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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진정한 통일로 가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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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남북, 진정한 통일로 가려면 [재미동포 의사가 본 통일 미래상]<5> 'Corea' 연합방 평화체제로
2013년 가을. 나는 <밖에서 그려보는 통일의 꿈 – 남북연합방> (오인동 지음, 다트앤 펴냄, 2013)을 출간하자마자 책을 들고 평양에 가서 북녘 인사들과 대화·토론했다. 이어 남녘에 가서 여러 통일운동시민단체와 대학에서 강연·토론회도 가졌다. 남과 북의 통일지향 성원들의 “연합방”에 대한 공감은 뜨거웠다. 우리는 할 수 있다고 느꼈다. 지난 5년 북과 남을 방문할 때마다 나는 물었다.
“‘외세 배격·민족 자주’를 주창하는 북이다. 군사주권을 미국에 맡긴 남이라 해서 언제까지 미국이 기피하는 북미평화에만 매달리려 하는가? 핵미사일 자위력을 갖춘 군사강국 북이다. 다시 1960년대처럼 남에게 평화 하자고는 못 하겠는가? 또 ‘당정군민 일심동체’의 북이 우리민족끼리 정신으로 경제공동체 운영을 위한 북남연합방을 선도해야 하지 않겠는가?”
“남이 북의 숙적 미국과 한패가 되어 어떻게 북과 통일을 이룰 수 있는가? 북과 미국 중 누가 ‘우리’이고 누가 ‘남’ 인가. 한때 미국이 남을 도왔다 해도 미국은 어디까지나 ‘남’이고 북은 통합해야 할 ‘우리’ 이다. ‘우리민족끼리’ 북과 함께해야 한다. 무역의존경제의 돌파구인 북방경제로의 진출을 위해서도 경제 강국 남이 연합방 경제공동체 운영을 선도해야 하지 않겠는가?”

분단-전쟁-대결을 거치면서도 남은 세계 10위대 경제국, 정보통신, 스포츠, 문화 강국이 되었다. 북은 세계 7대 핵미사일국, 10대 우주국에 CNC 과학기술, 군사 강국이 되었다. 남과 북이 각기 홀로 일궈낸 이 위업은 남북해외동포가 함께 서로 축복하고 자부해야 할 겨레의 소중한 자산이다. 우리 겨레가 이런 자산과 역량의 위세를 갖게 된 현실을 자각하고 올바르게 활용해야 한다. 그러면 남이 미국에 안보를 의존할 필요도, 북이 미국에 평화협정을 갈구할 필요도 없다. 미국도 중국도 그들의 국익을 추구한다. 갈라진 남북 자신을 자책하며 남북연합방을 이룬 뒤 한목소리로 겨레의 이익을 추구하면 된다. 이번에야 말로 ‘Corea 연합방 평화체제’를 제도화해야 한다. 그리고 남북이 힘 합쳐 남의 군사주권을 되찾아 서로 명실상부한 상대가 되어야 한다.

▲ 2005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8.15대축전 장면 ⓒ연합뉴스

오늘날 남·북·미·중의 정치, 경제, 군사 형세가 우리 겨레의 앞날을 미국 의도대로만 할 수 없게 되었다. 북이 남을 칠 수 있나, 남이 북을 칠 수 있는가? 미국도 북을 무력 제압할 수 없게 된 것이 남·미·북 3각 관계이다. 핵무기의 상호 억제력이란 어느 쪽의 핵폭탄 숫자가 많고 적음에 따르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공격이 없는 한 북이 핵 도발할 이유는 없다. 남은 미군의 허락 없이는 대포 한 방 쏠 수도 없다. 미국이 북을 선공하려면 북 미사일 사정권 안에 있는 남·일본·괌 미군기지의 수만 미군의 생명을 희생할 각오가 있어야 한다. 이라크 전쟁 10년에 수십만 아랍인이 살상되었지만 4500여 명의 미군 생명을 희생하고 철수한 미국이다. 핵 보유국 중 어느 나라도 핵으로 핵 국가를 공격한 적이 없는 것이 핵무기개발 이후의 세계 역사이다.

이제는 남북연합방 경제공동체를 운영하며 북과 함께 남은 주한 미군의 철수를 이뤄내야 한다. 남녘 국민들마저도 미군 철수를 요구하면 미국은 거부하지 못한다. 통일 뒤에도 미군이 남녘에 남아 있을 수도 있다던 1990년대의 남과 북이 아니다. 16조 달러 빚에 시달리는 미국이 늘 남에게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증가를 요구하고 있다. 남은 그 요구를 더 크게 받아들여 그들을 고향으로 돌아가게 해 줌으로써 미국의 군사비감축 정책을 도와줘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미국의 큰 은혜를 입었다는 남한이 해야 할 예의이고 도리가 아닌가. 그렇게 해서 조국에 중국, 일본, 미국 군대가 주둔해서 온갖 피해와 수모를 당해왔던 민족사의 쓰라린 과거와 현재를 말끔히 청산하자. 남북평화를 먼저 시작하면 북미, 북일 수교가 따르게 되고 또 종속적 남·미관계도 정상화 하게 된다. 남북평화체제가 되지 않으면 자주성을 지켜온 북이 중국에 종속적이 될 수도 있다. 북은 남이 미국에, 남은 북이 중국에 종속되지 않게 서로 도와 남북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남의 수구세력은 빌어먹는 북이라고 비아냥대면서도 적화통일 된다는 공포심은 왜 조장하며 언제까지 한심한 종북놀이를 하려는가. 통일이 경제적인 이유로만 이루어져서도 안되고, 그렇게 되지도 않겠지만 남의 국민총생산(GDP)은 북의 80배이고 1인당 소득은 40배이다. 그리고 북 보다 몇 십배의 군사비를 수십 년 써 왔으면서도 북 앞에 서면 이길 자신이 없어 미군 뒤에 선다. 북이 그렇게 두려우면 솔직하게 큰 손 내밀어 악수 청하며 평화 하자는 것이 가장 떳떳하고 확실한 안보다. 그리고 미국에 퍼주는 대신 북에 투자해서 민족경제공동체를 운영하면 근심 걱정 없는 통일의 날은 더욱 앞당겨질 것을 앞장에서 살펴보지 않았는가.

남북 연합방체제는 미국과 연계해서할 일이 아니고 남북 자신만이 해낼 수 있다는 것을 6.15, 10.4 공동선언으로 경험해 보지 않았는가. 그렇다고 6.15선언 전에 남북 주민들 사이에 화해협력 정서가 각별히 높았거나, 주민들의 통일 열망에 떠밀려서 남북지도자가 나선 것도 아니다. 원대한 이상의 꿈을 꾸는 지도자들이 확신에 찬 통일의 미래상을 지녔었기에 이루어낸 일이다. 그리고 슬기로운 국민·인민들은 공감하며 따랐던 것이다. 반대로 못난 지도자 하나가 남북을 지옥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을 우리는 눈으로 보고 지금 몸으로 겪고 있다. 남북은 다시 할 수 있고 또 그런 자신을 가지고 시작하면 먼젓번 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다.

분단 69년에 남과 북은 할 짓 못 할 짓 다 해보았다. 지난 10년 동안엔 ‘사실상의 통일’ 연습도 해 보았다. 이념의 차이를 놓고 논란할 시기는 지났다. 내년은 2015년이다. 70년 남북의 반목/대결 뒤에 다다른 막다른 골목임을 자각하고 안으로는 연합방 평화의 길을 다지고 밖으로는 대국의식을 가지고 자주적으로 주변국 외교를 해야 한다. 남북/북남 연합방을 시작하면 사안에 따라 미국과 중국을 참여시킬 수 있는 것이지 그들의 동의를 받고 해야 한다는 소국의식은 이제 버려야 한다. 우리 겨레의 이익부터 당당하게 실천해 나가는 결의가 있어야 한다. 남북이 하나 되면서 차차 동아시아 경제공동체와 평화체제 형성의 주도자가 되어야 한다. 동아시아 3국 가운데 역사적 도덕성과 지경학적 이점을 겸비한 우리 겨레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중·한·일 아시아 시대에 미국은 태평양 너머 좋은 이웃으로 놓아두면 된다.

여기 제시한 해외동포의 남북, 북남 연합방의 미래상을 ‘한낱 현실성 없는 순진한 꿈이나, 이상’ 혹은 ‘감성적 환상’ 이라고 쉽게 말하지 말라. 그렇다면 그렇게 말하는 당신들 말대로 주변국과의 국제관계 역학이 어쩌고, 현실이 저쩌고 하면서 당신들 뜻대로 60년 해왔는데 왜 아직도 북을 붕괴시키지도 또 남을 해방하지도 못했는가. 아니 분단이래 반공, 멸공, 승공·적화, 자주, 주체를 부르짖으며 독재하고 부정하고 사대하면서도 오늘날 이 지경이 된 분단조국에 대한 당신들의 대안은 무엇인가. 있으면 내놓아 보라. 현실성이 없다고? 현실성은 능동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지 국제관계에 떠밀려 이뤄지는 것은 겨레의 이익에 반한다. 원대한 꿈을 꾸고 이상을 바라는 겨레에게 꿈과 이상은 이루어진다. 패권 미국의 노회한 남북분단 유지정책에서 이번에도 벗어날 용기가 없다는 말인가? 남북이 북남이 서로 마음 트면 해낼 수 있는 오늘이다.

그래, 이 겨레, 이 반쪽짜리 두 나라, 나의 모국 남북이 손잡고 연합방체제로 갈 것인가 아니면 멍청한 분단 짓 계속할 것인가? 어서 금강산 관광 재개하고 5.24남북교역중단조치 해제해야 한다. 국력만 낭비하는 미한합동전쟁연습 접고 인도적 가족상봉을 상시화해야 한다. 남북이 지피지기하고 만나서 머리 맞대고 연합방 평화체제를 합의하자. 그리고 남북은 두 손 다잡고 통일의 길로 나가면 된다. 세계 어느 누가 이 겨레의 앞길을 막을 수 있나. 화해와 협력정신이 흐르는 제1단계 연합방기(Confederation)에 교류·왕래하며 신뢰를 다지고, 제2단계 연방기(Federation)에 분단시대 양측의 과오를 청산하고 제3단계 법적통일(de jure unification)인 ‘고리공화국(Corea Republic)’ 시대로 향해야 한다.

남북경제공동체의 제도화를 이루는 연합방기를 첫 단계로 시작하는 3단계 통일을 얘기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화해·협력·교류를 거치고 난 뒤 통일에 이르는데 15년이니 25년이 걸릴 것이라고도 한다. 또 경제학자들은 통일의 시작시기를 10년이나 15년 또는 그 이상 뒤로 추정하며 통일비용을 산출하기도 한다. 그렇게 긴 세월을 또 보낼 수는 없다. 내년이면 70년이 되는 분단을 당장 통일로 실현할 수는 없겠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단계적 통일은 될수록 짧은 기간 안에 실현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우리 당대에 통일을 이뤄내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만 해 낼 수 있다. 이대로 또 30년을 보내면 남과 북이 따로 100년의 역사를 가진 다른 나라처럼 되는 것은 아닐지? 남북이 마음을 트고 곧 시작만 하면 몇 년 안에 하지 못할 이유 또한 없다. 남북의 지도자가 당대에 통일을 이뤄내야겠다는 결심을 가져야 한다.

1972년, 자주•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7.4공동성명, 1992년 남북기본합의와 2000년 6.15 선언 정신, 2007년 10.4 평화번영 합의 따라 남북이 힘 합쳐 자주적으로 해낼 최적의 기회이다. 지난 6년처럼 지내서는 안 된다. 기 싸움이나 자존심 대결 같은 옹졸한 짓 할 때가 아니다. 겨레의 만년대계를 바라보며 좀 불합리하고 좀 손해라 여겨져도 서로 통 크게 포용해야 한다.

북에 가면 말했다. 화해, 협력, 인적 교류에 관한 한 남이 원하는 모두를 수용해 주기 바란다. 남에는 북이 원하는 인적·물적 지원, 경제교역, 사회기본시설 확충을 모두 수용해 주기 바란다. 유무상통, 공리공영의 ‘ 연합방 경제공동체’ 운영부터 해 나가자. 통일은 홍익인간 겨레의 얼을 지켜나가야 할 측이 주도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 찬란한 겨레의 앞날이 보이는 청사진 따라 ‘Corea연합방’ 평화체제를 합의·선포하자. 남북해외의 우리겨레 모두 꿈을 안고 산다. 우리겨레는 <남 인공위성, 북 ‘은하’로켓으로> (<통일뉴스> 2013-03-31, <조선중앙통신> 2013-04-06) 올리는 꿈을 꾸고 있다. 나 역시 <평양에 두고 온 수술가방>을 찾아오는 소박한 꿈도 꾸고 있다. 풍요, 자유, 평등, 자주의 나라! 남. 북. 해외 8천만 겨레의 통일조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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