 원산항을 통해 미·일 해양세력과 중·러를 비롯한 40억 인구의 유라시아 대륙을 남북종단(TKR)·중국(TCR)·시베리아(TSR) 횡단철도로 연결하면 조국은 동서세계의 물류중심이 저절로 된다. 왜냐하면 조국 반도를 통해 이동하는 교역물품의 육로운송은 14일, 수에즈 운하를 거쳐 가는 해상운송은 45일이나 걸린다. 이렇게 현격한 운송비용의 절감으로 연합방 조국은 물류의 길목이 되고 만다. 이로 인해 동서교역은 자연히 확대되어 국제경쟁력을 강화시켜 준다. 그리고 가만히 앉은 채 연 20억 달러의 통과 요금과 같은 추가 수입도 안겨준다.
둘째, 시베리아 천연가스관을 북을 거쳐 남으로 연장하면 매우 저렴한 운송비로 남녘에 에너지 자원을 추가하게 된다.
셋째, 태평양 진출을 갈망하는 중국 동북 3성 지역과 부동항을 갈구해 온 러시아의 활로는 북녘의 두만강 하구와 인근 나진·선봉항에 달려 있다. 바로 이 길목을 북이 꽉 잡고 있다. 이곳을 북이 허락해야 중국은 해양으로 진출할 수 있고, 러시아는 겨울에 얼지 않는 항구를 이용할 수 있다. ‘연합방 경제공동체’가 활용해야 할 또 하나의 지경학적 이점이다. 이미 중국과 러시아의 진출은 시작되었다. 서둘러 중·러 일변도 경제지대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 이렇게 찬란한 연합방 경제체제의 청사진이 눈 에 있는데 언제부터 시작해야 할까? 한 마디로 빠르면 빠를수록 유리하고 미루면 미룰수록 불리하다는 것이 통일경제전문가들의 공통된 연구결과다. 남한이 좀 더 부자가 된 뒤에 통일(연합방) 해야 한다는 얘기는 전혀 근거가 없다. 쉽게 생각해도 분단비용은 그대로 써서 없어지는 소모비용 이지만 연합방 하면 다음날부터 그 분단비용이 그대로 이득 창출에 쓰이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연합방 비용은 통일의 날까지 한시적이고 연합방 이득은 민족만대에 계속되는 것이다.
오늘날 세계 첨단인 남의 전자통신산업, 전문경영실력과 북의 CNC, 핵·우주과학기술의 비군사 평화적 보합은 문화자주국의 융성한 내일을 보장해 준다. ‘Corea연합방경제체제’의 청사진은 우리 민족사상 최고에 이를 경제번영의 길이다. 어찌 우리 이 기회를 놓칠 수 있겠는가?
그런데 남과 북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명박 정부의 5.24 남북교역 중단조치로 북은 중국과 교역하며 자율적 전환(개혁·개방)을 해 가고 있다. 중국은 두만강 접경지역 개발을 위한 교통망 연결과 황금평·위화도 경제특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무산철광 개발에도 크게 투자하고 있다. 2014년에는 중국에 의해 압록강대교가 완성되고, 신의주-개성 사이의 고속도로와 철도 공사가 시작된다고 한다. 러시아는 북의 채무 110억 달러를 탕감해 주며 나진·선봉자유무역지대에 북·러경제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남은 북과 동북아시아 경제영토를 정신없이 잃고 있다.
무역의존 경제인 남한이 미국만 보며 살던 시대는 갔다. 남한의 대중국(홍콩 포함) 수출은 32% 정도로 미국 10%, 일본 6%, 싱가포르 3%, 대만 3% 독일 2.5% 정도를 합한 규모 보다 더 크다. 그런데 중국은 남한의 최대수출 시장인 반면 남한은 중국 수출의 4.5% 뿐인 엄연한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남녘은 세계 제1의 외국인 투자비중 30%, 내수경제 15%에 수출 85%의 과도한 무역의존 경제가 한계에 도달했다. 돌파구를 찾아야 할 때이다. 우리 겨레는 연합방 경제공동체 운영으로 남과 북의 귀중한 인적, 물적, 과학적, 자연적 자산을 활용해서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에 감사해야 한다.
앞에서 남의 분단유지비용 GDP 4.5%를 인용했지만 그 기회비용은 대단하다. 매해 늘어만 가는 주한미군 주둔비용에 미군 가족들의 거주단지 건설, 최신무기구입, 미군 따라 해외파병, 한미합동전쟁연습, 국정원 대북사업, 경찰 안보, 행정 비용 등을 합하면 분단비용은 그 끝을 모른다. 미군이 철수만 해도 연합방 비용은 크게 줄어든다. 북의 분단비용은 남보다 훨씬 적지만 북의 경제규모에서는 큰 비중일 것이다.
연합방 경제체제는 국제정치문제도 아닌 민족 내부의 교역이니 남북 말고 누가 해 주겠나? 남북이 화해하고 교류·교역 한다는데 원칙적으로 누가 말리겠고 또 말릴 수 있나? 지난 6년은 단절되었지만 이미 김대중-김정일-노무현 정부 시절 10년 동안 남과 북 사이에 경제, 사회, 문화, 예술, 학술, 스포츠 면에서의 교류·협력은 사실상의 통일(de facto unification) 상황을 누렸던 것이다. 남과 북 사람들은 남북을 오가며 얘기하고, 노래하고 춤추며 껴안던 가슴 뭉클한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6.15선언 때는 분단 55년 만에 처음 해낸 일이라 남북이 서로 조심스러웠고 서툴러서 본때 있게 하지 못했다. 이번에 하면 자신을 가지고 더 확실하게 잘할 수 있다. 우리 겨레, 더 멋지게 다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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