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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부패 척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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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부패 척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대대적 관료 부패척결, 중국 경제를 위한 방장선조대어(放中长线钓大鱼)
경제성장률이 아닌 산업구조 변화에 주목

올해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7.4%로, 작년 동기 대비 0.3% 포인트 하락하였다. 이는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올해 양회에서 제시한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7.5% 전후”에 부합하는 수치로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특히 현재 중국은 수출과 투자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경제구조를 내수와 서비스업을 확대시키는 경제구조로 조정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따라서 GDP 경제성장률이라는 수치보다는 산업구조에 나타나는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올해 1분기 3차 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9%로 전년 동기 대비 1.1% 포인트 상승하였다. 이는 2차 산업보다 4.1% 포인트나 높다. 중국의 서비스 산업은 2011년부터 변화를 보이기 시작하여 2013년 처음으로 GDP 대비 3차 산업의 비중이 2차 산업을 초과하였다. 서비스업이 제조업과 건설업에 비해 30% 정도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경제성장을 새롭게 주도할 수 있는 서비스 산업의 성장이 GDP 성장률보다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분기별·연도별 중국 내 국내총생산 대비 1·2·3차 산업 비중 현황 (출처 : 중국 국가통계국)

서비스 산업의 성장은 국민의 소비수준 향상을 의미한다. 국민의 상품구매 수준을 반영하는 지표인 전국사회소비품소매총액은 12% 증가하면서 작년 동기 대비 0.1% 포인트 증가한 10.9%의 실질성장률을 달성하였다. 이는 올해 1분기의 경제성장률이 동기 대비 다소 하락한 상황에서 증가한 것으로 중국 경제가 내수 확대 경제구조로 조정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정치개혁 ‘관료 부패척결’, 서비스 시장 발전 견인

중국 정부는 경제구조 조정을 위한 다양한 개혁을 실시하고 있다. 당초 경제구조 조정을 위해 제정된 정책 등이 경제구조 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 당연할 것이다. 특히 중국의 정치개혁은 소비 주도형 경제구조 전환에 상당한 공헌을 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정치개혁의 초점은 ‘관료 부패척결’이다. 이를 위한 강력한 정책으로 “삼공경비의 축소”와 “호화 연회 금지” 등을 들 수 있다. 삼공경비(三公经费)란 “공무로 인한 해외출장비, 공무차량 구입 및 운행유지비, 공무접대비”를 일컫는 말이다. 비공개로 이용되던 삼공경비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면서 2009년 후반부터 내역이 공개되기 시작하였고, 삼공경비 사용에 대한 규정과 조례를 제정하여 관리 감독을 강화하였다. 뿐만 아니라 2010년부터 삼공경비에 대한 예산을 축소했는데 4년째인 올해는 예산 규모가 2010년 대비 약 23억 위안(元) 정도 감소하였다.

이에 따라 중국의 주류시장과 고급요식업 시장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20년 전만 해도 중국의 명주(名酒)인 우량예(五粮液), 마오타이주(茅台酒)와 같은 바이주(白酒)는 국민들이 소비할 수 있을 정도의 가격이었지만, 사치품과 투자소장품 등으로 이용되면서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였다. 그러나 ‘관료 부패척결’을 위한 중국 정부의 정책이 실시되면서 대부분의 바이주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중국 요리협회의 자료에 의하면, 2013년 요식업의 매출액은 약 2조 5천억 위안으로 동기 대비 9% 성장하였다. 그러나 이는 21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로 고급 요식업체의 매출액 급감이 주된 원인이다. 특히 중·소도시의 고급 요식업체 매출액 하락은 평균 30%이며 베이징, 상하이 등과 같은 대도시의 경우 20% 이상 하락하였다. 상무부 표본조사에 의하면 고급 요식업체의 매출액 하락으로 제비집과 전복 가격 40%, 상어지느러미 가격 70%, 식품선물세트 판매액이 45% 하락하였다.

“삼공경비의 축소”와 “호화 연회 금지”는 ‘관료 부패척결’을 위한 정치개혁이지 소비를 억제하기 위한 정책이 아니다. 그러나 소비 둔화의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많은 요식업체들이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도산하는 경우들이 발생하고 있다.

단기적 시야에서 보면 중국의 ‘관료 부패척결’이 중국의 3차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손보다 득이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관료 부패척결’이라는 개혁을 통해 과거 정부나 관공서 소비층만을 핵심 타깃으로 여겨 시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던 주류기업이나 고급 요식업체들이 소비계층을 일반 서민층으로 전환하고,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경영전략을 도모하고 있다. 다시 말해 ‘관료 부패척결’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중국경제의 3차 산업 발전에 토대를 마련해주고 있는 셈이다.

중국이 공업 주도형 경제에서 서비스업 주도형 경제로, 투자 주도형 경제에서 소비 주도형 경제로 조정되어 가는 중에 경제성장률 둔화는 반드시 뒤따르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이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지의 핵심이 서비스업의 발전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정부가 다방면에서 실시하고 있는 대대적인 개혁은 이를 위한 토대 마련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관료 부패척결’은 비록 단기적으로는 고위 관료층의 소비 위축 등으로 서비스업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내수와 서비스업 확대를 위한 경제구조 조정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줄을 길게 늘여 대어를 낚는다는 “방장선조대어(放长线钓大鱼)”라는 중국의 속담은 장기 계획을 세워 큰 성공을 이룬다는 뜻으로 정책 수립에 있어 장기적 안목을 중시하는 중국인들의 기질이 여기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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